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5. 18. 14:00ㆍ영화 투덜거리기
예의없는 것들
감 독 : 박철희
주 연 : 신하균 / 윤지혜
장 르 : 코미디 / 느와르
제작국가 : 한국
제작년도 : 2006년
혀가 짧아 말을 하지 않는 킬라(신하균)는 어린 시절 자신 고아원에서 자랐지만 동등한 인간으로 봐주지 않고 비웃음거리가 되고 심지어 폭력까지 당하는 신세였다. 다행히 킬라의 곁에 그냥 친구로써 함께 있어주는 여자아이와 함께 했으며 그녀의 조언대로 시를 읽어 보기도 하고 칼싸움도 열심히 연습했다. 킬라는 그녀와 헤어진 후 자신의 삶을 살고 어느 비뇨기과 의사가 1억이 있다면 혀를 길게 할 수 있다는 수술을 알고 난 후 열심히 돈을 모으지만 주방일을 하면서 모으기에는 커다란 액수였다. 그러던 어느 날 킬라의 능숙한 칼솜씨를 본 살인청부업자의 스카우트 제의로 예의없는 것들을 죽이기 시작한다. 무차별한 살인이 아니라 의뢰로 들어 온 것들중에 예의없어보이는 인물들만 살인하겠다는 자신의 룰을 만들어서 일을 하게 된다. 그렇게 일을 하면서 목표액에 가까워지고 있었는데 킬라가 일을 한 후 술을 마시는 술집에서 그녀(윤지혜)가 다가오면서 의뢰받은 인물을 잘 못 죽이면서 킬라의 계획은 점점 어긋나기 시작한다.
영화는 킬라의 나래이션으로 진행된다. 나래이션 외의 킬라의 목소리는 마지막 순간 안타까운 한음을 뱉어낼 뿐 대화도 속마음도 상황 진행도 웃기는 모습도 모두 나래이션이다. 이것이 매끄러운 진행이 될 수도 있겠지만 너무 말이 많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아쉬움도 남는다. 여기서 말이 많다는 나래이션을 통해 그저 잠깐씩의 웃음만을 주었다는 것이다.
킬라가 죽이는 사람은 예의없는 것들이란다. 처음 킬러가 된 후 처량해 보이는 눈빛을 가진 사람을 죽이는 실습을 한 후 자신만의 룰을 세워 조금이라도 마음의 평온을 유지할 수 있게 겉모습부터 예의없는 모습을 갖춘 놈들만 죽이기 시작하는데 영화는 죽어마땅한 몹쓸 놈들에게는 별로 관심이 없어 보인다. 혀 수술에 필요한 돈을 모으는 킬라가 죽이는 대상일뿐 그 놈이 정말로 파렴치한이라든지 사회 부조리에 가담했는지 예의없는 것들인지에는 깊게 보여 주지 않는다. 다만 중간부분에서 스쳐지나가듯 여러인물들을 죽일때 정치계, 교육계, 종교계를 보여주긴 하지만 킬라가 예의없는 것들을 죽이면서 느껴야 할 그 씁쓸함과 희열은 찾아 볼 수 없다. 사람을 죽이는 큰 죄악을 저질르면서 예의없는 것들을 없애면서 풍자적인 모습이 가득해야하는데 이 영화에는 그런 것이 없었다.
겉으로 보았을 땐 세상에 대한 불만이 적어 보이는 킬라이지만 세상과 단절된 의사소통을 위해 살인을 저지르지만 영화는 너무 예의를 차렸고 독특한 캐릭터임에도 그가 벌이는 상황과 세상과 부딪히는 모습에서 사회의 씁쓸한 단면들을 킬라를 통해 사회에 대한 풍자를 제대로 그리질 못한 듯 하다.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것은 알겠는데 여러 갈래길을 오르락 내리락하는 바람에 보여주고자 했던 것은 힘이 빠진 듯 하다. 조금 더 영화를 예의없게 만들었더라면 괜찮은 영화가 되었을텐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