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5. 17. 21:54ㆍ영화 투덜거리기
선데이 서울
감 독 : 박성훈
주 연 : 봉태규 / 이청아 / 고은아 / 박성빈 / 김수현
장 르 : 코미디
제작국가 : 한국
제작년도 : 2005년
나는 썬데이 서울이라는 잡지를 기억하질 못한다. 듣기로는 가십성기사들과 괴담이나 야한사진이 많이 실려있다고 하는데 그런점을 알고있다면 이 영화가 어떤 방향으로 끌고 나갈건지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맨인블랙에서도 그런 모습을 보았지 않았는가! 세상의 진실은 영향력있는 매체들이 아닌 가십성 기사들로 꾸며진 그러한 잡지들이 전해준다고... 그렇지만 이 영화는 세상의 진실을 알려주는 게 아니라 그런 에피소드로 웃음을 보여주려 하는 것 뿐이다.
<늑대 소년> <방문객> <태풍청년> 이렇게 세가지 에피소드가 등장한다.
각자 에피소드는 존재하지만 특별한 장르에 포함되진 않는다. 코미디. 액션. 공포. SF. 멜로 등등 여러가지 장르가 섞인채 이야기는 진행이 된다. 영화홍보에서는 기발한 상상력이라고 하는데 솔직히 신선하게 여겨지는 상상력이 뛰어나는 그런 모습은 잘 들어내질 않는다. 그렇지만 이 영화는 황당함이 큰 무기이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그 황당함을 받아들여야 욕 안하면서 볼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늑대 소년 - 학교에 가면 즐거운 일이라고는 좋아하는 지연을 바라보는 일 뿐이며 아이들에게 왕따를 당하는게 주된 일인 도연(봉태규)는 새로운 사실을 접하게 된다. 좋아하는 지연이가 꿈에 나타나 성적환상을 체험하는 동안 그 다음날 도연은 몸에 난 털을 보고는 놀라게 된다. 평소 쥐포를 뜯는 것을 좋아하시는 부모님으로부터 늑대인간종족이라는 소리를 듣게 되고 같은 종족끼리 짝짓기를 해야한다는 청천벽력같은 소릴 듣게 된다. 그렇지만 그렇게 놀랄만한 소리는 아니다. 도연은 지연이를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하는 존재였으니 그녀를 잊고 같은 종족과 결혼을 해도 별 상관은 없어 보인다. 만월의 빛을 받으며 늑대인간으로 변한 도연은 그 동안 괴롭힘을 했던 아이들을 무력화시키고 같은 늑대인간이었던 지연과도 로맨스를 꿈꾸게 된다.
별로 신선한게 없는 에피소드였으며 늑대인간으로 변한 후의 내용들이 얼마 나오질 않고 무기력했던 도연의 모습을 그런 도연이가 지연을 흠모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할애했던게 아쉽게 느껴진다. 늑대소년이후의 모습이 좀 더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었다.
방문객 - 어느 마을에서 차가 고장난 남자는 어느 낯선 집에 들어선다. 그 동네는 연쇄살인현장에서 멀지 않는 곳이다. 당연히 그 남자가 범인이다. 하지만 그 낯선집에서 벌어지는 일은 그 남자가 감당못할 일이었다. 공포를 던져주었던 그 남자가 그 공포를 받아이들이는 입장이 되는 것이다. 공포스럽지만 이런 이야기는 정말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이야기다. 귀신의 집으로 들어간 그. 벌어지는 일들은 어쩌면 뻔한 모습이었는지도 모른다. 분위기있게 이야기를 늘어놓았지만 지루한 면도 많이 존재했다.
태풍청년 -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위해 오토바이에 관을 끌면서 복수심을 불태우는 청년 태풍(김수현)이 무림소녀 영자(이청아)를 만나면서 이야기는 시작이 된다. 원수를 갚는다며 떠돌아다니지만 그의 내공은 저 밑바닥수준에도 못미치는 실력이었다. 다행이 영자가 데려가 곳에서 무림연마를 하면서 일취월장을 하고 복수를 하려 떠나지만 이내 그곳으로 돌아온다. 바로 그곳이 아버지를 죽였던 사람이 있는 곳이기에 그러했던 것이다. 세 가지 에피소드중에서 제일 황당하면서 재밌는 이야기였다. 다른 감초출연자들이 등장하기도 하며 진지하면서도 엉뚱하게 진행되는 모습이 제대로 발휘되 보는내내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물론 거기에는 황당함이 너무 뛰어나 실소를 짓게 만들기도 했다.
본 이야기가 시작되기전에 용이감독과 몽정기에서 보아온 석구인 전재형이 한적한 곳에서 로맨스를 펼치는 연인들을 몰래 찍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달콤한 키스를 할 것 같던 연인들이 그림자로 보여지면서 여자가 남자를 잡아먹는 황당한 일이 벌어진다. 본 이야기가 끝나고나서는 이들이 술을 마시고 있으며 주인아줌마는 장사 하루이틀 되었다며 자리를 떠나달라고 하지만 이들은 끝까지 버틴다. 속이 탔던지 아니면 그런 놈들이라고 생각했던지 주인집 아줌마와 일하는 사람들은 트럭을 타게된다. 이내 그 트럭은 우주선으로 변하고 그곳을 뜬다.
이렇듯 영화는 황당한 이야기로 꾸며졌다. 그리고 가능성있는 상황들로 펼쳐지기보다는 황당한 전개로 꾸려나가기에 즐기기엔 제대로이다. 아쉽다면 너무 무질서하게 그려내기에 그냥 황당함에서 웃음만이 나오기에 그 다음에 느껴져야 할 무언가가 없다는 것이다. 잡지라면 재미없는 부분은 대충 넘기면서 볼만도 하지만 영화라면 상영시간 내내 자리에서 나올 수 없기에 이 황당한 영화를 즐길 수 있는 사람들만 보러 가길 권장한다. 무턱대고 덤볐다간 욕이 바로 나온다. 그래도 나에겐 그 황담함이 즐거웠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