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션 에이전트

2008. 5. 17. 21:51영화 투덜거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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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테이션 에이전트 (The Station Agent)             

감      독 : 톰 맥카시 
주      연 : 피터 딘클리지 / 바비 캐너베일 / 패트리시아 클락슨  
장      르 : 드라마 
제작국가 : 미국  
제작년도 : 2003년


철길이 보이고 기차가 보이는 곳에 담배를 피고 있는 한 사람의 얼굴이 보인다.  
그리고 그의 모습이 화면에 잡힌다. 왜소증을 앓고 있는 핀이라는 사람이 무료한 표정을 짓고 있다.
자신을 바라보는 주변시선에 이제는 지쳤는지 아니면 더 이상 신경쓰기 싫은지 그의 얼굴은 무관심한 표정이며 말이 없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도 삶의 낙이 있었으니 친구 헨리와 함께 장난감 가게를 하면서 소형 기차를 관리하며 기차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고 기차를 쫓는 사람들이 찍은 영상을 보는 동호회 모임에 참석해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그러던 중 헨리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핀은 친구의 유산 'NEWFOUNDLAND'라는 폐쇄됀 기차역을 얻게 된다. 일자리가 사라진 그는 그 기차역으로 가게 되고 새로운 경험을 겪게 된다. 친구가 남긴 유산뿐 아니라 어쩌면 더 좋은 경험을 얻게 되는 것이다.

핀은 집앞에서 커피를 파는 조를 만나게 된다. 먼저 말을 걸지 않았지만 조용한 곳에 일을 하면서도 전화로 이야기를 하는 말이 참 많은 조가 그에게 접근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남들처럼 난장이의 모습을 가진 그가 신기해서 흥미로 출발한 듯 보이지만 이내 조의 좋은 성격들이 보여지고 그들의 우정도 서서히 채워지기 시작하게 된다. 다가오지 않는 핀에게 조는 먼저 말을 건네면서 부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그와 함께 철길을 걸으며 말없이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슈퍼로 가는 핀을 향해 달려드는 차속의 여인 올리비아도 그와 함께 할 사람으로 다가온다. 물론 그녀도 핀의 작은 키가 염려돼 시종일관 괜찮냐며 데려다 주겠다며 말을 건넨다. 하지만 핀은 많이 겪어 본 냥 그 상황을 빠져나가려고 한다. 웃기는 건은 슈퍼에서 물건을 사고 돌아오는 핀에게 또 올리비아의 차가 달려드는 것이다. 그렇게 재밌는 인연이 시작된 것이다.

처음엔 핀을 바라보는 조와 올리비아은 시선은 비슷했다. 불쌍한 사람으로 여기게 만드는 약간은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핀을 잘 대해줘야겠다는 생각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내다보면서 다른 사람들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되고 셋이 함께 우정을 쌓는다. 핀은 난장이라는 이유로 주변의 따가운 시선을 느껴며 생활하고 있고 조는 아버지의 의료비를 벌려 일을 하고 있으며 올리비아는 전 남편과 이혼을 했고 2년전에는 아들을 잃었었다. 셋 모두 상처가 있는 인물들이기에 서로에게 동화되어가는 모습이 당연한 건지도 모른다. 아주 자연스럽게 말이다.

무엇보다는 그들의 모습을 한데 뭉치게 할 수 있었던 건 아무래도 기차길의 모습일테다.
화면에 기차길이 보이고 핀이 걷는 모습이 보인다. 이내 그 뒤를 조와 올리비아가 함께 하고 있다. 대화를 나누진 않지만 그렇게 함께 걸으면서 공감대를 형성하게 되고 출출한 배를 육포를 뜯으며 허기를 채우고 서로에게 웃음띤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영화는 큰 사건이 없다. 햇살이 푸르는 공간에서 핀, 조, 올리비아가 우정을 쌓아가는 모습을 그 우정이 잠깐 흔들리는 모습을 다시 그 우정을 찾는 모습을 과장없이 자연스레 보여준다. 하지만 그 속에서는 잔잔한 유머가 등장한다. 폭소를 자아내는 웃음이 아닌 따듯하게 미소를 짓게 만드는 웃음을 선사해준다. 서로 상처가 있는 이들에게 혼자만의 시간보다는 그 상처를 잊을 수 있는 함께 있으면 잊을 수 있는 그런 존재가 필요했었는지도 모른다.

서로 많은 말을 나누지 않아도 조용한 곳에서 따싸로운 햇살을 받으며 라운지테이블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함께 있는 것 그 자체로도 행복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 짧은 행복을 갖게 해준 영화였다.


[영화속으로 가기] - 스테이션 에이전트 - 친구가 된다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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