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5. 16. 21:02ㆍ영화 투덜거리기
아무도 모른다 (誰も知らない)
감 독 : 고레에다 히로카즈
주 연 : 야기라 유야 / 기타우라 아유 / 기무라 히에이 / 시미즈 모모코 / 한영혜
장 르 : 드라마
제작국가 : 일본
제작년도 : 2004년
[아무도 모른다] 영화 또한 실화를 바탕으로 그려낸 영화이다.
몇자로 추려내면 아무도 모르는 버려진 4남매의 이야기이다.
그저 카메라는 그들의 일상을 아무런 감정없이 보여주기만 한다.
어머니가 아이를 데리고 이사온 그 곳.. 이웃사람에게 인사를 하고 짐을 옮기기 시작한다. 큰 가방속에는 두명의 어린이가 있고, 한밤중에 다른곳에 있던 여자아이를 데리고 온다. 첫째 아키라(야기라 유야), 둘째 교코(키타우라 아유), 셋째 시게루(키무라 히에이), 넷째 유키(시미즈 모모코)... 모두 다 아버지가 틀리다, 또한 세상속에 존재하지 않는 인물들이다. 엄마는 이사를 가면서도 네명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첫째만 이웃들에게 보여주며 아이들에게 밖에 나가지 말고, 집에서 소란을 피우지 말라고 한다. 아이들이 많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야하기 때문이다.
철없는 엄마는 첫째에게 나는 행복하면 안돼냐는 말과 돈을 남기고 다른 남자에게로 가버린다. 4명의 아이들은 그렇게 남겨져 시간을 보내게 된 것이다. 점점 돈은 떨어져가고 전기도 끊기고, 물도 나오지 않게 된다. 세탁기에 옷을 빨면서 지냈지만 이젠 물도 안나오니 그들이 입고 있는 옷은 때국물이 묻어있다.
그래도 아이들은 공원에 나가 물을 받아오며 씨앗과 흙을 주어 그들의 베란다에 심어놓으며 즐겁게 보낸다. 하지만 더 이상 즐거워 할 순 없다. 엄마가 보고싶어 투정부리지도 않고 배고프다며 달려드는 아이들도 없다. 그저 무뚝뚝해진 표정만 짓고 있다. 아이들에게 관심을 보여주는 건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그리고 왕따당하는 사키(한영혜, 칸 하나에)뿐이다. 편의점직원이 경찰서나 복지관에 이야기를 하라고도 했지만 그렇게 말하면 뿔뿔히 갈라지기에 그럴 수도 없다. 또한 집세를 받으러 온 집주인도 엄마가 출장갔다는 말을 들은 후 지나 갈 뿐이다.
유키가 사고를 당해 이사왔을 당시에 쓴 큰 가방에 들여보낼 때 키가 많이 컸구나하는 그 말에...
공항근처에 비행기가 잘 보이는 곳에 유키를 묻어준 후 손이 떨릴 때... 정말로 울컥했다.
정말 슬픈 영화이다.
하지만 카메라는 4남매의 이야기를 아주 조용하게 보여준다. 어디서 울어버려라 감정을 쏟아내라하는식의 화면은 보여주질 않는다. 철저하게 절제된 화면으로 아주 담담 그 자체로 그들의 일상을 세밀하면서도 거리를 두고 그들을 바라 볼 뿐이다.
영화를 보고나서 아무에게도 욕을 할 순 없다.
그들을 버렸던 아버지나 엄마에게 돌을 던질 수도 없고, 무관심했던 이웃들에게도 차가운 시선을 보낼 수는 없다. 현실에서도 이런 사건은 여러번 일어났었다. 하지만 그 때 뿐이었다. 사회시스템이 어쩌니 저쩌니 하면서도 쉽게 잊혀지는 것이다.
[아무도 모른다]는 누구를 비판하거나 누구에게 호소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아무도 몰랐던 아이들의 이야기를 조용하게 보여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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