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5. 17. 21:53ㆍ영화 투덜거리기
흡혈형사 나도열
감 독 : 이시명
주 연 : 김수로
장 르 : 코미디 / 액션
제작국가 : 한국
제작년도 : 2006년
비가 주루룩 내리는 트란실바니아의 고성에서 막 잠이 깬 드라큘라의 피를 겁없이 뽑아낸 모기가 서울까지 아주 편하게 오게 된다. 오자마자 핏발 세우며 소리를 지르고 있는 나도열(김수로)의 목덜미를 보게 된 모기는 본능적으로 그의 피를 빨아들이고 나도열의 손바닥에 의해 비참하게 최후를 맞이한다.
나도열은 비리형사이다. 스크린 경마장을 운영하는 탁문수(손병호)의 뒷돈을 받으며 서로 공생하는 관계이다. 하지만 경찰내에서는 약간은 무능력하게 약간은 오버스럽게 지내기때문에 그가 비리형사인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그런 나도열은 흡혈모기에게 물린 후 다른 사람이 되어버린다. 모기에 물린 그날밤 몸서리치게 잠에 들었고 아침에 텐트를 친채 일어나 욕실에서 눈이 노랗게 변한 송곳니가 솟아난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된 것이다. 너무 놀라서 다시 확인하는 순간 그런 모습은 사라졌다. 알고 있던 흡혈귀의 모습이 아닌 몹시 밝히는 존재였던 나도열의 습성에 안착한 꼴리면 변하게 되는 흡혈귀가 된 것이다.
나도열은 어찌됐건 형사이다. 살인사건을 수사하면서 탁문수가 얽혀있다는 사실이 들어나고 그 날밤 함께 있었다는 것이 발각되면 비리형사로 찍혀 감방 갈 신세가 된 것이다. 그래서인지 나도열이 잠깐 주춤하지만 형같은 강형사(천호진)가 다치면서 여자친구 연희(조여정)가 잡히면서 정의로운 편에 서서히 들어서게 된다. 다행히 나도열은 흡혈귀를 잡는 신부(오달수)와 함께 하고 있다. 그렇기에 새로운 존재로 변하게 된 자신을 추스리는 데 도움을 받으며 탁문수를 잡게 되는 것이다.
한국판 드라큘라로 재탄생 된 <흡혈형사 나도열>은 코미디이다. 그 코미디에다 형사라는 직업이 있기에 정의편으로 돌아서면서 액션까지 보여준다. 신선함은 많지 않지만 그래도 짬봉영화로써 제 역할은 충분히 수행한다. 그렇지만 그 뿐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신부와 나도열의 관계가 블레이드의 블레이드와 휘슬러로 마스크를 뺏긴 나도열이 힘이 못쓰고 있을때 탁문수가 마스크를 얻어 힘을 과시할 땐 마스크가 떠올랐으며 결말부분에서 빌딩에 서 있는 나도열이 도시를 바라보고 있을때는 배트맨이 떠올랐다. 이렇듯 영화는 새로운 신선함이 아니라 어디서 많이 보아 온 내용들을 약간의 오버스러운 상황으로 만들며 웃음을 보여주는 것 뿐이다.
영화내내 웃음의 코드는 단연 꼴리는 나도열형사이다. 피를 보면서 입맛을 다시기도 하지만 흡혈귀로 변하는데 도움을 주는것은 성적흥분이 최고이다. 신부가 충고했듯이 나도열은 자신의 방식인 폰으로 야동을 보면서 흡혈귀로 변할수 있는 취약점이 존재한다. 영화내 그런 부분이 원초적인 웃음을 보여주는 던져주는것이다. 탁문수일당과 싸울때 폰을 떨어뜨려 더 이상 변할 수 없음에 도망가다가 뒷모습이 쌔끈한 여자를 보고 다시 흥분상태로 업될때 예상이 되었다. 그녀가 못생겼다는 것을 아니면 여장으로 나오는 남자쯤으로 설정이 되었겠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이렇듯 꼴리면 변하게 되는 모습은 웃음을 던져주기에 만든 영화내 최고의 설정장치였다. 그런데 너무 그게 보여서 웃어야 할때 그냥 넘어가는 부분도 많았다.
이 영화가 제작될때부터 시리즈로 만들 생각이었다고 한다. 물론 흥행이 먼저 되어야 2편 3편이 만들어질 것이다. 하지만 1편에서 비리형사가 정의로운 편에 돌아서는 단계로 그려지면서 만들어냈던 웃음들이 후속편에서 정의로운 편에 돌아섰던 나도열부터 시작되기에 웃음의 장치들은 많이 사라질 것이다. 그리고 여느 영웅영화가 그렇듯이 정체성문제를 들어먹일 것이다. 그러면 다분히 이 영화의 주된 목적이었던 웃음이 많이 사라질 듯 하다. 또한 특별한 악당역을 했던 탁문수가 나도열에게 물렸으니 후속편에서 흡혈조폭으로 나올 수 도 있을 것이지만 배트맨에서 보았던 조커의 내공보다 상당히 낮기에 나도열을 상대할 수 있는 특별한 악당을 만들어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