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5. 18. 14:34ㆍ영화 투덜거리기
다케시즈 (Takeshis’ )
감 독 : 기타노 다케시
주 연 : 기타노 다케시
장 르 : 드라마 / 판타지
제작국가 : 일본
제작년도 : 2005년
비트 다케시는 연예계의 거물로 세트장에서 모든 스텝들이 굽실거릴정도로 대단한 인물이다. 영화에서 야쿠자로 분하며 마작을 하고 여러사람들을 만나지만 그의 방식대로 시간을 보낸다. 그런 와중에 자신과 똑같이 생긴 배우 지망생 기타노를 만나는데 생김새는 똑같고 머리색깔만 다른 기타노는 편의점에서 일을 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면서도 연기를 하고싶어 오디션에 참가하는 그런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비트 다케시는 세트에서 뜨거운 조명아래에서 연기를 하고 그때쯤 잠자리에 누워있던 기타노가 잠에서 깨고 이제부터 영화는 혼란의 세계로 빠져들기 시작한다. 배우 지망생 기타노가 현실인지 몽환의 세상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 그속에서 주변인물들과 희한한 조화를 이루며 설명이 힘든 상황에 접어들기 시작한 것이다.
기타노 다케시의 모든 영화를 보진 못했지만 적어도 반은 넘게 봤으니 그 동안 보여준 스타일이나 내용이나 유머 등등은 이 영화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다케시즈>는 영화속에 펼쳐지는 모습이 혼란 그 자체이기에 딱히 무엇이라고 단정짓기가 힘들다. 영화내내 총을 쏘는 모습과 주변인물들과 얽히는 내용이나 다른 것들은 그가 만든 예전 영화에서 많이 보아 온 장면들과 비슷하다. 그러니깐 이 영화는 기타노 다케시의 세계를 보여주는데 그것이 영화를 만들면서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것보다는 그 동안 영화를 만들면서 자신의 세계를 보여주는 것처럼 느꼈다.
다케시가 기타노를 처음 봤을때 광대분장이었다. 겉으론 웃고 있지만 속으로는 다른 무언가가 꿈틀대는 그저 남들 웃기기 위해 겉치장을 두르는 모습으로 그리고 기타노도 거리에서 광대를 본다. 무표정하게 광대를 쳐다보면 광대는 왜 쳐다보다며 먹고 살라고 하는 짓이라고 말을 한다. 그 다음에 봤을 땐 기타노가 지나가고 광대는 사람들 앞에서 재주를 부린다. 기타노는 자주 잠에서 깨어난다. 깨어나기전에는 현실처럼 그 속에서 소심했던 자신이 총을 쥐기 시작하고 자신에게 멋대로 굴었던 사람들을 찾아가 총을 쏘아댄다. 하지만 그 사람들은 또 살아나 마지막까지 기타노를 귀찮게 만든다. 더욱 화를 만드는 건 자신과 똑같이 생긴 유명한 배우 다케시가 써준 싸인이다. 마치 자신을 조롱하는 사람들에게 화를 내듯 다케시에게 찾아가 칼질을 해댄다. 그리고 다시한번 오프닝에 나왔던 다케시의 폭력적인 장면이 등장한다. 등장하는 배우는 제한적이지만 등장하는 인물들은 수시로 바뀐다. 마치 다케시와 기타노 둘이 존재하 듯 그들도 다른 직업 다른 모습으로 주변을 맴돈다. 하지만 행실은 비슷비슷하다.
기타노 다케시의 무표정이 좋다. 정적이 흐르지만 그 짧은 시간에서 느껴지는 묘한 분위기와 유머러스한 모습. 감독이 내뱉고자하는 말과 달리 내 뜻대로 영화를 받아들여도 내가 본 그의 영화들은 나만의 방식대로 좋아했다. 자의식이 넘치지만 자신을 그린 다케시들의 모습들은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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