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5. 17. 21:50ㆍ영화 투덜거리기
게이샤의 추억 (Memoirs Of A Geisha)
감 독 : 롭 마샬
주 연 : 장쯔이 / 와타나베 켄 / 양자경 / 공리
장 르 : 로맨스 / 드라마
제작국가 : 미국
제작년도 : 2005년
일본 어느 어촌 마을에 있던 사츠와 치요는 가난때문에 교토의 게이샤 하우스로 팔려가게 된다. 낯선 그 곳을 치요는 언니와 함께 도망치려했지만 실패로 돌아가게 되고 하츠모모(공리)에게 찍힌 채 고생을 하며 이제는 게이샤조차도 될수 없는 하녀신세가 된다. 그러던 중 치요는 친절한 회장(와타나베 켄)을 만나게 되고 그에게 빠지면서 게이샤가 되겠다는 다짐을 한다. 당대 최고의 게이샤중의 한명인 마메하(양자경)의 도움으로 치요는 사유리(장쯔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게이샤가 되기위해 열심히 노력한다.
최고의 게이샤가 된 사유리지만 다시 전쟁이 일어나게 되고 게이샤들에게 시련은 찾아온다.
그 와중에 회장을 다시 만나게 되면서 로맨스 이야기가 펼쳐진다.
게이샤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지 못하겠지만 솔직히 기생이나 창녀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나쁜방향으로 생각하는게 아니라 그런 일을 하고 있는 종사자들이라고 생각할 뿐이다. 그런데 <게이샤의 추억>에서는 게이샤들을 살아있는 예술품이라고 치켜 세운다. 또한 게이샤 자신들도 길거리 창녀와는 다른 존재라고 여기며 무시한다. 그런데 영화를 보면 게이샤들이 행동이 이상하다. 화장을 하고 춤을 배우는 게 예술가로써가 아닌 그저 남자들에게 잘 보이려고 능력좋은 후견인을 만들기위해서 하는 행동이니 돈을 벌려 몸을 파는 창녀들과 크게 차이가 없는데 심지어 자신의 가치를 최고치로 높인후 돈을 받고 동침을 해야 진정한 게이샤가 된다는 말은 결국 몸을 판다는 것인데 왜 그렇게 창녀를 무시했는지 도저히 모르겠다.
동양에 대한 신비감으로 그려진 이 영화는 영상은 아름답다. 드라마치고는 꽤 많은 돈을 투자한지라 당연한 결과이지만 이야기는 정말 늘어져 지치게 만들어 버린다. 사유리의 파란 눈, 아마 사유리의 눈이 서양인들이 눈을 대신해 그녀가 바라보는 풍경들을 보면서 그녀가 겪는 상황들을 보면서 신비감을 느끼고 싶은 건지도 모른다. 그런 신비감, 아름다움만 채우는데 신경을 많이 썼었던지 이야기의 진행속도가 느리고 사유리 한 인간으로써 아니 한 게이샤로써 로맨스를 이끌어가는 모습이 와닿지가 않는다.
미국자본이 들어간 영화니 영어로 대사를 한다는 게 나쁘지는 않지만 기분나쁘게 여겨지는 상황들이 몇몇 등장한다. 영화 초반에 치요가 팔려갈때 일본어로 하던 사람들이 게이샤 하우스가 가더니만 황당스럽게도 아주 떳떳하게 영어로 대사를 하는게 아닌가. 또한 중간중간에 아주 많이 들어 본 일어 몇마디도 읊어주기도 하는데 이건 안그래도 늘어지는 영화흐름에 짜증을 불어넣은 격이 되어버렸다. 물론 이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 자막을 보며 영화 보는것을 싫어하는 서양인들인만큼 종종 일어가 나오는 모습이 그들에게 더욱 좋게 보일런지는 몰라도 나에게는 짜증나는 것이었다.
편견을 가지고 보려는 의도는 전혀없었다. 원작의 내용도 몰랐거니와 아무런 기대감조차 없이 본 영화임에도 왠지 지루하게 보았기에 아쉬움이 많게 느껴진 것이다. 영화 초반에 게이샤를 거부하는 치요의 모습에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했고 그 시간이 나에게는 구색을 맞추려고 꽤 신경쓰는 것 처럼 보였으며 또한 하츠모모가 사랑하는 남자와 연애도 제대로 못하면서 사랑도 이루지 못하는 모습을 옆에서 본 치요가 친절한 회장에게 다가가기 위해 게이샤가 되겠다는 다짐을 한다는 것이 이해가 되질 않았다. 자신의 운명을 선택할 수 없다는 게이샤가 왜 되고 싶어했는지 당연한 결말로 이루어질 것을 알면서도 게이샤가 된 치요가 이상했던 것이다.
게이샤의 삶을 보여준게 아니라 제목처럼 어느 게이샤의 로맨스 추억을 서구인들이 바라보는 동양의 신비감을 추가해 만든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