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라 공주

2008. 5. 17. 21:30영화 투덜거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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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로라 공주             

감      독 : 방은진 
주      연 : 엄정화 / 문성근 / 권오중  
장      르 : 스릴러 
제작국가 : 한국  
제작년도 : 2005년

내가 좋아하는 장르는 스릴러이다.
툭 던져 놓고 펼쳐지는 이야기를 보다보면 나도 모르게 쫓아가면서 유추해내는 재미가 쏠쏠할 뿐만 아니라 영화를 즐기는 내내 긴장감이 흐르기 때문이다. 스릴러를 딱히 정의내리라면 뭐라 말을 못하겠지만 장르적 특성때문에 영화는 긴장감을 유지해야한다. 스릴러 장르는 특히 범죄나 대립의 상황에서 펼쳐진다. 그렇기에 가려진 범인을 색출해내면서 영화를 마무리 짓거나 범인을 일단 보여줘서 대립되는 사람들이 쫓으면서 그 사이가 좁혀지면서 긴장감이 더욱 더 증폭되면서 영화를 느끼게 한다.

배우 방은진씨가 감독이 되어 만든 장편 데뷔작 <오로라 공주>가 화제다. 또한 배우였다 보니 인관관계가 좋아서인지 많은 배우들이 출연한다. 더군나나 내가 좋아하는 스릴러 장르를 표방해서 관심이 많다. 하지만 그 속은 달랐다.  

<오로라 공주>는 범인을 먼저 보여준다. 그렇기에 범행동기를 먼저 찾아야 한다. 
정순정(엄정화)이라는 여자가 백화점 화장실에서 계모가 어린아이를 때리는 장면을 보고 그 계모를 우발적으로 살인한 것 처럼 착각을 주면서 영화는 시작을 한다. 거기에 한번 더 싸가지 없는 여자를 등장시켜 우발적 살인처럼 포장하려 하지만 정순정의 범행동기를 알 수 있게 해주는 장면이 등장한다. 정순정이 욕조에 몸을 담가 안식을 취하면서도 괴로워하는 장면을 보여주면서 거실에는 딸을 모습이 가득한 비디오가 재생되고 있는 상황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살인은 딸과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거기에 사건현장에 오로라 공주 스티커를 보여주면서 우발적 범행이 아닌 계획된 범행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그렇게 세번째 네번째 다섯번째 살인을 행하게 되고 영화는 최고점에 도달한다. 사연은 이렇다.  정순정이 딸이 있었는데 1년전에 유괴되어 강간당하고 죽었다는 것이다. 그에 관계된 인물들을 하나씩 처리해 나갔다는 것이다.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정순정의 복수 상대이다. 이 사연은 후반부에 아주 자세하게 알려준다.  

5명을 죽이는데 그렇게 설득력은 있어 보이질 않는다.
그저 그 캐릭터들은 정순정이 상대해야할 싸가지 없는 캐릭터에 불과하다. 자신의 딸이 죽은것에 연관이 있어보이지만 그렇게 탓할 만한 인간은 아니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사람들이기에 그렇게 응징하다보면 도대체 남아 있을 인간이 있나 싶었다. 그들은 기억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었으며 그들의 삶에서는 그 부분이 상당히 작은 부분이며 직접적 관계도 아니었다. 그렇기에 자신들의 죽음에 황당해 할 수 밖에 없지 않은가 !

초반에 멋지게 출발한 영화는 친절한 금자씨와 마찬가지로 나를 멀리서 관망하는 사람으로 만들어 버렸다. 그녀의 사연에 공감이 잘 되지 않았고 그저 그녀가 벌이는 일을 바라보기만 했다. 살인을 하면서 무언가 연관이 있을 것 같은 분위기가 툭툭 던져놓고 매듭지으려 하는 모습도  긴장감을 이끌어 내진 못 했다.

범인 정순정이 있다면 그 범인을 쫓으려는 형사가 있을 것이다.  바로 전 남편인 오성호(문성근)이다. 1년전 딸 사건후 오성호는 형사라는 직업을 던져 버리고 목사일을 하고픈 사람으로 보여준다. 끌어오르는 감정을 숨기는 모습이 가득하다. 정순정과 오성호의 관계와 범인과 형사의 관계가 특별하긴 하나 스릴러장르의 특징은 잊어버린 듯 하다. 두 사람이 좁혀지는 모습이 맥없이 보여지기만 한다. 긴장감을 가진채 좁혀지면서 쾌감이나 스릴을 느껴야 하는데 아무것도 느낄수가 없었다. 나처럼 멀리서 서성이고만 있었던 오성호는 나중에 정순정의 감정에 동화되어 목사공부를 집어치고 그녀를 도와주며 자신의 딸의 복수를 하려 한다. 그렇게 오로라 공주 스티커 사진을 보여주며 영화는 끝을 맺는다.

<오로라 공주> 스릴러 장르라고 말하지 않았다면 보지 않았을 영화이다.
멋지게 출발한 것 과는 달리 여러개 사건을 보여주고 그 범행을 저지르는 인간의 사연을 보여주고 그녀에게 공감을 주며 함께 일을 저질러 보자고 하는데 나는 그녀에게 다가가기 싫었고 그녀의 마지막 울부짓음도 이상하게도 슬퍼보이지는 않았다. 나쁘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좋다고 말하지도 못하겠다.  스릴러다운 모습보다는 싸이코 드라마가 강한 영화로 남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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