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ook ] 도가니

2009. 7. 19. 16:32수다 떨기

도가니 - 공지영

강인호는 사랑하는 아내와 딸이 있는 가장이며 사업에 실패해 실업상태이다. 아내의 도움을 받아 서울에서 무진의 청각장애인들이 있는 자애학원에 가게 된다. 그저 기간을 채우며 정해진 날짜에 돈을 받고 그 돈을 가족에게 보내면 그만인 강인호에게 쉽게 발을 빼지 못하게 되는 상황을 겪게 된다. 무진이라는 곳은 안개가 자욱하게 내리는 곳이고 그 곳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눈앞조차 제대로 볼 수 없기에 외면하기도 진실을 은폐하기도 쉬운 곳이었다. 이미 자애학원에서는 아주 지저분한 일들이 별다른 의심없이 자행되고 있었다. 그 곳을 강인호가 가게 된 것이다.

자발적으로 간곳은 아니었지만 가족을 지키기위해 살기위해 마음을 새롭게 하고 내려간 곳에서 그가 마주할 것은 아주 더럽고 지저분한 현실 그 자체였다. 목 뻣뻣하게 대수롭지 않게 신경질을 부리는 교장과 행정실장. 그리고 그 옆에서 그 맛을 핥고 있는 무리들이 있었다. 말까지 제대로 못하는 청각장애인들에게 말도 안되는 폭력을 행사하고 심지어 어린 여자아이들에게 성폭행을 저지르면서 아주 당당하게 걸어다니는 인간들이었다. 지적수준이 낮아 그것을 이용하고 진실을 덮기위해 폭력을 서슴없이 가하고 있었다.

그런 폭력에 무뎌진 학생들. 아니 그 폭력에 벗어나려 안간힘을 써봐도 누구하나 들어주는 않는 현실에 처한 청각장애인들이다. 결국 이런 지저분한 사실은 강인호가 목격하고 아이들로부터 듣게 된다. 경찰에 신고를 해보지만 친분관계때문에 수사는 자꾸만 미뤄진다. 다행히 언론의 도움을 받아 사건을 폭록하게 되고 시민들의 지지를 얻기도 하지만 그 무리들과 깊게 관련된 인물들을 일을 크게 벌리고 싶지 않아하고 그 일과 관련짓기를 외면하고 그 진실을 외면하면서 옹호하는 상황까지 이르게 된다. 재판과정은 이미 그런 세계에서 만들어진 시스템이기에 청각장애인들과 강인호는 마음고생을 한다. 재판과 아무련 관련없는 지난 과거를 들먹이고 사건을 무마하려 없는 자들에게 합의를 하려 한다.

결국 집행유예라는 선고를 받게 된 교장과 행정실장은 자애학원으로 돌아온다. 그들에게 불리한 상황을 만들어낸 선생들을 해고하고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게 된다. 진실을 말하려던 권력을 가진자와 상대하던 이들은 거리로 쫓겨난다. 강인호도 끝까지 거리에 쫓겨난 이들과 함께 힘을 모으려 해보지만 아내와 딸을 지키기위해 외면하는 씁쓸함을 맛봐야 한다.

이미 가진자들이 만들어놓은 세계는 쉽게 뒤흔들기 힘든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에 맞서는 소시민과 가지지 못한 이들이 진실을 밝히기 위해 무던히 노력을 하지만 좌절하는 씁쓸함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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