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5. 16. 21:37ㆍ영화 투덜거리기
스팀보이 (スチ-ムボ-イ)
감 독 : 오토모 가츠히로
주 연 : 스즈키 안, 코니시 마나미
장 르 : 애니메이션
제작국가 : 일본
제작년도 : 2004년
<스팀보이>의 배경은 19세기 중반 영국이다.
증기기관의 발명으로 인해 산업혁명이 일어난 상태이며, 새로운 발명품으로 세계가 변화하고 있을때이다. 거기에 증기 과학에 상당한 역할을 하는 '스팀'가문이 한복판에 놓이게 된 것이다. 스팀가는 할아버지 로이드 박사, 아버지 에디 박사, 아들 레이가 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미국에서 오하라재단의 도움으로 초고압 증기를 가지고 있는 스팀볼을 만들고 그걸로 스팀성이라는 무시무시한 존재를 탄생시킬 무렵 사고가 발생하게 된다. 또한 추구하는 과학의 목적이 엇갈리면서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서로 반대편입장에 선다. 할아버지는 재단의 도움으로 발명품을 만들면서 과학이 대중들에게 도움을 주려 했지만 재단은 이미 전쟁물품을 가지고 돈을 벌려는 이익집단이었고, 또한 아버지는 그런것쯤은 눈감고 넘어가며 과학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영국 만국박람회를 배경으로 파괴를 보여주기 시작한다.
<스팀보이>는 애니메이션이다.
전작 <아키라>를 만들었던 오토모 가츠히가 오랜만에 극장판 영화를 리얼리티를 살려 만들어냈다.
영상미는 상당하다. 19세기 중반의 영국 모습이 고스란히 전해지고, 증기로 만들어진 기계들의 움직임들은 디테일하게 그려졌으며 그에 따른 음향까지도 대단하다. 또한 속도감있고 박진감있는 화면들은 시각적인 만족감을 보여준다. 하지만 흠은 단순한 스토리라는 것이다. 어쩌면 당연한 인물구도이지만 그 중간에 놓인 레이의 모습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어린 나이에 할아버지, 아버지의 사정을 확실히 모르는 레이이기에 그럴 수도 있지만 너무나 긍정적인 모습으로만 비춰지는게 아쉬웠다.
케케묵은 주제인 과학발전의 이면성을 이야기하고 전형적인 캐릭터구조를 풀어가지만 당연한 모습일테다. 과학이 점점 발전함에 사람들이 생활하기에는 정말로 편해졌다. 하지만 그 댓가를 누리는 것은 과학기술을 가지고 있는 권력들이다. 이상주의자들처럼 과학은 인류에게 생활의 편리함만을 추구하는 게 아니다. 순수하게 과학 발전을 도모한다면 세계대전이 일어나지도 않았을터이다. 전쟁을 치루면서 전쟁무기로 과학발전을 이뤘다는 것도 어쩔 수 없다. 지금도 그렇지 않은가? 최신기술로는 무기를 만드는데 집약하고 있다는 것을...
<스팀보이>는 그런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한다. 단순한 스토리이며 조금은 설득력 부족해보이는 인물들이지만 그 안에 그려지는 모든 장면들은 너무나 사실적인 모습이고 애니메이션답지않게 여러모로 신경쓴 모습이 정말 마음에 든다.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내가 이처럼 박진감있게 느껴진 것은 오랜만인 듯 하다.
엔딩크레딧도 끝까지 보면 그 이후의 이야기들이 사진으로 기록된 듯 한장한장씩 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