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 4. 22:17ㆍ수다 떨기
최후의 끽연자
- 츠츠이 야스타카
급류. 최후의 끽연자. 노경의 타잔.혹천재. 야마자키. 상실의 날. 평행세계. 망엔 원년의 럭비. - 라는 단편들로 구성되어있다.
인상깊은 단편들중에서 일본역사속 이야기가 담겨져 있는 야마자키와 망엔 원년의 럭비는 잘 읽히질 않았다. 이미지들을 만들어내어야 하는데 아직 일본역사에 대해서는 많은 것을 모르기에 상상의 공간을 만들지 못했다. 하지만 그 내용들이 어려운것은 아니다. 다만 그저 개인적인 귀찮음에 흥미롭게 읽진 않았다. 역자 후기에 그 내용들이 마치 영화 '사무라이 픽션' 과 '기묘한 이야기 - 사무라이의 전화'를 떠올린다는 문구를 보게되면 어떤 분위기인지 확실히 알수 있었다.
첫번째 단편인 급류부터 이야기의 매력이 가득하다. 시간의 굴레 갇힌 인간들이 정해진 시간대로 움직였지만 시간은 점점 급류처럼 빠르게 흐르고 그 누구도 이상하게 받아들이진 않는다. 시계는 여전히 빠른 시간과 일치하기에 사람들은 그 시계를 믿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몸이 받아들일 수 없는 빠른 시간이 계속되면서 의아하게 생각하기도 하지만 그저 바라볼뿐 여전히 그 굴레를 벗어나진 못한다. 빠른 시간때문에 집에 나설때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보고 걸어가지만 목적지에 도착하면 더위가 찾아오게 되고 한달동안 섹스를 하는 시간의 개념이 몸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그렇게 시간은 몇 마디를 외치기전에 긴 시간의 개념이 지나갈 뿐이다. 과학이 발전하고 복잡한 세상이 이르게 되면서 그것들에 얽매이게 된 사람들은 그것들을 그냥 인지할 뿐이다. 그런 이야기가 담겨져 있었다.
그리고 책 제목인 다음 이야기인 최후의 끽연자는 말 그대로 담배를 피지 못하게 되는 세상속의 마지막 남은 끽연자의 이야기이다. 비흡연자에게 건강을 해친다며 담배가 혐오에 대상이 되었고 담배를 피는 사람들은 개처럼 보게되는 시선에 이르게 되면서 그들의 인권은 깡끄리 무시되고 비흡연자들의 폭력앞에 금연을 하게 되면서 점점 흡연자들은 줄어들게 된다. 결국 두 사람이 남게 되는데 그들을 잡기위해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고 그런 상황에 한 사람이 죽게된다. 홀로 남은 흡연자는 새로운 상황에 당황한다. 흡연시대의 마지막 유물이라며 보호해야한다는 말을 듣게 된다. 마지막 흡연자까지 죽이려했던 사람들은 이제 그를 살려둔다. 내가 어릴적에는 커피와 함께 담배가 기호식품이 되었지만 이제는 혐오식품이다. 여러 나라에서 금연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여전히 담배를 핀다. 이야기 속의 극한 상황에 다다르는 인간들은 자신과 맞지 않다는 인간들에게 잔혹행위를 한다. 건강에 나쁘다는 이유로 담배를 증오의 대상에 놓는 시대. 음식물에 무엇이 들어갔는지 겁을 주며 가려먹으라는 시대. 누군가의 선동으로 그를 쫓아가며 무의식적으로 마녀사냥을 하는 시대. 누군가를 증오해야하는 시대이다.
이후 노경의 타잔에서는 한참 잘나가던 근육질에 정의를 보여주는 밀림의 왕자 타잔이 늙게 되면서 겪는 이야기이다. 여전히 사람들은 젊은 타잔을 원하고 정의를 외친다. 그리고 그를 구경할 뿐이다. 이 상황들이 이제 지긋지긋해진 타잔이 반대에 서는 모습을 보여준다. 혹천재에서는 이상한 생물을 등에 꽂아 머리가 좋아지는 것을 알게되어 너도나도할것 없이 그것을 구하려 한다. 잘나가고 싶은 인간.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에게 업히려 하는 부모. 천재가 되기위해 이것저것을 보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상실의 날에서는 첫 경험을 기다리는 한 남자의 기대에 부푼 모습을 보여주며 하루종일 그 상황을 머릿속에 그려보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평행세계에서는 여러 세계에 존재하는 자신의 모습. 비슷하지만 조금씩 다른 자신들을 바라보게되는 상황이 펼쳐진다.
단편을 읽고 언제 쓰여진 것을 목격하면 작가의 기발함이 전해진다. 70년대에 만들어낸 이야기들이 묘한 생각을 품게 한다. 지금의 세태를 마치 예견한 듯 한 모습들이다. 물론 누군가의 머릿속에서 상상 가능한 이야기들이겠지만 글을 제대로 끄적이지 못하는 본인에게 참 흥미롭게 다가왔고 이것저것 다양한 상상과 생각을 만들어주는 이야기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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