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5. 17. 21:40ㆍ영화 투덜거리기
나의 결혼 원정기
감 독 : 황병국
주 연 : 정재영 / 수애 / 유준상
장 르 : 로맨스 / 코미디
제작국가 : 한국
제작년도 : 2005년
농촌 총각 결혼문제가 오늘일만은 아니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원정결혼기도 농촌총각들에게는 현실적인 문제이며 이런 모습은 시사프로그램에서 몇번씩 등장하곤 했다. 왜 외국까지 나가서 신부를 돈으로 데려고 온다고 하는 생각을 하면 그건 정말로 농촌을 모르고 하는 이야기이다. 우즈베키스탄에 간 4명의 총각들이 하는 말중에서 말도 안통하는데 어떻게 하냐고 할때 먼저 왔던 한 사람이 한국에서도 말은 안통하는거 마찬가지 아니냐라며 말한다. 농촌에서 살면 고생한다는 인식이 있기에 그들과 만남 자체를 이룰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나의 결혼 원정기>가 무거운 주제를 부각시켜서 설파하는 영화는 아니다. 제목에서 보듯이 농촌 노총각 한 사람의 결혼 원정기를 보여주며 그 상황상황에서 유머나 사랑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그의 에피소드를 보면 되는 것이다.
서른 여덟의 홍만택(정재영)은 농촌 노총각이다. 몽정한 팬티를 새벽에 일어나 어머니 몰래 할아버지 몰래 빨래하는 순진한 사람이다. 몽정이 불편해서인지 차라리 여자처럼 폐경기라도 왔으면 하는 바램도 가지기도 한다. 만택이가 아직까지 결혼하지 못한 것은 사회적인 문제도 있지만 어릴적 좋아하던 여자의 엄마 목욕장면을 목격하고 있을때 그 여자가 만택이를 목격한 후 여자 눈을 제대로 보지 못하게 된 것이다. 다행히도 만택이 옆엔 노총각 택시기사 희철(유준상)이가 있기에 아픔을 함께 달랠 수 있다.
노총각들은 결혼안한다고 생각하고 인생을 보낼 수 있지만 어르신들은 그게 아니다. 어떻게든 자식이 결혼을 해야하고 아기를 봐야한다. 동네에 시집 온 우즈베키스탄 여자를 본 할아버지는 만택이에게 우즈베키스탄에 가서 결혼할 여자를 데려 오라고 하시고 이에 만택과 희철이는 함께 결혼원정길에 나서게 된다. 처음에는 농산물을 수입해서 생활이 힘든데 이제는 여자까지 수입해야하냐며 원정길을 반대했지만 부노님께서 결혼을 강요하시기도 하고 더구나 농촌은 결혼하기 힘들기에 효도한다는 생각으로 떠나게 된 것이다.
" 지금부터 기나긴 오욕의 사슬을 끊어내고자 떠났던 나의 결혼원정기를 소개하려 한다. 그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끝은 창대하리라 " 며 만택의 원정기를 보여주기 시작한다. 여자를 제대로 못 보는 만택이기에 소개자리에서 여러 여자들이 왔다갔다하지만 되레 여자들이 만택이를 거부한다. 옆에서 통역을 맡고 있던 김라라(수애)는 답답했던지 도움을 주지만 그것도 쉽지가 않다. 그런데 만택이가 점점 라라에게 통역관 감정이상이 자리잡게 된다. 국제결혼업체사장과 라라의 대화를 듣고는 라라가 소개시켜주는 여자와 데이트하지만 마음은 이미 라라곁으로 다가가고 있었다. 많은 우역곡절이 있었지만 만택이는 결혼원정기를 성공적으로 만들어 낸다.
기본적인 줄거리는 농촌총각 만택이가 머나 먼 우즈베키스탄에서 라라라는 여자에게 사랑이란 감정이 생겨 결실을 맺게 된다는 희망적인 이야기이다. 또한 목적이 결혼이다 보니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도 정해진데로 보여준다. 그 속에 웃음과 따뜻함이 존재한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는 소외된 사람들.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농촌 노총각이나(한국에서 소외되었기에 타국까지와서 고생을 하는것이다) 탈북자의 모습(신분을 숨기며 생활하며 가짜여권을 만들려 벌목장에서 고생했고 지금은 결혼업체 통역관으로 돈을 벌고있다), 한국으로 시집가는 고려인의 모습(신부가 될 고려인들도 그네들의 삶이 있다. 돈에 팔려간다는 느낌이 들수도 있겠지만 사랑하는 남자와 헤어지면서까지 결혼해야한다는 고려인들의 모습도 안타깝께 그려진다)에서 그들을 살며시 조명해 준다. 무거울 것 같은 모습들이 영화에 별탈없이 전체적으로 흡수되었기에 딴지 걸만큼 불쑥 튀어나오는 장면들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정재영이 소화해내는 만택이의 캐릭터는 어디까지나 영화설정이다. 농촌총각의 순박함이 너무 지나치게 포장된 느낌이 있지만 별다른 거부감이 없다. 우즈베키스탄에 가기전 희철이와 18세 순이를 부르며 순이를 찾겠다고 다짐했듯이 결국 순이(김라라의 본명)를 찾아낸다. 첫 만남만이 운명적인 사랑이 아니듯이 자연스레 스며들듯이 상대방이 자신의 마음 속 한 자리에 자리잡게 되는 것도 운명적인 사랑인 것이다. 만택이가 라라를 기다리겠다고 고백하고 공항에서 다 자빠뜨려를 외치며 우즈베키스탄을 떠났지만 라라도 만택이의 본심을 알고있는지라 탈북자의 신분으로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만택이가 사는 곳 한국에 오게 된다.
엔딩장면이 과수원에서 국정원에서 온 사람에게 소식을 듣고 기쁘게 뛰어가는 장면인데 초반에 결혼사진장면이 나왔듯이 결혼기념사진으로 마무리했다면 더 괜찮았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택이만 원정기에서 호연하는게 아니다. 유준상이 연기한 희철이도 존재한다. 얼핏 보았을땐 바람기 많은 여자를 잘 다루는 남자처럼 보이지만 그에게도 슬픔은 있다. 사랑했던 여자가 희철이를 배신하고 다른 남자에게 떠나간 것이다.(아마도 능력때문에...) 우즈베키스탄에 갔을때도 탁월한 말 주변으로 첫 상대와 데이트도 가지며 감정도 싹 틔웠지만 먼 원정길까지 온지라 다른 여자들에게도 접근을 한다. 다행히도 첫 만남의 여자가 진심어린 눈물을 보고 자신때문에 우는 여자가 고마워서 아임쏘리, 알라뷰를 연신 외치며 희철이의 진심이 그녀를 움직여 결국 행복한 결혼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진실된 마음이 통하면 사랑은 이루게 된다는 것이다. 따듯하고 재밌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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