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 브라더스

2008. 5. 17. 21:49영화 투덜거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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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 브라더스 (Two Brothers)             

감      독 : 장 자끄 아노 
주      연 : 가이 피어스 / 호랑이들  
장      르 : 드라마 / 모험  
제작국가 : 프랑스  
제작년도 : 2004년


캄보디아의 어느 숲 속에서 호랑이 두 마리가 쫓고 쫓기고 있다. 인간에게 쫓기는 게 아니라  호랑이 둘만의 장난을 부리고 있다는 것이다. 두 마리는 다른 동물 보기에 창피했던지 버려진 사원에서 사랑을 나눈다. 이로써 영화의 제목처럼  투 브라더스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렇게 호랑이 가족은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가 불청객인 인간들의 손에 의해 아버지 호랑이는 죽게되고 새끼 호랑이 한 마리는 서커스단에 끌려가게 된다. 인간이 지어준 이름은 쿠말이다.

남겨져 있던 엄마 호랑이와 또 다른 새끼 호랑이도 인간들의 덫과 총질에 의해 엄마는 귀에 총을 맞게 되고 새끼 호랑이는 총독의 아들 손에 들어가게 된다. 인간이 지어준 이름은 샹가이다. 쿠말은 서커스단에서 혹독한 훈련을 받으며 맹수의 사나움은 사라져 버렸고 인간들로부터 구박을 받으며 길들여진채 하루 하루를 재주를 부리며 살아가고 있다. 반면 샹가는 총독 아들로부터 보호를 받으며 지내다가 맹수를 모르고 쫓아다녔던 강아지를 죽임으로써 국왕에게 사나운 맹수 대접을 받으며 지하실 어두운 창살에 갇혀 외로움에 포악하게 변한다.

그러던 쿠말과 샹가는 격투장에서 재회하게 되고 싸움을 벌이게 된다. 형제인줄 모르고 으르렁거리던 호랑이들은 싸우던 와중에 서로를 알아보게 되고 그곳을 빠져나와 숲속으로 간다. 하지만 인간들은 호랑이들이 민가에 나타나 괴롭힌다고 여겨 목숨을 빼앗으려 한다. 하지만 쿠말과 샹가는 숲속으로 돌아가게 되고 귀에 총상을 입었던 엄마 호랑이까지 만나게 된다.

단순한 줄거리와 야생동물보호라는 교훈으로 감동까지 던져 줄 꺼 같은 이 영화는 보고 난 후에는 영화를 보면서 느끼지 못한 아쉬움들이 생각나 왠지 씁씁하다라는 뒷맛을 남기게 된다. 역시 백인 우월주의라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 없으며 왜 원주민과 그들의 터전에 있는 야생동물들과의 조화가 아닌 남의 나라에 들어온 인간들이 일을 벌리고 일을 해결한다는 것이 호랑이의 열연속에 묻히게 된다. 그냥 영화니깐 호랑이들이 펼치는 연기를 보면서 감탄하고 즐거워하며 두 형제의 우애를 확인하면서 감동을 느끼면 그만이면 될텐데 이상하게 보고 나니깐 다른 생각이 많이 드는 것 같다.

맹수로써의 호랑이역할보다는 호랑이의 어린시절의 귀여움을 보여주고 인간들의 횡포로 인해 고통을 받으며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려는 호랑이들에게 마지막까지 총구를 들이대는 인간의 모습을 보고있노라면 같은 인간으로써 안쓰럽기까지 했다. 호랑이는 맹수이다. 맹수였지만 두 형제는 어릴적부터 인간들 손에 길러졌다. 그럼에 사냥을 하는 방법도 없으며 그렇게 인간들에게 폭력적이지 않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탈주한 후 사람들곁에 맴돌면서 소시지를 훔쳐먹고 욕조에서 거품목욕을 하기도 하고 고기를 싣은 차에 뛰어들어 만찬을 즐기는 그저 사람들이 보았을 귀여워 보임직한 행동을 보여줬던 것이다.

자신들에게 시련을 주었던 인간들에게 마지막까지 호랑이들은 자비를 베푼다. 아빠를 죽인 엄마 귀를 뚫어버린 자신들에게 매질을 한 햇살을 못 보게 한 인간들에게 끝까지 자비를 베푸는 것이다.  하지만 과연 인간들이 뉘우쳤을까? 몇가지 껄거로운 상황이 있긴하지만 호랑이들의 연기를 보고 있노라면 즐거워지는 건 사실이다. 그러고 보니 호랑이 연기시키는데 꽤 고생했을 것 같다. 인간의 시선으로 만들어진 영화이니 인간의 시선으로 편집된 동물의 왕국이나 다를 게 없다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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