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2. 8. 23:21ㆍ영화 투덜거리기
콰이어트 맨 (He Was A Quiet Man)
감 독 : 프랭크 A. 카펠로
출 연 : 크리스찬 슬레이터 / 엘리샤 커스버트 / 윌리암 H. 머시
장 르 : 드라마 / 로맨스
제작국가 : 미국
제작년도 : 2007년
누군가를 응시하며 총알을 장전하는 밥 맥코넬이 있다. 마지막 총알을 장전하며 주저하고 할 수 있다 읊조리더니 타이밍이 좋지 않다며 책상 속 서랍에 총을 숨긴다. 회사 동료에게 놀림을 당하고 돌아온 집에서도 이웃의 헛소리를 들어야하는 그였다. 숨막히는 순간들 다시 꺼내든 총을 장전하던 순간 마지막 총알을 놓치는데 비슷한 처지에 있던 동료가 쏜 총에 자신이 제거 할 대상들이 하나 둘 쓰러지는 것을 목격한다. 그리고 자신을 무시하는 그를 향해 밥은 총알을 날린다.
의도와는 상관없는 행동으로 세상이 자신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졌음을 알게 되는 밥이다. 자신을 비웃던 이들도 친한 척 입발림을 늘어놓으며 접근한다. 그 아수라장에 살아남은 바네사를 찾아 간 밥은 자신을 죽게 내버려 두지 않았냐는 소리를 듣게 된다. 자신의 모습을 버틸수가 없다며 죽게 해달라는 바네사의 말에 밥은 행동을 옮기기 전까지 함께 식사를 하고 노래를 부른다. 지하철 역 휠체어에서 손을 떼는 밥은 미끄러져가는 그녀를 다시 잡는다. 바네사는 놓아달라며 소리를 지르고 밥은 그저 미안하다고 잡을 뿐이다. 그 순간 새끼 손가락이 움직이기 시작하고 상황은 점점 더 좋아져 바네사와 함께 살면서 조용하고 소심했던 밥의 생활이 활기가 넘친다. 그런 생활들이 바네사를 데리고 현장에 다시 찾아 온 순간부터 엉망으로 꼬이기 시작한다.
밥은 사무실에서 죽일 대상을 눈에 넣으며 손으로는 총을 장전하고 있고 결의에 찬 다짐은 입으로 뱉어낸다. 빠르게 지나가는 이미지 속에서 그는 격리된 세상에서 살고 있는 모습으로 홀로 조용하게 천천히 움직일 뿐이다. 장전하며 죽여할 대상을 떠올리고 점심시간 밖으로 나가 빵 한조각 입에 베어물고 건물을 폭파시키는 상상도 해본다. 동료와 이웃으로부터 벗어난 집에 들어서면 물고기와 대화를 나누기 시작한다. 냉장고에는 자신의 행동이 왜 그러했는지를 설명해줄 글이 붙어져 있다.
주저하고 있던 순간 먼저 방아쇠를 당긴 동료는 자신이었다. 떨어진 총알을 줍고 장전하며 손에 든 총구를 누군가에게 향하지만 상상속의 이미지가 곁치게 되고 눈을 보면 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 것처럼 세상을 향해 쏘질 못하고 자신에게 겨누는 것을 선택한다. 평소에도 자신의 갇힌 공간에서 살던 그였기에 떨어진 총알을 주우면서 그 순간 그가 조금이나마 원하던 생활이 상상으로 시작되었을 것이다. 그의 마음을 대변하는 빠르게 움직이는 대상들과 함께 움직이기 시작하며 평온을 얻었지만 다시 불안정한 상태로 변해가면서 처음으로 돌아가고 결국 자신에게 방아쇠를 당겼다.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누구에게도 따듯한 시선을 받을 수 없었던 밥은 그저 좋아하는 여자가 지나갈 때 넋을 잃고 바라보고 동료의 말에 웅크리며 이웃의 헛소리를 그냥 지나가는 말로 듣는다. 밥을 달라고 관심을 보이려는 물고기처럼 누군가의 관심이 필요했을 그일 것이다. 돋보기를 써가며 작은 성냥안에 그림을 그리는 것처럼 관심있게 바라봐달라는 그는 자살을 했고 누군가가 왜 그래야 했는지 묻는다면 밥은 내게 어떤 선택을 준 적이 있냐고 대답을 했을 것이다. 그의 마음을 쉽게 이해 할 수 있는 본인마저 씁슬 하게 만든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