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eries ] 제너레이션 킬
2008. 10. 20. 23:15ㆍ수다 떨기
2008년 HBO의 시리즈인 제너레이션 킬은 이라크전을 다뤘다.
HBO의 2001년 제 2차 세계대전을 다룬 밴드 오브 브라더스(BAND OF BROTHERS)처럼 전쟁에서 벌어진 실제 이야기를 그려냈다. 2005년 FOX에서 오버 데어(OVER THERE)로 이라크전을 다루기도 했지만 그 당시에는 몇몇 에피소드만 보게되서 그 시리즈에 대해 어떤 느낌인지 잘 모른다. 하지만 밴드 오브 브라더스를 몇번을 다시 보았기에 HBO의 믿음은 크다. 그 믿음덕에 주인공격인 리차드 윈터스 중위를 맡았던 데미안 루이스가 찰리로 열연하는 라이프(LIFE)를 보고 있다.
미드의 새로운 시즌이 시작되면서 여러 미드를 건드리다가 좋은 평을 받고 있고 시즌이 끝난 제너레이션 킬을 보게 되었는데 7편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있다. 2003년 에반 라이트(Evan Wright) 기자가 미국의 이라크전 시작부터 미해병대와 함께 다닌 경험을 바탕으로 쓴 책 Generation Kill을 원작으로 그려냈다. 이라크 전쟁이 시작되는 시점부터 제 1수색대 해병대원들의 미션을 쫓아 각각의 에피소드를 담았다. 그들의 치열한 전투도 있고 전장에서 다양한 모습들도 전쟁에서 발생되는 여러 상황들에 대해 감정을 쏟기보다는 있었던 사실들을 그대로 담담하게 전해준다.
첫번째 에피소드가 시작되면서 이라크전을 준비한 미국의 실전같은 연습현장을 우선 보여주는줄 알았지만 이라크침공을 위해 쿠웨이트에서 대기중인 해병대원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거기에 종군기자 라이트가 들어서면서 해병대원들과 함께 한다. 미국은 이라크가 생화학무기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침공을 했다. 그래서 해병대원들은 이라크를 향해가면서 방독면과 보호복을 착용한다. 하지만 이내 그들에게는 불필요한 것임을 알게되고 전투복으로 갈아입고 바그다드로 향한다.
스스로 사람죽이는데 거리낌이 없다는 대원들은 적들에 대해 사격을 용인하는 상부 명령에 따라 작전차량을 타고 가면서 눈에 거슬리는 것에 사격을 가한다. 적이라고 간주하고 쐈던 대상이 이라크 주민이 키웠던 동물이거나 그 주위에 있던 어린아이라는 사실에 후송요청도 해보고 착잡한 심정을 쏟아내기도 하지만 그들은 전쟁중이다. 그들의 무력에 비교대상이 되지도 못하는 이라크군을 향해 쏟아붓는 포탄과 총알들은 쉽게 그 나라를 뭉게뜨린다. 그리고는 해병대원들이 이라크 시민들을 돕기 시작한다. 피난행렬을 가로막고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불상사를 차단하기 위해 검색을 하면서도 피난민들이 걸어 온 먼 길을 생각하면 그들에게 연민을 느낀다. 도심에 들어서는 산발적으로 퍼붓는 총탄세례를 피하며 시민들에게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묻기도 하지만 그뿐이다.
적진 깊이 들어선 계급 낮은 군인들은 그저 상부명령에 절대복종을 해야한다. 윗선에선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몰라도 그 명령을 따라하는데도 군인들의 말을 귀기울이진 않는다.
