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깃발

2008. 5. 18. 21:01영화 투덜거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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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의 깃발 (Flags Of Our Fathers)

감      독 :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      연 : 라이언 필립 / 아담 비치 / 제시 브래포드
장      르 : 전쟁 / 드라마  
제작국가 : 미국  
제작년도 : 2006년


제 2차 세계대전. 미국은 일본의 항복을 받아내기위해 일본 본토를 향한다. 그 우선순위에 있는 이오지마라는 섬을 점령하기위해 미국은 폭격을 가하고 상륙작전을 펼치며 전투를 벌이지만 숨어서 공격하는 일본군의 역습에 수많은 희생자가 생기고 긴 전투가 이어진다. 조금씩 조금씩 밀어부친 미군은 섬의 정상에 성조기를 꽂는다. 그 순간을 찍은 사진은 미국인들에게 전쟁에 지친 상황에서 승리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커다란 계기가 되었다.

그 사진속의 등장하는 주인공들 존 닥 브래들리(라이언 필립), 아이라 헤이즈(아담 비치), 레니 개그논(제시 브래포드)은 전투가 벌어지는 그곳을 뒤로하고 본국에 들어와 전쟁 기금을 모으게 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하지만 진실은 따로 있었다. 첫 번째 깃발을 꽂은 주인공들은 치열한 이오지마 전투에서 숨졌고 두 번재 깃발을 꽂은 그들이 귀국하게 된 것이다.

전쟁. 수 많은 군인들이 희생을 치뤄야 하고 그들에게 주어질 전쟁물자들로 가득해야 한다. 아군과 적군이 나눠지며 어느 한쪽이 져야 전쟁, 전투가 끝나게 된다. 애국적이고 희생하는 모습으로 그려질 아군과 사악하고 잔인한 모습으로 남겨질 적군만이 존재한다. 승리만이 남겨지는 전쟁에서 영화의 도입부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쟁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참혹한 모습만이 가득할 것이라는 것은 알지만 그 안에는 전투를 해야만 하는 군인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 영화에서도 다른 전쟁영화처럼 격렬한 전투장면이 등장한다. 이오지마에 상륙하고 고요해 보이는 그곳에 발을 내딛었지만 이내 일본군이 퍼붓는 포탄과 총알을 맞는 미군들이다. 옆에서 전우들이 죽어가고 그저 그곳을 벗어나고픈 생각이지만 전우들과 함께 해야하기에 그들과 총을 든다. 적진을 뚫고 소위 말하는 영웅적인 모습을 그리는 군인들은 없다. 주어진 임무이기에 임무에 따라 몸을 움직이고 그러다가 죽음에 이르기도 하는 참혹한 현장을 보여준다. 전쟁장면들을 이어붙이고 과거 회상을 통해 조금씩 보여주지 않았다면 어느 정도 영웅적인 군인이 탄생했을 모습이 보였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는 그러한 것을 배제한채 상륙하고 일본군과 부딪히고 성조기를 꽂고 전투를 벌이는 모습을 나뉘어서 보여준다. 군인들은 임무에 충실할 뿐이다. 하지만 그 뒷편에서는 높은 계급, 정치인들이 전투가 끝난 후에 잠시 기념사진을 찍기위해 얼굴을 내비치고 많은 희생을 치룬 것은 뒤로한채 기념이 될만한 물품을 챙기기에 바쁘다.

본국으로 들어간 세명의 병사들은 정부의 꼭두각시가 되어 전쟁 기금을 마련하기 시작한다. 국민들의 대대적은 환영을 받으며 영웅으로 그려지는 그들은 진실을 이야기하지만 정부에서는 그러한 것쯤은 문제가 되질 않는다. 되려 그들에게 언변으로 구워삼고 일을 진행시킬 뿐이다. 세 명의 병사들도 어쩔 수 없다. 그것을 즐기는 병사도 있지만 그들은 이오지마의 남겨진 전우들을 생각하며 전쟁기금을 모으는 것에 도움을 행한다. 하지만 쉽지가 않다. 자신들을 영웅이라고 치켜 세우는 것에 동조할 수 없고 그런 현실이 부담스럽고 남겨진 전우들이 눈에 밟히기만 한다. 전장에서 죽어간 전우들이 진정한 영웅이라고 말하는 그들이지만 그들 역시도 전장에서 자기 몫을 한 영웅이기도 하다. 그들이 괴로워 하는 건 남겨진 전우들에게 미안함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그들을 이용하고 매스컴과 대중들은 자신의 입맛을 돋구는 좋은 뉴스 한가지밖에 안된다. 그들을 영웅이라 부르고 심란한 세상에서 마치 구원자처럼 등장한 그들에게 박수를 보내지만 잠시뿐이다. 인디언인 아이라는 영웅이라 칭송받기도 하지만 술집에서 제대로 술도 못마시고 잘못을 한다치면 인종차별 발언을 들어야만 한다. 전쟁터에 가기전에 부모님을 만나보고 싶다고 말을 하지만 정부는 들어주지도 않는다.

전쟁이 끝나고 영웅들은 사라진다. 그들은 그대로 남아있지만 사람들의 기억속에서는 잊혀지기 마련이다. 간혹 지나가다 일을 하는 기억속의 영웅을 보고는 기념사진을 찍고 돈을 주기도 하고 무슨 날이면 취재차 연락이 오고 영웅대접받을 당시에 주고받은 명함으로 연락을 하면 무시당하는 영웅의 뒷모습이다. 필요에 따라 만들어지는 존재이며 필요가 없을때는 기념품에 불과하고 무시해도 되는 그러한 존재들이 전쟁의 영웅들이란 것이다. 전쟁이 끝난 후 평범한 삶을 살아가지만 정부의 전쟁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겪었는 고민들과 아픔들은 시작에 불과했을 것이다. 조작된 거짓을 털어놓지 못하고 국가를 위한 희생을 치루며 쓸쓸하게 자신을 바라보았을 것이다. 죽음에 이르러선 격렬하고 참혹했던 전투장면보다는 함께 전장에 있었던 전우들과 바다에서 달콤한 수영을 하며 휴식을 취한 기억만이 그들에게 안식을 주었을 것이다.

영화가 끝난 후 스틸사진들이 하나씩 등장한다. 그 당시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영화에서 봤던 장면들과 겹쳐지면서 큰 감동으로 밀려왔다. 이오지마 전투를 일본인의 시선으로 그린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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