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5. 16. 21:38ㆍ영화 투덜거리기
웰컴 투 동막골
감 독 : 박광현
주 연 : 정재영, 신하균
장 르 : 드라마
제작국가 : 한국
제작년도 : 2005년
아이들처럼 막 살라고 하는 부락, 그곳이 동막골이다.
6. 25가 한창일때도, 동막골은 전쟁의 피해를 보지 않는 순수한 곳이다.
하지만 미 전투기가 불시착하게 되고, 그 안에 있던 스미스를 치료하고자 동막골로 데리고 오면서 동막골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연합군의 인천상륙작전으로 후퇴를 하게 된 북한군들중에 3명이 살아남게 되어 뱀바위에서 전형적인 미친년의 모습을 하고 있는 여자를 만나 동막골로 들어가게 된다. 그때즘에 남한군에서도 탈영병 2명이 약초 캐러 나온 마을 사람을 따라 동막골에 도착한다. 함께 존재할수 없는 남북한군과 연합군이 동막골에 있게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이 이제부터 시작이 된 것이다.
영화 오프닝, 수채화그림에 자막을 덧입혀 깨끗한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이야기는 동막골 마을에 남북한군, 연합군이 들어오게되어 초반에 서로를 믿지 못하고 으르렁대는 적으로 간주하며 싸우지만 동막골의 순수함으로 그들도 점차 변하게 되어 화해를 하게 되고, 그곳이 적진으로 오해한 연합군 전투기의 폭격으로부터 막아낸다는 내용이다. 한국전쟁을 소재로 하기에 무거움이 따를법도 하지만 판타지요소를 첨가해 순수한 이야기를 전해준다.
남한군과 북한군이 동막골에서 부딪히게되어 대면식을 치룰때 서로 총구를 겨누고 있다. 하지만 섣불리 그들은 방아쉬를 당기지도 못하고, 수류탄도 던지지 못한다. 그렇게 몇일을 버티고 있던 그들에게 불쑥 달려드는 여일(강혜정)의 가락지 뽑기로 인해 그들은 혼란에 빠진다. 다행인건 불량 수류탄이었다. 안심을 하고 무심코 던진 수류탄이 마을 곡간에 들어가 제 실력을 발휘해 옥수수들을 팝콘눈으로 바꿔버렸다. 이제 그들은 마을곡간에 감자를 다시 채워둬야 한다.
일을 마치고 마을로 가는 도중, 스미스와 꼬마아이와 여일이가 열심히 뛰어온다. 그 뒤에는 덩치큰 멧돼지 한 마리가 쫓아오고 있다. 남북한군이 하나가 되어 그 상황을 정리하고 밤에 마을 사람들 몰래 고기만찬을 즐기며 서로에게 찌루핀 인상을 주었던 얼굴이 서서히 웃음으로 변해가고 있다. 이 장면을 만들어낸것은 남북한의 화합일테다. 쉽게 동화될 수 없는 그들이기에 영화에서는 슬로우모션을 우쓰광스럽고도 황당한 장면으로 연출했다. 긴박한 상황에서 극도로 늘어지는 장면을 보고있으면서 생각할 시간이 많이 주어진건 사실이지만 과장된 액션을 쓰면서까지는 그렇게 필요하다고 생각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이 장면이 마음에 안든다는 건 아니다. 괜찮다. 이 장면이 쉽게 섞일 수 없는 남북한군들의 섞이게되는 아주 중요한 사건이다.
곡간도 채워지고 한바탕 마을축제가 벌어질때 스미스를 구하러 온 연합군이 동막골을 적진으로 오인하여 폭탄을 퍼 부으려 한다. 이를 알게된 남북한군들은 남북연합군을 만들어 동막골을 지키기위해 자신들의 목숨을 건다. 순수하기에 지켜줘야할 곳,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지는도 모르는게 어쩌면 세상과 격리된 어리석은 마을일지도 모르지만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남북한군들이 군대에 들어와 서로에게 총뿌리를 겨누며 전쟁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가진 인물들이거니와 죄없은 많은 목숨들이 잃는 모습을 본 그들이기에 아직 인간에 대한 순수함과 따뜻함이 남아있는 동막골을 지켜려는 모습은 당연하다.
위에 세장면은 <웰컴 투 동막골>에서 시간이 정지해버린듯한 느낌을 주는 장면들이다.
영화의 흠을 잡을 곳은 몇몇 등장하긴 한다.
예를들어 연합군이 오인하여 동막골을 적진이라 생각하고 군인들을 보내 투입해 순박해 보이는 마을 사람들에게 총을 들이대며 촌장님에게 피를 보게 하는 장면에서 도대체 왜 스미스는 늦게 나왔는지이다. 그 장면전에 스미스는 할머니를 모셔다 드리고 방에 있을때였으니 총소리를 들었다면 빨리 나왔어야 한다. 분명히 국군 두명이 동막골에 왔을때 그는 자신을 구하러 왔다고 생각하며 너무나 기뻐했던 인물이었다. 그리고 영화는 전체적으로 다소 느린분위기로 흐른다. 영화적 배경도 한적한 부락마을에서 그려지다보니 여유로움이 묻어나올수도 있지만 뻔한 결말로 향해가는 그 시간이 너무나 긴 것이다. 무조건 결말에 치우쳐 중간이야기없이 진행될 수 도 있지만 영화에서 말하고자하는게 과정을 보여주며 순수함을 되찾게 하는 것이기에 이 부분은 이해할 수 있다.
<웰컴 투 동막골> 영화를 말하면서 장진감독의 이야기를 빼놓고 갈 수는 없다.
원작자인 장진감독이 연극무대에 올렸던 작품을 자신의 손이 아닌 신인감독에 넘겨줬다는 것은 감독으로써 대단한것이다. 욕심이 있을법도 한데 그는 박광현감독의 능력을 믿고 뒤에서 바라보고 영화에 대해 아낌없이 칭찬해주었다. 제작지휘를 했지만 그가 연출하지 않았음에도 왠지 모르게 그의 색깔도 묻어나오기도 한다. 그래서 그의 유머가 좋다.
이 영화의 힘은 무엇보다도 순수함 그 자체이다.
또한 등장하는 배우들의 무리없는 역할 소화이고, 처음부터 대놓고 웃겨버리는 즐거움도 있으며 노골적으로 반전을 외치는 것도 아니며 남북한 화합을 이야기를 심각하게 논하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수류탄으로 옥수수가 팝콘이 된 것을 주워먹으며 시간 떼우기식의 영화도 아닌 듯 하다. 한번쯤은 새 시대에서 느끼게 되는 남북이야기를 옛날방식대로 반공일색의 이야기가 아닌 같은 민족으로 순수하게 받아들여도 되는 변화된 시대에서 변화된 시각으로 바라볼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