물론 군대에서 명령은 절대 복종이어야 한다. 상관 명령에 의심을 하며 자기 의견을 펼치고 끝내 자기뜻대로 전투에 임한다면 당장 몸을 사릴수는 있겠지만 그 이후의 문제가 엄청 커진다. 이 시리즈에는 그런 모습이 가득하다. 모자란 장교들과 그들의 입에서 나온 명령을 따라야만 하는 하사관과 병사들이다. 가끔씩 상관의 어처구니 없는 명령에 말을 돌려 의견을 제시해봐도 그 의견은 묵살된다. 또 하나의 어처구니 없는 모습은 병사들에게 캡틴 아메리카라는 별명을 얻은 대위의 행동이다. 전쟁에서 살기위해 미친다고 하지만 적군의 AK47 소총을 전리품인양 모으기 시작하더니 정적을 깨뜨리는 사격을 하기도 하고 생포한 포로에게 위협을 가하고 엉뚱한 대원에게 해를 입게 만들기도 한다. 그래도 콜버트 하사나 픽 중위, 윈 중사처럼 장교와 병사 중간에서 입장을 두루 살피면서 하는 인물들도 있기에 많은 피해없이 전쟁에 임할 수 있는 거 같다. 군대를 갔다 온 남자라면 상관의 명령이 짜증스럽기만 하다. 좀 더 생각하면 더 좋은 방향을 이끌어 낼 수도 있는데 막무가내인 모습뿐이다.
작전을 세워도 장교끼리 마찰이 생기며 아침에 나왔던 작전이 저녁에 바뀌는 경우나 모순적인 작전이나 말도 안되는 작전이 생기는데 그 역할을 수행해야하는 대원들은 불안할 수 밖에 없을 거 같다. 전투가 없을 경우에는 콧수염 밀어버리라는 원사의 퍼붓는 잔소리를 들어야 하는 이런 저런 모습들이 이 시리즈 초반부터 등장한다. 답답함이 밀려오지만 그것이 군대 아니겠는가! 시리즈가 끝나면서 종군기자는 해병대원들과 함께 한 자리를 벗어나 후두암으로 목소리가 걸걸한 페란도장군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장교의 입장이 들어나면서도 제대로 정보를 갖지도 못하는 모습에 종군기자를 아무말도 못하게 하는 상황에서 역시 군대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된다.
또 하나 군대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정찰임무를 하면서 다른 부대보다 적진에 먼저 들어가는데에도 그들에게 장비는 부족하다. 야간에 투시경을 이용해 시야확보를 해야하는데도 건전지도 제대로 보급도 안해주고 윤활유가 없어서 적진에게 퍼부어야 할 무기들이 고장이 나기도 한다. 예전과 다른 전쟁 형태를 보이는 시대이지만 정작 그들에게 필요한 것들은 보급되지 않는 모습이었다. 전차로 적진을 밀어도 힘든 상황에서 그저 험비로 들이대는 모습에 그들의 목숨이 가벼워 보이기도 한다.
전쟁을 하게 되면서 살기 위해 수없이 방아쇠를 당기는 군인들을 보여주면서 마치 비디오게임을 하듯 그 상황을 만끽하는 군인들도 있고 방아쇠를 당겼지만 밀려오는 후회로 잠을 이루지 못하고 씁쓸해 하는 군인들도 있으며 그 현장을 담는 군인도 돈을 벌기 위해 뛰어들어왔다는 군인도 시종일관 상관명령에 투덜거리는 군인도 쓸데없는 잡담을 늘어놓는 군인도 있다. 각 개인의 성격만큼 전쟁속에 벌어지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건강한 체격으로 휴식을 만끽하는 것 같으면서도 괴로워하는 그들은 전쟁을 직접 몸으로 느꼈다. 자신들의 지나온 화면을 보면서 소리를 지르기도 하지만 이라크 땅에서 벌어진 처참함에 그들은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외관적으로는 이라크전쟁에서 한 부대의 내부모습에 치중한 것 처럼 보여지지만 어쨋거나 전쟁을 그린 시리즈다. 전쟁의 처참함을 노골적으로 보여주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뒷짐지며 이라크 전쟁을 벌인 미국을 치켜세우지도 않는다. 극적 효과나 배경음악 자체도 찾아보기 힘든 그저 담담하게 이라크전에 작전을 수행했던 제 1수색대 해병대원들을 쫓아가며 그들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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