[ Book ] 구멍에 빠진 아이

2009. 3. 31. 23:05수다 떨기

구멍에 빠진 아이
- 조르디 시에라 이 화브라

별거를 하는 부부사이에 마르크라는 아이가 있다. 주말이 되어 아빠가 살고있는 집으로 가는 길에 떡하니 구멍에 빠지게 된다. 길거리에서 흔히 보게되는 맨홀같은 구멍이 아니라 느닷없이 생겨났고 그 크기도 마르크의 몸집에 꼭 맞은 구멍이었다. 하반신이 구멍에 빠져 팔에 힘을 주어 어떻게든 빠져나오려 시도를 해보지만 쉽지가 않다. 점점 힘을 없어지고 혼자 그 구멍에서 벗어나기가 힘들어진다.

그렇게 딱 맞는 구멍에 갇혀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건 마르크에게 희망이 아닌 절망에 빠지게 한다. 마르크 자신이 처한 상황을 말해주면 흔쾌히 지나가던 사람들이 도움을 줄것만 같았는데 그들은 자신의 말을 들어주지도 않을 뿐더러 말을 듣는다 해도 자신의 입맛에 맞게 바꾸기만 한다. 더군나나 다른이들보다 쉽게 자신을 이해해줄꺼라 여겨지는 장님이나 노인, 아줌마, 아이들마저도 어처구니없는 행동만 한다. 사람들이 다니는 길 한가운데 상반신만 노출된 마르크를 보고는 귀찮은 존재로 생각하고 쓸데없는 장난을 하고 있거나 사회반항의 시위로 받아들일 뿐이다. 그 어느 누구도 마르크에게 도움의 손길을 주진 않는다.

그런 사람들속에서 마르크에게 희망을 주는 존재가 등장한다. 평상시에는 전혀 말이 통하지 않는 떠돌이 개 라피도와 대화를 나누기 시작하게 된다. 다행히 마음 착한 떠돌이 개였기에 말동무가 되어주고 무서운 밤에 곁에 있어주고 음식을 구해줘 배고픔을 해결해준다. 그러다 거지행색을 하는 남자가 마르크에게 자신도 그런적이 있다며 그 구멍을 만든 것은 자기자신이고 그 구멍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것도 자신뿐이라고 말해준다. 마르크는 자기가 왜 그곳에 빠지게 되었는지 생각을 해내며 스스로가 갇히게 된 이유를 알게 되고 그 사실을 떠올리면서 구멍에서 벗어난게 된다. 말이 통했던 떠돌이 개와는 이제 대화가 되질 않고 이별을 하고 그 자리를 떠난다.

스스로가 만든 문제는 결국 자신만이 해결할 수 있으니 주변을 둘러봐도 그 문제를 대신 해결해 줄 이는 아무도 없다고 말한다. 물론 가끔씩 떠돌이 개와 대화를 하는 말도 안되는 상황에 접하면서 스스로를 위로 하고 거지로부터 들은 조언을 얻어내 자기 스스로가 해결할 수 있다고 보여주고 있다. 스스로의 문제가 모르면서 타인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스스로의 문제를 외면하는 것처럼 타인들도 똑같이 외면해주는 상황이 안타깝기도 하지만 어느 순간에는 그와 이해관계가 맞는 이들도 만나게 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자신을 받아들이고 자기 자신을 이해한다면 마르코처럼 결코 구멍에 빠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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