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5. 17. 21:55ㆍ영화 투덜거리기
타임 투 리브 (Le Temps Qui Reste)
감 독 : 프랑소와 오종
주 연 : 멜빌 푸포
장 르 : 드라마
제작국가 : 프랑스
제작년도 : 2005년
패션 사진작가 로맹이 일을 하다가 쓰러지게 된다. 의사는 그에게 암 선고를 내리고 치료를 권유했지만 가능성없는 희망에 목 메이고 있기보다는 자신 나름대로 남은 생을 살아가려 한다. 처음에는 그렇게 떳떳하게 마지막을 보내려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에게도 변화는 찾아온다. 로맹은 동성애자이며 가족들과도 그리 원만한 관계를 가지고 있지 않은 듯 하다. 특히 여동생과 사이가 나빠 대화를 나눠도 결국 말싸움까지 가는 상황과 부딪히게 된다.
그런 그에게도 기댈곳 아니 위안을 얻는 사람이 있었으니 나이 많이 드신 할머니이다. 어쩌면 자신과 비슷한 상황에 놓인 생을 얼마 남겨놓은 않은 인물이니 할머니를 보면서 두려웠던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고 이제부터 정말로 자신의 삶을 정리하게 되는 것이다.
프랑소와 오종 감독에 대해선 잘 모른다. 이번 영화가 그의 스타일과는 달리 비교적 친절하게 그려졌다고 하는데 내가 본 <스위밍 풀> <8명의 여자들>과는 달라보이지는 않는다. 내가 감독의 모든 영화를 본적이 없기에 그가 펼치는 이야기가 어떻게 그려져 왔는지 잘 모른다. 내가 본 두편의 영화는 그럭저럭 편하게 볼수 있었음에 이 영화 또한 드라마로써 편하게 볼수 있었다. 아쉽다면 영화속 주인공의 남은 삶이 짧았던 탓인지 러닝타임이 그리 길지 않다는 것이다.
평소 아이들을 싫어하던 로맹은 아이를 가질 수가 없었다. 게이니깐 이성과 섹스를 할 경우가 없었고 편하게 동성애자 애인과 함께 생활하면서 자신이 하고픈 사진찍는 일을 하면서 그렇게 그렇게 생활하고 있었다. 원만하지 못했던 가족관계도 그에게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상황은 달라졌다. 얼마남지 않은 시간이 그에게 남겨진 것이다. 그렇다고 로맹이 다른 영화처럼 쉽게 자신 아닌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겨주고 좋은 관계를 맺는 것으로 흐르진 않는다. 중간 중간에 그러한 모습이 피력되긴 하지만 로맹은 철저하게 자신 혼자만의 문제로써 죽음으로써 마지막을 행하려 한다. 그렇지만 그 안에는 그 동안 자신이 밟아왔던 자리들을 뒤돌아보면서 마지막 위안을 하는 모습이다.
그 중간중간에 보여지는 모습은 불임부부에게 부탁받은 일을 행해주기도 하고 윽박지르고 화냈던 애인에게 좋은 일자리를 마련해주고 서먹했던 여동생과 화해를 이루면서 아이의 사진을 찍는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무덤덤하게 받아들이고 홀로 마지막을 장식하려했지만 역시 죽음을 앞둔 사람으로써 그 동안의 관계나 자신이 이뤄낸 일들을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모든 걸 하나씩 하나씩 나름대로 마무리짓고 로맹은 해변에서 따사로워 보이는 햇볕을 몸으로 느끼기도 하며 잠시 바다속으로 몸을 맡기기도 하면서 마지막일 여유를 만끽한다. 그리고는 해변에 몸을 눕히고 바다속으로 사라져가는 지는 태양과 함께 한다.
시대가 시대이니 만큼 가족보다는 개인 혼자만의 영역이 더 크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