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란서생

2008. 5. 17. 21:57영화 투덜거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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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란서생 (淫亂書生)             

감      독 : 김대우 
주      연 : 한석규 / 이범수 / 김민정  
장      르 : 드라마 / 코미디 / 멜로
제작국가 : 한국  
제작년도 : 2006년


조선시대 저잣거리의 밤거리엔 여자들이 등불을 밝히고 있다.
그러자 어느 여인이 유기전에 문을 두두르고 위는 놋쇠고 아래는 사기로 혹은 반대로 되어있는 그릇을 찾고 있다고 말하고 주인은 몰래 여인을 안으로 들인다. 그곳에서 무슨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김윤서(한석규)가 등장해야 알 수 있다.

한편 김윤서의 집에서는 당파싸움으로 의금부에서 고문을 당하고 온 그의 동생이 수레에 실려있다. 그 집안에서는 무고함에 상소를 올리자고 문장력이 좋은 윤서에게 말을 하지만 겁쟁이라는 말을 꺼내면서 글을 써주길 원하지만 그는 거절하고 그 당파싸움으로 가득한 궁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가짜그림을 그리는 일당을 찾아내라는 명을 받고 유기전으로 들어가게 된다.  처음으로 난잡한 책을 접하게 된 윤서는 추월색이라는 필명으로 음란물에 데뷔하게 되고 의금부에서 동생에게 가혹한 벌을 행했던 이광헌(이범수)에게 삽화를 유기전 주인으로 음란물 출판을 담당하는 황가(오달수)의 도움으로 그 성공적 데뷔이후 열혈독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어간다.

음란서생 김윤서는 음란하지 않다. 또한 영화도 음란한 모습을 보여주질 않는다. 난잡한 책을 처음 접한 윤서의 입을 통해서 또는 그런 행동을 통해서 음란을 선보이려 하지만 음란한 분위기만 있지 결코 음란하다고는 말할 수 없다. 그런데 그 분위기에 자연스레 끼어들게 되어 그들이 나누는 대화나 행동을 보면서 웃을 수는 있다. 역시 원초적인 웃음중에 하나인 성을 농으로 하는 말들에서 찾아 볼 수 있다.

김윤서는 인봉거사의 음란물을 보고는 경악한다. 굵은 음경이... 촉촉한 음부에... 라는 글을 보고 처음엔 놀라지만 그 속에 빠져든다. 집안에서는 무능력한 자식처럼 남편처럼 여겨지는 인물이었으며 궁안에서도 그리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고 선비정신은 투철하다 못해 술 안주도 하인에게 주고 이동할때도 가마에 올라타 가면 편한 것을 하인들과 함께 걷는 그런 성품인 김윤서이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다가 새로운 세계를 접하게 되는 것이다.  새는 하늘을 날면서 물고기는 물속에서 헤엄을 치면서 각자 살아가는 틀 안에서 행동하듯이 살다가 다른 세계를 알게 된 것이다. 거기에 김윤서는 글 잘쓰는 사람이었기에 자연스레 관심이 가게 마련인 것이다.

손이 가는대로 붓이 가는대로 끄적이며 쓴 음란물을 황가에게 준 김윤서는 괜찮다는 말에 얼굴에 화색이 돈다. 그리고는 단편이 아닌 장편 데뷔작을 고생끝에 내놓게 되고 폭발적인 반응을 얻게 된다. 그것도 빌려간 책 마지막장에 댓글들이 실리면서 작가로써의 만족감을 얻게 된다. 황가에게 색안경을 받고 작가처럼 보라는 말을 듣고 작가라는 그 단어가 마음에 들었던지 내내 되내이며 다음편을 내놓으려 한다. 하지만 폭발적인 반응에도 한가지 아쉬움이 있었으니 아직은 2인자라는 것이다. 음란물 최고봉인 인봉거사를 따라가지 못함에 황가의 도움으로 진맛 - 꿈 꾸는 것 같은 거, 꿈에서 본 것 같은 거, 꿈에서라도 맛보고 싶은 것. 을 알게되고 거기에다 그림그리기를 좋아하는 이광헌을 포섭하여 리얼한 삽화까지 등장시켜 황가의 보물로 자리잡게 된다.  

그런 행복속에서 멜로가 자리잡고 있었으니 정빈(김민정)과 이뤄질 수 없는 로맨스였다. 솔직히 이 부분은 멜로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부분이라 그렇게 여겨진것도 있겠지만 꿈꾸는 듯한 멜로이야기를 펼쳐보이는 김윤서에게는 그다지 필요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조내관이 내내 읊어냈던 거기서 내리는 령보다는 머리에서 하는 령을 따르라는 말을 김윤서는 따르지 않았고 조내관 또한 그러했던 행동을 보여주면서 어찌할 수 없는 욕망(그러니깐 여기에서는 사랑이다)은 제어할 수 없음을 보여주려 한것처럼 여겨지지만 수긍이 잘 되질 않았다.  나는 그런 로맨스보다는 김윤서의 행복찾기가 좋았다. 자신이 하고픈 일에 매진하면서 살아가는 행복함을 느끼고 그 일을 하면서 더 나아가려고 여러 방법을 취하는 모습이나 독자들의 뜨거운 반응에 좋아하며 성취욕을 느끼는 김윤서의 모습이 훨씬 좋았다. 단지 음란소설을 쓰는 것이 마음에 걸리긴 했지만 어쨌든 김윤서가 추월색으로 분하는 음란물업계에선 열혈독자로 넘쳐나는 다음편을 기다리게 만드는 인기작가이다.

음란물업계에 처음 발을 내딛은 김윤서에게 황가는 보물이라고 말하면서 토닥거리며 다음에 발간할 책 내용을 독자 입맛에 맞추려하는 모습이나 그림을 베끼는 글을 베끼는 그들간의 모습과 회의를 하면서 더 좋은 아이템을 찾아내는 상황. 김윤서와 이광헌이 절대로 행동할 수 없다는 체위를 설명하는 장면들은 이 영화에서 제일 두드러지게 웃음을 짓게 만들어준다. 거기에 하나더 엔딩씬. 김윤서는 유배되었음에도 아직까지 음란물에 열의가 남아있다. 동영상까지 만들면서 말이다.

<음란서생> 제목처럼 조금 더 음란스러웠다면 후반부의 로맨스를 공감하게 하든지 아니면 다른것으로 대체했던지 했다면 김윤서의 자아찾기와 더불어 로맨스가 아닌 다른 이야기도 함께 했었다면 음란한 책을 웃음으로써만이 아닌 다른 무언가가 포함되었다면 또한 긴 러닝타임을 조금 더 줄였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도 영화내내 화면에 나오는 김윤서의 무료한 삶에서의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일을 하면서 행복감을 느끼는 모습은 너무 좋았다. 그것도 한번 고배를 마셨음에도 끝까지 손을 놓지 않는 모습을 보인 김윤서이었기에 마음에 들었다. 시대극임에 지금 이 시대에 쓰이는 말들을 적절하게 섞여쓰며 재미를 보여주었고 그 시대를 이야기하는것보다는 지금 내가 살아가는 이 시대를 말하고 있어서 공감하는 부분도 많아 괜찮게 보았다. 로맨스 빼고...



[영화속으로 가기] - 음란서생 - 김윤서는 진정한 작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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