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 페이퍼 종료

2008. 10. 21. 22:42멀더 기밀문서/멀더 옹알이

2004년 10월에 싸이월드에서 페이퍼 서비스를 시작했다. 한참 유행하던 미니홈피를 본인도 하기 시작했고 그곳에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영화이야기를 하지 않았었다. 헌데 페이퍼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마음에 들어 그곳에서 영화이야기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딱 막힌 불편함도 있었지만 나름대로 적응해 나가며 구독자를 한명 두명 늘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우연히 상단에 배치되는 작가란에 끼워지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다른 페이퍼 작가들의 글들을 읽으며 좋은 정보도 얻게 되었고 스스로 여러 페이퍼를 구독하며 댓글남기며 왕래를 가지기도 했다.


페이퍼가 유저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몇번의 개선을 통해 답답한 서비스에서 차츰 안정적으로 바뀌어가는 것에 기분좋은 변화를 겪기도 했지만 더 이상의 변화에서는 치를 떨게 만들었다. 2007년 뜬금없이 싸이월드 메인 메뉴에서 페이퍼가 사라지게 되고 동영상이 자리잡게 되었다. 그전부터 홈2에 신경쓰는 싸이월드측에서 페이퍼가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고 메뉴에서 사라져 버리자 페이퍼 작가들이 당혹스러워 했다. 공지도 올리지 않은 채 스리슬쩍 내리더니 반발하는 유저들이 많아진 후에 가서야 공지를 올렸으며 절대 페이퍼를 죽이려는 것은 아니다라고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았다. 그 상황이 너무 짜증나 문의 메일을 몇번이고 날렸더니 싸이월드측에서 전화를 걸어 직접 상황설명을 해주었다. 그런데 그때 이미 마음은 싸이월드에서 멀어지고 있었다. 그 상황을 안타까워하는 페이퍼 작가들이 힘을 내서 클럽도 만들고 살리기 운동도 했던 거 같은데 이제 2008년 12월 8일에는 페이퍼 서비스가 종료된다.

이미 페이퍼를 삭제한 나에겐 오질 않을 메일 내용을 며칠전 확인했다. 정말인지 확인차 싸이월드에 접속해보니 공지도 뜨질 않았고 아직 작가분들이 모르는 상태인거 같았다. 오랜만에 찾아간 페이퍼에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지켜보고있었는데 각 개인의 페이퍼글에서 뜬금없어 보이는 공지들이 하나둘씩 올라오고 있었다. 페이퍼가 종료되고 글들은 싸이월드 블로그로 이사한다는 주소를 남긴 몇줄이었다. 그런데 작가분이 이것을 올렸다면 씁쓸한 마음에 올렸을 거 같은 분위기가 흘렀을텐데 그렇지 않은 모습에 의아해 했고 다른 분들의 페이퍼 공지글을 확인한 후 블로그 이사완료 후 싸이월드측에서 각자의 페이퍼에서 작성된 공지글이었다. 그저 웃음만 나왔다. 아마도 작가 대부분이 배신을 때리는 싸이월드에 분개를 하면서도 그 동안 올린 글과 댓글들을 보관하고 싶어서 어쩔수 없이 싸이월드 블로그로 옮기는거 같다. 그곳에 남아서 계속 하시겠다는 분들도 있지만 거의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할 모양인 듯 하다.

공지내용이다.

안녕하세요? 사이좋은 사람들, 싸이월드입니다.

그 동안 싸이월드 페이퍼를 이용해 주신 우수 회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2004년 10월, 첫 선을 보였던 페이퍼가 많은 회원님들의 지속적인 사랑과 관심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사용 패턴이 변화함에 따라 유휴 페이퍼가 증가하고, 서비스 사용률 및 활성도가 낮아지는 등 많은
분들에게 다양한 서비스와 컨텐츠 제공을 해드리기에 어려운 상태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싸이월드 페이퍼를 2008년 12월 08일부로 종료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싸이월드에서는 페이퍼 우수 회원님들께 이 사실을 먼저 말씀 드리고, 비록 페이퍼는 종료하더라도 기존처럼 왕성한 활동을 계속 하실 수 있도록 한 발 앞서 싸이월드 블로그로 모시고자 합니다.

"내 페이퍼 블로그로 가져오기"를 통해 신청해주시면, 소중한 회원님의 페이퍼 게시물을 원본
그대로 싸이월드 블로그로 옮겨드리며, 싸이월드의 각 채널을 통해 적극적으로 게시물을 홍보해드릴
예정입니다.

지금까지 페이퍼와 함께 해주신 회원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싸이월드 블로그에서 페이퍼의 정신을 살려 보다 나은 서비스로 찾아 뵐 것을 약속 드립니다.

서비스 종료로 인해 불편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이미 나는 떠난 사람인데도 이 모습이 안타까웠다. 페이퍼는 삭제했지만 아직 미니홈피는 남아있어 페이퍼 서비스가 엉망으로 변했어도 어쩌다 가끔 둘러보긴 했는데 이제 그곳이 없어진다. 싸이월드 스스로가 페이퍼를 죽여놓고서는 회원들이 별로 이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내리게 되었다는 변명만 늘어놓고 실패한 홈2를 블로그 바꿔놓더니 페이퍼 작가들의 글들을 그 곳에 옮기려는 상황이 우습기만 하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다시 백업 블로그를 만들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페이퍼를 하면서 좋은 기억들이 많았었는데 서비스가 엉망으로 변해 그곳을 버리고 다른 둥지를 지었는데 그 좋은 기억들도 흐미해졌다. 티스토리로 이사오면서 페이퍼는 죽였고 백업용으로 올린 네이버에서도 삭제했는데 티스토리도 제발 제 살길만 찾겠다고 유저를 버리지는 않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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