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5. 12. 00:00ㆍ영화 투덜거리기
엑스페리먼트 (Das Experiment)
감 독 : 올리버 히르비겔
출 연 : 모리츠 블라이브트로이
장 르 : 드라마 / 스릴러
제작국가 : 독일
제작년도 : 2001년
택시 기사인 타렉(모리츠 블라입트로이)은 고립된 감옥에서 2주일을 지내고 4천마르크를 받는 심리실험에 참가할 사람을 구하는 신문광고를 보게된다. 타렉은 예전에 근무했던 신문사에 가서 감옥 체험에 대한 기사를 쓰겠다고 제안한다. 물론 타렉 본인이 들어가서 체험을 하고 돈도벌고 충격적인기사도 쓸게될것이라는 기대감도 곁들어져있다. 모집일 당일 많은사람들이 지원했고 그중에 20명을 뽑아 간수와 죄수로 나뉜다. 사회에서 무슨 일을 했건 평등한 지원자 20명은 12명의 죄수와 8명의 간수로 나뉜다. 개인의 능력과는 상관없이 누구는 죄수이고, 누구는 간수일 뿐이다. 입고있는 복장만 다를 뿐 동등한 피실험자이다.
외부와 완벽하게 차단된 대학병원 지하에 마련된 감옥에서 2주일간의 실험에 들어간다. 처음에는 간수.죄수 모두 일종의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모두가 평등하다고 하지만 명령을 내리는 건 간수입장이고, 누군가 불복하고, 다시 그 명령을 따르는건 죄수입장이다. 통제된 생활을 하기 위해서 폭력을 사용해야지만 이 실험에서는 폭력은 금지사항으로 되어있다. 하지만 이 심리실험은 단 사흘 만에 감옥은 통제할 수 없는 광기에 휩싸여든다
실험의 사건은 단순하게 시작된다. 식사시간...소화가 안 돼 우유를 마실 수 없다는 죄수와 음식을 남길 수 없다는 간수와 충돌한다. 타렉이 그 죄수의 우유를 대신 마심으로써 승리를 거둔다. 식사를 마치고 돌아온후 체면을 구긴 간수는 다시 돌아와 타렉에게 팔굽혀펴기를 시키고, 역전을 한다. 다음날 같은 상황이 벌어지자, 이번에는 모든 죄수가 함께 팔굽혀펴기를 한다. 자신들의 명령이 무시당한다는 것을 느낀 간수들 역시 하나로 뭉친다. 간수들은 폭력을 못쓰기에 모멸감을 주는 것이 가장 바른 길이라고 생각한다. 죄수의 옷을 벗기고, 침대를 뺏는다. 다음날 타렉이 다시 도발을 하자, 이번에는 한밤중에 타렉을 납치하여 머리를 밀어버린다. 그 위에 쉬까지 한다.
엑스페리먼트에서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사람은, 죄수 타렉과 간수인 베루스다.7년간 단 한번도 회사에 지각한 적이 없을 정도로 규율을 잘 지키던 베루스는, 지배자가 된 순간 모든 이성을 잃어버리고, 지나칠 정도로 합리적이 된다. 그가 원하는 것은 효과적이고 일사불란한 통제이고 방법은 폭력이다. 본보기로 한 사람(타렉)을 괴롭히고, 한 사람의 잘못을 이유로 전체에게 물리적 위협을 가한다. 폭력을 쓸수 없었지만 그 실험을 주관하는 박사는 그것까지 다 염려해두고 시작했던 실험이라 크게 관여하지는 않는다. 타렉의 도발과 저항도 처음에는 직업의식이었지만, 나중에는 일종의 본능적인 생존의식이다.
사건은 벌어지고 그 속에서는 광기만이 흐르는거 같아보인다. 어느날 죄수들의 면회시간이 있다. 타렉의 여자친구도 왔지만 간수들에의해 타렉은 면회를 보지못한다. 면회했던가? 하지만 여자친구는 다시 들어와 꼭 만나게 해달라고 부탁을 하고 간수는 못이기는 척 데리고 간다. 한편 감옥안에서는 끔찍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다. 모니터를 하고있던 여박사는 그 상화을 보고나서 실험을 끝내려하지만 간수들은 그 여박사마져도 감옥에 집어넣는다.
엑스페리먼트에서는 인간은 사악한 존재이며 조그마한 권력의 기회가 주어지면 그 힘으로 인해 이성을 잃고 절제된 생활을 못하는 약한 존재로 보여진다. 엑스페리먼트는 모든 것이 감시되는 감옥 안에서 상황이 일어난다. 모든 것이 서로 다 보여지고, 연구자들 또한 카메라로 감시함에도 불구하고 상황은 점점 통제불능으로만 흘러간다. 아니 통제를 위하여, 스스로 통제를 벗어난다. 단지 실험에서 간수의 옷을 입었다는 것만으로, 그들은 변하기 시작한다. 간수의 지위에 맞게 바뀌지 않으면 죄수를 통제할수없는것이다. 간수들중에 한 간수도 그 폭력을 반대했다는 이유로 오히려 따돌림을 받고, 폭력에 의해 죄수가 갇힌 감방에 있게된다. 그 상황은 누구도 제어할 수 없다. 점점 간수,죄수 모두 그들의 인격이 희미해진다. 재미있는 기사를 쓰기 위해 끊임없이 도발을 감행하던 타렉 역시, 자신의 무력함을 느끼고는 더 이상의 상황을 만들려 하지않는다. 죄수복을 입은 그들은 단지 번호로 불릴뿐이다. 죄수들은, 간수들에게 철저하게 굴복한다. 간수들은 자신의 제복에만 권위를 부여하고, 인격을 버린다. 타인을 굴복시키는 일처럼 황홀한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달은 간수들은 마침내 연구소를 장악하고만다.
사회에서 그저 평범한 사람인 베루스도 간수의 역할로 인해 잔인한 독재자가 된 것은 감옥이라는 환경때문일까, 아니면 인간의 본성 그 자체 때문일까. 타렉 역시 베루스처럼 간수역할을 했다면 그 경험을 기사로 쓰지 않았을까. 폭력에 굴복하는 인간이 얼마나 가벼운 존재인지를. 엑스페리먼트는 그 누구도, 결코 이 지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진실을 던져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