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eries ] 데드 셋

2008. 11. 18. 22:43수다 떨기


영국에서 제작된 데드 셋(Dead Set)은 좀비시리즈물이다. 5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있지만 시간상으로는 영화 한편 반 정도의 시간이기에 짧은 시간내에서 이야기를 볼 수 있다. 불만스럽게 본 최근 몇몇 좀비영화들때문에 잊고 있었던 좀비들을 떠올리게 해줬다. 최근에 본 좀비영화를 보면서 너무 정형화된 설정때문에 보는 이의 긴장감을 불러일으키지 못하고 그들이 느끼게 되는 공포감은 그저 허탈한 웃음으로 살아남기위해 온갖 액션을 펼치는 모습에서 얼토당토않은 아찔함을 느꼈다. 익숙한 좀비영화이기에 무언가 새로움을 느끼기엔 힘들지만 뻔한 설정들로 일관된 모습으로 그려진 내용임에도 어쩔 수 없이 보게하는 좀비 자체의 매력이 있기에 또 보게된다.

데드 셋이라는 좀비 시리즈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직접 눈으로 목격한 결과 실망스럽게 봤던 영화들보다는 보는 맛을 느끼게 해주었다. 이 시리즈 또한 새벽의 저주를 떠올릴만한 익숙한 설정들로 가득차 있고 그 공식대로 펼쳐지며 해결되지 않는 결말로 이뤄지는 모습이긴 하지만 긴장감 있게 진행되는 그들의 허우적거림을 보며 좀비물의 매력을 느낄 수는 있었다.

빅 브라더 쇼를 진행하는 프로듀서 패트릭과 방송국에서 일하는 스텝인 캘리, 그리고 빅 브라더 쇼에 참여한 6명이 있다. 외곽에서 시체에 물린 사람이 방송국에 오게 되면서 좀비들의 습격이 시작된다. 단절된 곳에 있는 6명은 어떤 상황인지 모른체 쇼에서 살아남기 위해 쇼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방송국은 이미 좀비들로 가득차기 시작했고 살을 뜯어먹고 내장을 파먹게 되는 상황에서 캘리는 빅 브라더 하우스속으로 들어가 살아남는다. 패트릭은 쇼에서 탈락한 여자와 방에 갇히게 되는데 나중에 하우스에 안에 합류하게 된다. 캘리의 남자친구 릭은 좀비들이 즐비한 곳을 피해가면서 방송국으로 향한다.

인물설정에 있어서는 상당한 짜증을 불러일으키는 구성이다. 개인적으로 공포영화에서 소리만 질러대며 나 여기있어요를 외치거나 어물어물거리며 상황파악 제대로 못하거나 자기 혼자 살겠다고 나대는 설정들을 싫어한다. 이 시리즈에 이 캐릭터들이 그대로 살아있다. 보는 이를 괜히 답답하게 만든다. 패트릭이라는 프로듀서는 자기 잘난 맛에 온갖 욕설을 퍼부으며 자신의 뜻을 따르라며 독단적인 행동을 취하고 쇼에서 쫓겨난 여자는 그 상황이 안쓰럽긴 하지만 소리만 질러대고 쇼 참가자중에 왕따격인 아저씨는 여자가 칼을 휘두르며 상황을 제압하려는데 도움도 제대로 주지 못하더니 상황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끔직한 결말로 이끄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 어쩌면 좀비들이 인간을 물어뜯어 살을 찢고 내장을 뜯어먹는 장면보다는 살아남은 그들을 보며 짜증나는게 더욱 공포스럽다. 그래도 그 못난 캐릭터들중에서도 중심 자리를 잡아주는 캐릭터인 캘리가 있다. 방송국 스텝으로 여러 심부름을 하는 일을 하지만 혼란속에 빠진 상황에서도 정신을 차리며 살아남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데 큰 몫을 한다. 이들만 보여주기에는 답답했기에 외곽의 모습도 비춰지는데 캘리의 남자친구 릭이라는 인물을 보여준다. 좀비들의 등장을 제대로 몰랐지만 여자친구 곁에 가기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좀비영화에서 계속 등장하는 살아남은 사람들 중에서 감염되는 자가 발생하게 된다. 처음부터 죽이면 그만인것을 살려두다 보니 또 다른 희생을 불러일으킨다. 그런데 그 지점에서는 그들의 인간적인 감정을 제대로 목격할 수 없었다. 또한 감염된 이를 치료한답시고 안전한 곳을 이탈해 약품을 구하는 과정도 보여주며 그 상황속에 벌어지는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려 하는데 그렇게 크게 작용하진 않는다. 어쨌든 살아남은 자들이 한데 뭉치면서 서로 의견대립을 겪게 되는 갈등을 보여준다. 안전한 그곳을 벗어나 좀비들이 출현하지 않을 곳으로 가겠다는 인물은 좀비들보다 더욱 잔인스러운 장면을 만들어준다. 인간의 살점과 내장을 좋아하는 좀비들을 유인하기 위해 죽은 시체로부터 칼질을 해대며 그저 바라만 보고 있는 이들을 신경쓰게 만든다.


끄적이다보니 뻔한 설정으로 일관된 모습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것도 사실이지만 최근 우후죽순처럼 쏟아지는 좀비 영화들보다 훨씬 더 많은 매력을 느끼게 되는 부분도 많다. 그런 설정에 관대하다면 좀비들의 과격한 행동으로 벌어지는 피비릿내나는 모습들과 좀비들이 둘러쌓인 결코 안전할 수 없는 곳에서 발생되는 인간들의 감정을 보게된다면 충분히 즐길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