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5. 18. 13:40ㆍ영화 투덜거리기
카포티 (Capote)
감 독 : 베넷 밀러
주 연 :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
장 르 : 드라마
제작국가 : 미국
제작년도 : 2005년
1959년 11월 미국 캔자스주 한 농장에서 일가족이 살해되었다는 기사를 본 트루먼 카포티(필립 세이모어 호프만)는 직접 그곳으로 가서 취재를 하려했지만 취재보다는 자신의 소설작업에 이용하려 한다. 일가족을 죽인 범인 중 한명인 페리의 얼굴을 본 후 인간적인 사건을 저지른 그의 인간적인 모습을 알기위해 접근을 하며 페리의 이야기를 들으며 <인 콜드 블러드>라는 제목으로 논픽션 소설을 쓰기 시작한다.
겉으로는 페리 구명운동을 펼치지는 듯 보이지만 그 안에서는 페리의 이야기를 통해 만들어지는 소설이 잘 팔리기를 바라며 사형을 받길 원하는 카포티이다. 쉽게 일이 끝날 것 같았지만 몇년에 걸친 페리의 법정싸움으로 소설은 출판되질 않으며 카포티는 마음이 불편해지기 시작한다.
트루먼 카포티가 누군인지 모르면서 영화를 보았지만 영화속에서 <티파니의 아침을>을 쓴 작가란 사실을 알게되었다. 영화초반의 그의 성격을 보여주며 그가 활동하는 영역을 알려주고 곧바로 일가족 살인 사건을 벌인 페리와의 미묘한 모습을 보여준다. 카포티는 페리를 보며 어린 시절 상처받았던 연약한 모습을 가졌다는 동질감을 이끌어내며 자신의 소설에 집어넣을 이야기를 얻게 된다. 카포티는 그런대로 페리를 위하는 척 하지만 어디까지나 자신의 소설을 완성하기 위해 접근하는 것 뿐이다. 그런데 페리는 쉽게 자신의 이야기를 잘 꺼내놓지 않고 그저 옆에서 카포티가 지켜주길 원한다. 이런 상황이 지속될수록 불리한 건 카포티이다. 소설을 완성하기 위해 숨겨놓은 이야기를 들춰내야하고 페리가 사형을 당해야 소설을 출판할 수 있다.
그런 자신의 이중적인 모습이 싫었는지 카포티는 <인 콜드 블러드>를 출판한 후 다른 책을 내질 못하고 알콜중독과 합병증으로 죽었다고 한다. 어릴적 다른이들이 자신에게 가했던 상처보다 자신이 다른이에게 양심에 어긋난 행동이 그에게는 너무 커다란 상처였나보다. 고민을 하고 페리에게 다가가지 못하는 카포티. 결국 사형일에 그의 전보를 보고 마지막을 보았지만 이 세상을 떠나는 페리보다는 남아있는 카포티의 모습이 더 초라해 보였다. 울먹이며 미안하다고 최선을 다했다고 페리에게 말을 건네고 그에게서 이해한다는 말을 듣는 카포티. 그 이후 책이 출판되고 인생의 최고의 선물을 가져다 준 <인 콜드 블러드>였지만 그것과 함께 나락의 시작이었던 것 같다.
인간의 이중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양심을 느끼며 고민하고 서성이는 나약한 인간의 모습을 이야기하지만 나에게는 어쩌면 이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냉혈한처럼 살아가야 차갑게 살아가야 양심의 가책도 느끼지 못하고 자신이 원하는 모습을 그리며 살아갈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하는 듯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