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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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기전

감      독 : 김유진
출      연 : 정재영 / 한은정 / 허준호 / 안성기
장      르 : 사극 / 드라마 / 액션
제작국가 : 한국
제작년도 :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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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최초라는 말을 참 싫어하는데 아마도 학창 시절 국사를 배우면서 느꼈던 점인데 요즘에도 뉴스나 예능에서 쉴새없이 볼 수 있는 말이라 짜증스럽게 다가오는 단어이다. 또한 영화를 홍보하면서도 자기네들이 있는 말 없는 말 다 지어내서 최초라는 수식어를 갖다 붙이는 것에 고운 눈으로 보게 되진 않는다. 이 영화는 세계 최초의 다연발 화포라는 신기전을 놓고 벌이는 이야기이다. 조선시대에 이런일이 있었고 만약 병기가 제대로만 된다면 이런 일도 벌어졌을거라는 상황을 보여준다.

상단 설주(정재영)는 명 사신단이 온다는 소식에 돈을 벌어보겠다고 기대를 품어보지만 명 사신단은 조선의 비밀 병기를 만든다는 이야기를 듣고 감시하러 온 것이고 그들의 감시를 벗어나 세종(안성기)의 신기전 개발을 재개하라는 명을 받은 내금위장(허준호)이 과거에 명 무사들의 습격으로 병기를 만들지 못했던 해산의 딸 홍리(한은정)를 설주에게 부탁한다. 참한 얼굴을 가진 홍리를 본 설주는 반하게 되고 내금위장의 신기전 개발을 도와달라는 부탁마저 들어준다.

홍리의 아버지가 만든 것을 맛보기로 본 설주는 상당한 위력에 놀라워 하면서 동료들을 끌어모이고 신기전 개발에 착수한다. 여러 어려움을 겪으면서 한발 한발 완성에 가까워지지만 그들이 생각한 것 만큼 제대로 구현이 되질 않는다. 몇번의 실패를 겪으면서 완성을 앞둔 시점 세종은 내금위장에게 더 이상 개발을 하지 말라는 명을 내린다. 이미 연인관계에 들어선 설주와 홍리에게 좋은 소식은 아니지만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는데 다행히 마음을 돌려세운 세종의 결심으로 신기전은 그 위력을 발산한다.

러브모드로 발전해가면서 벌어지는 코믹한 상황이나 세종의 입에서 욕설이 나오는 상황등은 기존 사극과는 다른 느낌을 전해준다. 딱 막힌 사극을 보면서 답답함을 느꼈기에 그리 좋아하는 장르가 아니다. 언제나 의문을 품게 만드는 양반들의 대화체와 사람사는 냄새가 풍겨나오는 서민들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는 양반들에 흥미가 없었다. 이 영화도 여러면에서는 그런 모습도 띄고는 있지만 반면에 편한 모습들을 가지고 있다. 인물설정들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게 만드는 전형적인 모습도 있지만 여러인물을 통해 그려 낸 상황이나 사건들은 보는 재미를 준다.

마지막 신기전의 위력을 보여주는데 대신기전의 로켓포는 대단했다. 날아가는 모습마저도 지금 미사일과 흡사하고 줄기차게 조선을 압박했던 명 무리들과 여진족 무리가 쓰러지는 모습을 시원스럽게 그렸다. 다만 상대방 국가에 흘러나가선 안되는 정보를 홍리는 알려준다. 나중에 그 사람은 다시 조선으로 사신단을 데리고와 양국가의 우호를 다지는 다리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런 모습에서 애국을 부르짖는 모습은 별로 없다. 역모에 휘말려 아버지가 돌아가신 설주에게 여러 상황이 겹치게 되면서 어쩔수 없이 신기전 개발을 하게 되지만 홍리의 조선을 지켜야 한다는 거창한 말보다는 지금 곁에 있는 이들을 지키기 위해 힘을 쓰는 모습이다.

신기전의 활약 후 세종은 설주와 홍리의 뒷모습에 절을 한다. 마치 지금 정치인들보고 너네들도 저런 마음가짐으로 정치를 하란 것처럼 노골적인 모습을 보인다. 이런 닭살돋는 모습은 신기전의 활약부터이다. 조금씩 닭살을 돋구더니 명 사신단의 재방문, 세종의 절, 설주가 홍리에게 바치는 축포로 흐르며 절정을 달했다. 어쨌든 그 신기전을 놓고 벌이는 상황속에서 재미도 느끼게 하지만 통쾌함보다는 예전이나 다를 게 없는 지금의 현실을 생각하게 만드는 씁쓸함도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