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2008. 5. 18. 14:06영화 투덜거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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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감      독 : 송해성 
주      연 : 이나영 / 강동원 
장      르 : 드라마 / 멜로 
제작국가 : 한국  
제작년도 : 2006년


세번째 자살이 실패로 돌아가고 가족들에게 걱정거리로 여겨지는 부잣집 딸 문유정(이나영). 그녀는 가수로 활동도 했으며 지금은 교수로 학생을 가르치고 있다. 모니카 수녀인 고모를 통해 유정은 사형수와 만남을 가진다. 사형수 정윤수(강동원)는 살인을 저질렀고 그 죄값을 치루기위해 교도소에게 죽음만을 기다리고 있다.

이렇게 두 사람이 만나게 되면서 처음에는 서로를 보려하지도 않았지만 만남이 잦아지면서 서로의 모습이 어딘지 모르게 자신과 닮았다는 생각으로 닫아놓았던 마음의 문을 열고 상대방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깊게 상처난 기억까지 털어놓게 된다. 일주일 중 목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그들만의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된다. 삶을 살고자하는 의지가 부족해 죽음만을 생각했지만 서로를 통하여 예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행복한 시간을 만들지만 그 행복한 시간은 사형수의 죽음이 가까워지면서 안타까운 상황에 놓이게 된다.

영화를 보기전에 두 선남선녀의 연기의 어색함을 걱정했다. 역시 그 걱정은 영화가 진행되는 시간동안에도 계속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이나영이지만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의 전경을 벗어나지 못한 모습으로 연기했고 사투리를 쓰고 눈물을 흘리며 죽은 파출부 노모에게 용서를 빌던 강동원도 그가 그 동안 해왔던 연기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긴 했지만 가슴으로 와닿는 연기를 보여주진 못한 듯 하다. 두명의 머리작은 배우의 연기는 영화 속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동떨어진 분위기다. 두 캐릭터의 시작이 죽음을 기다리는 사람이므로 주변과 조화되지 않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그런 분위기속의 캐릭터의 이질감이 아니라 연기자의 이질감이 느껴졌다. 처음 두 사람이 만나고 서로에게 마음을 열기 전까지 화면은 두 사람을 자주 클로즈업하고 그들의 심경을 대신하듯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차분한 분위기와 안정된 화면을 두 사람에게서 얻어내는데 그들의 바라보는 나의 감정은 그들을 따라가지 못했다.

내 눈에 들어 온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영화를 보는 내내 전체적인 모습과 분위기가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를 생각하게 만들었고 (유정을 연기하는 이나영이 전경을 했었는데 그녀의 상황이 비슷하며 그가 마음을 열어놓는 사람도 죄를 지은 사람. 죽음을 앞에 놓인 사람. 남 모르는 가족의 슬픔이 있는 사람 등등 여러모습에 겹쳐져서 영화에 집중이 떨어졌다) 죽음을 기다렸던 두 사람의 모습에서 서로를 이해하며 행복한 시간을 나누는 모습으로 넘어가는 모습이 상투적이고 억지스러움이 느껴져 아쉽기만 했다. 상황이 변하면서 내 감정도 함께 움직여야겠지라고 생각은 드는데 가슴으로 울려주는 그러한 느낌은 적었다. 마지막에 슬픈 장면이 나오면서 그 동안에 조금씩 만들어놓았던 감정들을 한꺼번에 흘려내라는 듯 한 동안 안보이던 모니카 수녀도 술자리에서 사형수를 죽였다고 말하는 교도관도 유리창 사이에서 깊게 베인 상처간 난 이야기를 나눈 유정과 윤수도 힘을 모으지만 슬픔이 제대로 느껴지진 않았다.

역시 멜로는 내 취향이 아닌 듯 하다. 이 영화가 전반적으로 멜로를 지향하는 태도를 갖춘게 아니라 다행이지만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사람과의 소통인데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것도 상처받은 두 사람이 서로를 이해하며 행복을 느낀다는 것인데 그 접근하는 방식이 너무 상투적이고 심심하기만 해서 별다른 느낌이 없었다. 초반에 그들이 내뱉은 말들은 공감이 되었는데 해가 무서워서 아침에 일어나면 죽음만을 생각하고 그것으로만 버텨야 한다는 그 말들이 이해가 갔는데 갇힌 공간에 있는 사형수가 있어서 그랬는지 밋밋하게 흘러가는 모습이 그들이 놓인 상황보다 더 씁쓸하기만 했다.

사람과의 소통. 죽음만을 생각하다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 줄 누군가를 만나서 속 시원하게 말을 하고 눈물로 흘리며 한동안 잊고 지내던 웃음도 찾아가고 앞날을 생각하며 두려움도 느끼는 여러 감정을 느낄 수 있는 부분에서 좀 더 가슴에 와닿게 연출했다면 하는 아쉬움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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