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5. 18. 13:38ㆍ영화 투덜거리기
다빈치 코드 (The Da Vinci Code)
감 독 : 론 하워드
주 연 : 톰 행크스 / 오드리 토투
장 르 : 드라마 / 스릴러
제작국가 : 미국
제작년도 : 2006년
2년전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를 읽으면서 성배가 무엇인지 제대로 모르면서 역사속 기독교를 파고들어 내 입맛에 맛게 재해석된 점이 2권을 순식간에 읽게 만들었다. 소설책에서도 2권 중반이후부터는 그 재미가 반감되기도 했지만 영화가 곧 제작되리라 믿었고 곧바로 감독과 배우들이 정해졌다.
종교를 좋게 바라보는 시선을 가지지 않은 나에게 특히 기독교를 그리 좋게 바라보지 않는 내 입장에서 소설책은 정말로 재미 가득했고 역사 속 사건을 적절히 개입시키면서 다른 입장을 이야기하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또 그 속에는 음모론이 존재하고 있으며 긴장감 넘치게 이야기가 전개되어 영화 개봉하기를 은근히 기다리고 있었다. 책을 읽고 배경지식을 좀 더 알고 싶어 <다빈치 코드 풀기>라는 다큐멘터리까지 찾아서 보는 열정까지 보이기도 했다.
영화 <다빈치 코드>도 원작처럼 루브르 박물관의 사건으로부터 로버트 랭던(톰 행크스)과 소피 느뵈(오드리 토투)과 함께하면서 비밀을 하나 둘씩 파헤치기 시작한다. 늘어놓은 전개나 풀어놓는 방법은 원작 그대로이다. 소설을 스크린에 못 담은 부분도 많지만 그런 건 시간적 제약이니 어쩔 수 없다고 치더라도 너무 원작에 충실했다는 것이다.
원작을 2년전에 읽어서 기억이 흐미한데도 한장면 한장면이 그려지면서 사라졌던 기억들이 되돌아왔고 점점 시간이 흐르면서 스크린에서 뛰어다니는 배우들보다 먼저 앞지르기까지 했다. 영화가 밋밋하게 연출되다보니 긴장감을 지속시키며 딴 생각을 못하게 사건해결에 쫓아가야하는데 나에게는 조금 지루하게 느껴졌다. 내가 상상했던 캐릭터들이 무난하게 스크린에서 행동했지만 평면적인 모습에 재미가 떨어졌고 소설속에서 무언가 있을 것 같은 분위기와 수동적이지 않는 모습을 가졌던 소피 느뵈가 스크린에서는 제대로 표현되지 못한 듯 하다. 시종일관 이끌려가기만 하는 모습이 애처로웠다. 많은 걸 바라지는 않았는데 소설을 그대로 재연한건 좋은데 긴 러닝타임에 무난하게 사건이 펼쳐지고 무난하게 해결하는 영화는 어디서 이야기를 쥐었다 놓았다 할 시간을 놓친 듯 하다. 그렇지만 그 안에서도 볼 만한 재미는 충분했다.(책에서 등장했던 역사속 인물이나 사건. 그림들이 많이 빠진 듯 하다. 허구 이야기를 뒷받침하는 부분들이 생략되어 아쉽기는 하다.)
<다빈치 코드>를 보고 얻은게 있다면 소설을 읽으면서 나름대로 그렸던 배경들이 스크린에서는 제대로 펼쳐지기에 만족한다. 어쨌거나 나는 역사 속에 사실적인 허구를 입히거나 그에 따른 증거들을 입맛에 맛게 나열하면서 다르게 바라보는 이야기가 참 좋다. 민감한 소재가 더욱 관심을 갖게 만든다. 그런데 이 영화에 너무 혹평만 쏟아부으니 그게 더 안쓰럽다. 그런대로 볼만은 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