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5. 18. 13:30ㆍ영화 투덜거리기
매치 포인트 (Match Point)
감 독 : 우디 알렌
주 연 : 스칼렛 요한슨 / 조나단 리스-마이어스
장 르 : 드라마
제작국가 : 미국
제작년도 : 2005년
어린시절 가난하게 살면서 테니스를 배우고 지금은 테니스 강사를 하고 있는 크리스(조나단 라이 메이어스)는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노력도 필요하지만 그것보다는 운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인물이다. 그런 그가 상류사회에 입성할 기회를 잡게 된다. 테니스 강사일을 하던 중 톰을 알게되고 그의 동생 클로에와 사귀게 된다. 언젠가 성공할꺼라는 포부로 삶을 살아가던 중 운좋게 부유층 사람들을 알게 되고 거기에 여자까지 사귀에 되었으니 이미 반은 성공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 하지만 톰의 약혼녀 노라(스칼렛 요한슨)를 본 순간부터 크리스는 노라에게 빠져들고 위험한 관계를 지속하지만 성공이 눈앞에 보이는 클로에와의 결혼을 포기할 수 없기에 아쉽지만 부유층 자녀인 클로에와 결혼을 하고 장인의 회사로 입성하면서 신분상승을 이루게 된다.
그렇게 결혼 생활을 하던 중 톰과 파혼했던 노라를 우연히 만나게 되면서 하지 말아야 할 이중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크리스 자신의 신분상승과 동시에 신분유지를 위해서는 아내 클로에에게 자상한 남편으로 행동하지만 다른 한 편에서는 노라와 섹스를 나누며 진정한 사랑이라고 여기면서 그 시간을 즐기기도 한다. 하지만 즐거워 보이는 이중생활도 위험에 부딪히기 시작한다. 크리스는 노라에게 아내와 이혼을 할 것이며 함께 살겠다고 사탕발림으로 하는 말을 꺼내놓으면서 함께 하는 시간을 즐겁게 보내고 있지만 뜻하지 않는 임신으로 점점 노라에게서 벗어날 수 없게 된다. 또한 크리스는 집에서 아내의 임신을 위해 밤낮으로 고생을 하지만 소식은 전해지질 않는다.
이제 크리스는 아내인 클로에인지 정부인 노라인지 결정해야한다. 아내를 사랑하기도 하지만 몸이 더 끌리는 건 노라이고 사랑으로 살려니 물질적 여유를 느끼지 못하면서 살 것 같고 상류층에 입성해 얻은 부를 쉽게 버릴 수 없는 고민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크리스는 가난을 벗어나려 테니스를 했던 사람이다. 그렇기에 그는 성공을 버리면서까지 사랑을 택하진 않는다는 것이다.
스토리는 유치하고 단순하다. 한국에서 보여주는 드라마같은 곳에서 흔하게 이야기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그 흔해빠진 이야기를 우디알렌 감독은 한 남자의 욕망에 관해 담담하면서도 차갑게 섬세하게 연출했다. 영화에 관해 많은 것을 모르기에 또한 우디알렌 감독의 작품을 많이 섭렵하진 못했기에 영화적 연출이나 음악이나 책. 영화 속 등장하는 상황을 보면서도 멋드러지게 글을 쓰지 못하는게 아쉬울 따름이다. 우디 알렌 감독의 몇편을 본것을 생각해본다면 유머와 수다로 재치있게 풍자를 많이 그려낸 모습이 이 영화에서는 사라지고 차가운 분위기로 시종일관 이끌어가는 모습이 달라 보이는 건 사실이다.
두 여자의 중에서 선택에 놓인 크리스가 결국 완전범죄를 그려내는 모습은 정말 스릴러 못지 않게 그려진 듯 하다. 교양있어 보이는 남자가 큰 일을 저지를 수 없을 것 같던 남자가 범죄 후에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가 말하는 바람이나 필 줄 알지 살인같은 건 저지를 배짱이 없어보인다던 남자가 위기에 닥치니 살아남기 위해 살인까지 저지르게 된다. 죽은 노라와 할머니의 모습이 크리스에게 찾아오지만 크리스는 아주 당당하게 어쩔 수 없이 죽이게 된 것이라며 할머니는 그에 따른 희생자일 뿐이라며 말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크리스는 범죄를 일으키고도 죄책감을 느끼는 못하는 듯 하다.
그리고 영화는 반전아닌 반전을 보여준다. 영화초반에 인생은 대부분 운에 좌우되며 테니스 경기에서도 네트에 걸린 공이 운좋게 넘어간다면 이기는 경기이고 그렇지 않으면 지는 경기라고 말하는 부분을 생각한다면 완전범죄를 저지르고 증거인멸을 하기위해 강에 물품을 버릴 때 반지하나가 길바닥에 떨어지는 모습을 봤을 때 크리스가 형사에게 잡힐 것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 하지만 운좋게도 그 반지는 마약범이 주워갔고 마약범끼리 싸우다가 죽어 노라와 할머니의 강도살인범이라고 결론짓게 된다. 정말로 크리스의 말대로 삶은 운에 따라 좌우되는 듯 하다. 그 죽은 마약범을 생각하자면 직접적으로 보여주진 않았지만 정말 불쌍하고도 운도 지지리 없게 오명을 쓴채 생을 마감한다는 이야기나 노라를 죽이기 위해 옆집에 살던 할머니가 죽은 모습을 보면 크리스의 이론을 뒷바침해주는 것 같다.
자신이 스스로 노력해 인생을 살아간다 해도 얻어지는 것들은 영화에서 말해주는 것과 같이 운이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는 모양이다. 어느 사람을 만나고 어느 상황이 주어지느냐에 따라서 그 사람에게는 앞날이 상당히 바뀔 수도 있으니 말이다. 운이 좋아야만 삶을 살아가는데 여유를 갖게되고 희망이 있어보인다는 것이다. 아무리 잘못된 짓을 했어도 운이 좋다면 정말 운좋게 자신을 빗겨나가고 죄의식을 느낄 필요도 없이 또 다른 운이 찾아와 훤한 앞날을 맞이하면 되는 듯 하다. 그러다가 운이 나쁘다면 죄값을 치르고 그렇고 그런 인생을 살아가면 그만인게 인생이라는 것이다. 나도 크리스처럼 운좋게 앞날이 그려졌으면 하는 소망을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