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5. 18. 14:27ㆍ영화 투덜거리기
레퀴엠 (Requiem)
감 독 : 한스 크리스티안 쉬미트
주 연 : 산드라 휼러
장 르 : 드라마
제작국가 : 독일
제작년도 : 2005년
1976년 독일. 간질을 앓고 있던 미카엘라는 부모님의 걱정을 뒤로 하고 대학에 들어가 공부를 하게 된다. 친구도 사귀고 남자도 만나며 다른 학생처럼 비슷한 생활을 하지만 그녀에게는 1년동안 학교생활을 못하게 만들었던 병력이 있기에 더 이상 평범한 즐거움은 찾아오지 않는다. 그 대신 반갑지 않은 낯선 목소리를 듣게 되고 간질로만 알았던 자신의 몸에 생각지도 못한 악마가 들렸다라고 믿기 시작한다. 십자가를 거부하고 병원에 가서 치료를 원하고 차갑게 자신을 대했던 어머니에게 심한 행동을 하며 걷잡을 수 없이 자신의 뜻과는 다른 모습으로 행동하기 시작하고 그 해결점을 찾기위해 엑소시즘을 행하지만 그녀의 끝은 죽음이었다.
헐리우드의 <엑소시즘 오브 에밀리 로즈>가 공포와 흥미를 부각시켰다면 독일의 <레퀴엠>은 광신적인 종교에 대한 현실을 보여주었다. 같은 실화를 가지고 두 영화에서는 극과 극의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좀 더 사실적으로 좀 더 세부적으로 그려지면서 한 여인에게 일어난 비참한 이야기를 담담하게 보여 줄 뿐이었다. 마치 1970년대의 영화를 보는 것 처럼 느껴지는 화면과 카메라 움직임 그리고 특별한 일이 없이 무덤덤하게 한 여자를 보여주기에 다큐멘터리를 보는 착각이 생길 정도였다. 그렇기에 영화는 지루하게 생각하면 너무 지루한 모습으로 별다른 음향효과없이 극적인 효과없이 진행될 뿐이다. 하지만 그녀가 점점 여위어 가는 원인을 생각하며 희망을 품고 엑소시즘을 응했지만 '이후 그녀는 여러 차례의 엑소시즘으로 인한 극도의 피로에 의해 사망했다. 탈진, 끝내 죽음을 맞이한다' 라는 짧은 자막으로 영화가 끝날때에는 씁쓸함이 느껴졌다.
카톨릭인 그녀의 집안. 순례행사에도 참여하고 교회에도 다니며 신앙심을 키웠지만 간질을 앓고 있던 그녀에게 치료할 기회를 주지도 않고 그저 악마가 씌어져있다는 그들만의 생각으로 그들만의 치료를 하지만 결국 그토록 그들이 믿고 있던 믿음은 그녀에게 희망을 주지 않았다. 공부를 해서 학교 선생이 되고싶었던 평범한 사람이었는데 그녀에게 강요하는 신앙은 그녀를 점점 죄어왔고 그것을 벗어나기 위해 몸도 가눌수 없을 정도로 공부를 하지만 그럴수록 정신은 더욱 더 피폐해져만 갔다.
나는 종교를 좋아하지 않는다. 개인적인 짧은 생각으로 무엇이든 종교와 연관하려는 삶. 누구의 뜻이라느니 누구의 고통이라니 그가 주어진 그대로를 살아야 한다는 그가 행하는 시험이라는 등등... 단순히 믿고 의지한다면 모를까 삶 자체를 종교화하는 모습, 그로인해 삶이 방해가 될 정도라면 한번 생각해봐야하지 않을까라는 것 다시 한번 말해주는 영화였다. 다른 관점으로 들여다봐도 좋겠지만 전체적으로 느끼는 분위기가 광신적인 믿음으로 인해 몸이나 정신으로 허약해지는 씁쓸한 모습만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