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3. 8. 21:49ㆍ영화 투덜거리기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
감 독 : 데이비드 핀처
출 연 : 브래드 피트 / 케이트 블란쳇
장 르 : 드라마 / 로맨스 / 판타지
제작국가 : 미국
제작년도 : 2008년
다 죽어가는 늙은 모습으로 태어난 벤자민은 친아버지의 버림을 받고 양로원에 있는 퀴니의 보살핌을 받으며 키워진다. 그 특별한 존재가 살았던 날들을 그와의 사랑을 나누었던 데이지의 딸의 음성과 벤자민의 음성과 곁쳐지면서 되돌아보기를 한다.
영화를 보고 있으면 온전히 그의 삶이 담겨져 있는 모습에 빠져야 할텐데 이상하게 포레스트 검프를 떠올리게 만들고 굳이 필요없어 보이는 모녀의 상황을 자주 긴 러닝타임동안 그려지는 모습에 벤자민의 삶이 빨리 마무리 되길 바라는 생각이 문득 문득 들었다. 아마도 보통사람들과 신체시간이 다른 특별한 존재에게서 느껴져야할 감정들이 크게 다가오진 않았다. 데이지가 회상하는 벤자민을 떠올리며 자꾸만 어긋날 수 밖에 없는 애절한 사랑이야기가 관통할 것만 같기도 하면서도 이 영화자체는 사랑보다는 한 특별한 존재의 삶의 대한 영화를 담으려고 노력한 모습들이 더 컸던 느낌이다.
그런데 남들과 다른 특별한 벤자민은 살아가는데에 문제가 되질 않는다. 버림받아 키워지는 곳이 양로원이다보니 겉모습이 비슷하기에 쉽게 어울리기도 하고 혹여나 하는 생각에 찾아간 목사에게 힘을 빌리는데 몇살이냐는 말에 모두들 나이든 사람이 치매에 걸려 헛소리로 받아들이고 그저 웃고만 만다. 오그라든 다리가 펴지고 어렵게 걸어가는데에도 어떠한 느낌이 오질 않는다. 시간이 흐르면서 아직 어린나이임에도 노인의 모습을 한 벤자민에게 주변사람들은 거부감이 없다. 선장 마이크가 농담을 던지기도 했지만 그와 수많은 첫경험들을 나눈다. 이미 겉모습에선 숱한 세상의 풍파를 겪은 모습임에도 아직 아무것도 해보지 않은 아이였지만 쉽게 자신에게 다가와 알려주는 이들에게 생각지도 못한 것들을 하나씩 배워나간다. 그리고 벤자민이 데이지가 다쳤을 당시의 상황의 설명해주는 장면에서 살아가는 순간을 말하거나 자신의 곁에서 누군가가 죽어가는 것을 지켜봐야한다는 것들을 만들어 놓은 상황에 삶과 죽음의 대한 생각을 하게 만들지만 깊게 다가오는 그런 것들은 없었다.
삶을 살아가면서 여러 사건에 놓이게 되면서 다양한 경험을 했던 포레스트 검프는 더 극적으로 다가왔지만 벤자민 버튼은 더욱 힘들어보이는 모습임에도 그에게 별다른 감정이 들어가질 못했다. 시간은 모두에게 똑같이 흐르지만 외형적인 변화에서 차이점이 일어나 더욱 표면적으로 쉽게 그려져야 할 삶의 모습이 그의 슬픔과 고민이 전해지지 않아 아쉬운 생각이 든다. 겉보기에는 특별하지만 시간은 누구에게나 똑같은 것을 가져다 준다. 서서히 젊어지거나 서서히 늙어지거나 살아가면서 수 많은 일들을 접하면서 온갖 감정들을 배우고 그렇게 더 이상 흐르는 시간에 놓일 수 없음에 이르게 된다. 그런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던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