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5. 16. 21:05ㆍ영화 투덜거리기
취한 말들을 위한 시간 (A Time for Drunken Horses)
감 독 : 바흐만 고바디
주 연 : 아윱 아마디, 로진 요우네시
장 르 : 드라마
제작국가 : 이란
제작년도 : 2000년
이란과 이라크의 국경마을, 아윱이 살고 있다. 12살인 아윱은 가족을 책임져야한다. 어머니는 막내를 낳다가 죽었고, 아버지는 밀수길에 나섰다가 지뢰를 밟아 죽었다. 이제 아윱은 배우고 싶은 공부까지 그만두고 가족을 먹여살려야 할 가장이 된 것이다. 아웁보다 3살이 많은 형 마디가 있지만 불치병에 걸려 살아갈 날도 얼마 남지 않은 상태이다. 누나 로진, 여동생 아마네까지...
그들을 위해 아윱은 밀수하는 사람들을 쫓아 일을 하게된다. 그 일 또한 지뢰밭길을 걸어야 하며, 무장강도들의 위험속에서 일을 해야하기에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돈을 제 때 받아오진 못한다.
로진은 자신이 시집을 가면서 지참금을 받는 대신에 마디를 수술시키기로 했지만 그것도 쉽지 않게 되었고, 그 대신에 노새를 받아 아윱이 이라크에가서 팔기로 결심하게 된다. 밀수길에 오른 아윱과 마디, 그리고 노새... 눈길을 파 헤지며 추운 날씨를 버티기 위해 말들에게 술을 먹이고 길을 떠났지만 도둑떼의 출현으로 일행들은 흩어진다. 취한 말이 쓰러지면서 아윱을 절규를 하며 말을 때리고 사람들에게 도와달라고 소리를 지른다. 하지만 일행들은 도둑떼로부터 벗어나기에 바쁘다. 결국 아윱과 마디, 노새만 남게되고 끝까지 이라크로 향하게 된다.
영화는 영화라기보다는 다큐에 가깝다. 실제 연기자들이 아닌 실제 삶을 사는 사람들...
극중 마디와 아마네는 남매라고 한다. 그렇기에 연기가 아닌 진짜 모습을 보여주는 느낌이었다.
그래서인지 더 그들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영화시작부분에 쿠르드족의 아이들이 하는 일들을 보여주고, 그들이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트럭안에서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있다.
" 인생이라는 놈은 나를 산과 계곡으로 떠돌게 하고 나이들게 하면서 저승으로 이끄네… "
과연 저 노랫말의 뜻을 알고 부르는 것인지...
하지만 아이들의 표정을 보면 그 만큼은 알겠다는 얼굴이다.
철없이 지내야 할 어린 나이에 아이들은 돈을 벌기위해 일을 하며 노곤한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이다.
영화 마지막 장면인 이라크 국경에서의 철망을 넘는 장면... 그게 끝이다. 카메라 옆으로 지나가며 카메라는 그들을 쫓진 않는다. 현실이란 것이다. 철망을 넘어서 수술을 하였는지, 아니면 무슨 다른 일이 벌어졌는지를 아윱가족에게 희망이란 불을 지폈는지 알 수 없다. 해결책을 보여주는게 아니라 쿠르드 민족의 어느 마을에서는 이런 일이 현실이란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