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5. 16. 22:05ㆍ영화 투덜거리기
베니스의 상인 (The Merchant Of Venice)
감 독 : 마이클 래드포드
주 연 : 알 파치노 / 제레미 아이언스
장 르 : 드라마
제작국가 : 미국
제작년도 : 2004년
1596년 물의 도시 베니스에서 벌어진 일이다.
베니스의 상인 안토니오(제레미 아이언스)는 친구 베사니오(조셉 파인즈)의 고민을 듣는다. 포시아(린 콜린스)라는 여인에게 한눈에 반해버렸다고 또한 그녀와 결혼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베사니오는 자신의 재산도 없거니와 안토니오에게 빚까지 진 상태이다. 하지만 안토니오는 절친한 친구였기에 베사니오의 사랑을 위해 다시 한번 돈을 빌려주기로 한다. 그렇지만 베니스의 상인 안토니오는 자신의 배들은 이미 타지로 무역을 하기위해 떠났었고 주머니에는 돈이 없었다. 그렇기에 자신이 싫어하는 유대인의 고리대금업자에게 손을 빌리기로 한다. 유대인 샤일록(알 파치노)에게 3000다켓을 빌리기로 하고 3개월이내에 돈을 갚지 못하면 1파운드의 살을 가져도 좋다는 차용증을 쓰게 된다. 베사니오는 벨몬트 섬에 있는 포시아에게 향하고 결국 결혼을 한다. 그렇지만 베니스에서는 안토니오가 위험에 처해있다. 그의 배들은 난파되서 재정상태가 파산이 난 상황이어서 샤일록에게 돈을 갚지 못한 것이다.
<베니스의 상인> 그 위대한 세익스피어의 작품이지만 영화로는 처음 만든것이라고 한다.
자랑은 아니지만 나는 원작을 읽어 본 적이 없다. 그렇기에 세부적인 사항을 모르며 그저 줄거리만 대충 알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래서 원작과 영화를 내 시선에서 비교 할 수가 없다.
영화는 시작되기전에 자막으로 1596년의 베니스를 말해준다. 그 당시 유대인들이 베니스에서 당하는 부당한 차별을 말해준다. 자막 뿐만 아니라 유대인에게 침을 뱉고 다리에서 떨어뜨리는 장면을 보여주면서 영화는 시작이 된다. 시작되는 분위기는 유대인의 상황에 초점을 맞춰줬기에 아마도 영화는 안토니오, 베사니오, 포시아의 이야기보다는 샤일록의 이야기에 더 중점을 두는 듯 하다. 그저 악덕 고리대금업자로만 알려줬던 샤일록은 <베니스의 상인>에서는 상처가 많은 인물로 표현이 된다. 더군나나 그 역할을 소화한 배우가 알 파치노라면 더욱 더 수긍이 갈 것이다.
샤일록은 평소에 자신을 인간이라고 취급조차도 안하던 안토니오가 찾아와 돈을 빌려달라고 말할 때 차용증만을 제시하고 이자없이 돈을 준다. 하지만 안토니오는 기한내에 돈을 되돌려 주지 못하게 되자 샤일록은 차용증 내용 그대로 행하려 한다. 거기에는 딸을 도둑맞은 아픔과 살아오면서 느껴온 모멸감이 증폭되어 그 앙갚음을 하기위해 1파운드의 살을 가져가려고 하는 것이다. 재판을 열지만 샤일록은 끝까지 1파운드의 살을 원하고 있다. 재판장들은 그저 자비를 베풀어 달라고 하지만 샤일록은 멋진 연설을 퍼부으며 절대로 절대로 바꾸지 않을 것을 말한다.
이 때 등장하는 남장을 한 포시아가 나타나 명판결(?)을 하지만 그 당시에 권력층과 기독교층에 짓밟힌 유대인들은 그저 피해자로만 남게 되는 것이다. 1파운드의 살을 가져가되 피는 흘려서는 안된다는 말도 안되는 판결이 명판결이라니 그저 가진자들을 비웃고 싶을 뿐이다. 더욱 더 웃긴것은 재판에서 그렇게 자비를 왜치던 기독교인들은 왜 샤일록에 자비를 베풀지 않았던 것인지... 그게 자비라고 말한다면 뭐라 말 할 수 없지만 안토니오의 마지막 그 한마디는 그를 용서할 수 없었다. 유대교를 믿는 한 늙은 노인에게 개종을 하라니... 그 위험천만한 상황까지 갔던 안토니오조차 아직도 자신이 샤일록에게 했던 짓을 모르고 있는 모양이다. 인간으로써의 대우를 원했던 기독교가 아닌 이유만으로 제대로 삶을 살지도 못했던 샤일록을 끝까지 짓밟고 있는 것이다.
<베니스의 상인>을 보고 나서 주변에서 원작 그대로네라는 말을 들었다.
그 말을 들으니 알고 보느라 힘들었을거라 생각이 든다. 하지만 알 파치노의 연기를 보고 있으면 아마도 그런 마음을 줄어 들 것이다. 희극이라 말을 하지만 나에겐 비극이었다.
이 영화는 연극대사가 많다. 혼자 중얼거리고 일장 연설을 해대고 자체적으로 음악조달을 하는 부분은 영화라기보다는 연극이었다. 영화를 보면서 참 웃겼던 장면은 벨몬트 섬에서의 있는자들의 상황이다. 어디서 아름다운 노래가 흘러나오나 했더니 뒤에서 열심히 불러대고 있었고 멋지게 베사니오가 등장하는데 그 무리에선 열심히 북을 치고 있고 청혼을 하러 온 사람들이 내뱉는 대사나 그들을 바라보고 있는 포시아의 대사도 나에겐 비웃음밖에 나오질 않았다. 이렇게 느끼는 것은 샤일록의 연민에서 부터이다. 그의 슬픔을 함께 느끼기에도 버거운데 다른 곳에서의 다른 사람들은 희희낙락하는 모습이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알 파치노의 연기를 보고 싶은 사람이나 샤일록에 대해 선입견으로 조금 알고있었던 것과 달리 제대로 알고 싶다면 <베니스의 상인>을 보아도 좋다. 재판과정이후 핫바지의 대사는 짜증스럽지만 재판과정을 보면서 샤일록의 아픔을 절절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알 파치노의 연기는 역시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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