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5. 18. 21:24ㆍ영화 투덜거리기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嫌われ松子の一生)
감 독 : 나카시마 테츠야
주 연 : 나카타니 미키
장 르 : 코미디 / 뮤지컬
제작국가 : 일본
제작년도 : 2006년
혐오스런 마츠코? 마츠코가 도대체 어떤 일생을 보냈기에 혐오스럽다는 말이 붙었을까라는 궁금증이 생기며 시작된 영화는 조카 쇼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쇼는 음악을 하겠다며 집을 뛰쳐나와 그럭저럭 지내다가 여자친구에게 이별통보를 받았다. AV물을 보며 외로움을 달래던 밤을 보내고 느닷없이 찾아 온 아버지의 부탁을 받아 죽은 고모 마츠코의 물건을 정리하는데 마츠코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아픈 동생을 둔 마츠코는 아버지의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동생이 늘 걱정인 아버지는 무표정했고 자신에게는 관심이 없어 보였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와 외출했던 마츠코는 달콤한 케익을 맛보았으며 재미난 공연을 보게 되었다. 그런 상황에서도 무표정한 아버지의 얼굴은 변하지 않았다. 이에 마츠코는 공연에서 본 웃긴 표정을 아버지앞에서 펼쳐보이며 모처럼 웃는 아버지를 보게 되어 나이가 들면서도 그 표정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렇게 아버지의 관심을 보이려 선생님이 되고 무난한 삶을 보내다가 뜻하지 않는 일에 빠져들게 된다. 류라는 학생이 저지른 일을 무마시키기 위해 벌인 일이 꼬이고 꼬여 마츠코는 선생일을 그만두고 자신에게 관심없는 집을 떠나게 된다. 그때부터 마츠코의 삶은 혐오스럽기 시작한다. 작가 지망생을 만나 동거를 시작하면서 온갖 폭력에 노출되기도 하지만 그녀는 그곳에 있으려 한다. 작가 지망생말대로 돈을 얻어왔지만 이내 그는 자살을 하게 되었고 마츠코는 가족의 인연까지 끊게 되었다. 또 한번 마츠코는 위기에 처한다. 하지만 아직 그녀의 혐오스런 삶은 남아있다. 작가 지망생 친구의 첩을 하고 몸을 팔아 업계의 최고가 되기도 하며 어느 남자와 동업을 하다가 일이 꼬여 그를 죽이게 되어 교도소까지 갔다오게 된다. 이발사와 잠깐 사랑도 하기도 했지만 교도소의 긴 세월동안 세상은 변했다. 출소 후 미용사로 일을 하면서 교도소 동기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지만 이런 삶에 빠져들게 만든 류를 만나게 된다.
마츠코의 일생은 사랑에 궁핍한 모습으로 극단적으로 흘러가기만 한다. 감독의 전작 <불량공주 모모코>처럼 여전히 화면은 화려하고 만화적이며 예뻐보이지만 마츠코의 일생은 빠져나올 수 없는 지옥으로 향하는 것만 같다. 순종적인 모습을 가진 마츠코였지만 한번의 반항으로 굳어진 결심은 되돌릴 수 없는 길에 놓여지게 만들었고 사랑을 갈구하며 만난 남정네들은 하나같이 제정신 아니고 평범하지 않은 인간들이었다. 혼자가 아닌 함께 있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폭력과 무시를 참아보지만 세상의 끝을 여러번 경험하게 된다. 그런데 이상하게 마츠코는 비슷비슷한 부류의 남정네들과 얽히기만 한다. 아무리 사랑에 목말랐다고 외로움에 살지않겠다고 그런 상황에 스스로 들어가기는 어색하기만 하다. 결국 그런 꾸준한 모습이 훗날에 류에게 신적인 존재로 조카 류로부터 연민을 얻게되는 결과를 낳게 되지만 영화 내내 이상한 남자들만 만나다가 자포자기하는 모습이 썩 달갑게 다가오진 않았다. 남자에게 버림받아 세상의 끝을 보았다고 생각했을 때 또 비슷한 기회가 찾아와 반복되는 삶을 살면서도 남자에게는 사랑만을 얻길 바라는 모습과는 대조적으로 삶을 살아가는 모습은 상당히 자신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가족의 인연을 끊고 홀로 남게 된 마츠코였기에 더욱 더 애정이 그리워했을테고 아버지의 죽음에 동생의 죽음에 미안한 생각이 들었고 다시 갈 수 없는 고향을 떠올리며 고향에 있는 강과 비슷한 곳에서 눈물을 흘려보내는 삶을 보내다가 어이없는 죽음을 맞게 된 마츠코. 태어나서 죄송하다고 몇번이고 살려고 아둥바둥했지만 늘 배신으로 점철된 삶이었고 마지막 희망까지 붙잡아도 봤지만 그 희망조차도 얻을 수 없었던 그녀였다. 하지만 영화는 끝까지 희망의 별을 보려 했던 그런 마츠코를 보여주며 중간 중간에 지나가는 티비 속 벼랑끝에 놓인 사람을 보여주며 삶에 대한 태도에 대해 말하고 있다.
나이가 들고 어른이라는 위치에 놓이게 되면 어린시절 꿈꾸던 자신의 세계가 이뤄졌을거라 생각하겠지만 마츠코와 같이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 정말로 혐오스런 인생에 놓이게 되어 한심하고 괴롭고 외로운 자신을 보며 인생이 끝났다라고 여기겠지만 그래도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그것도 아주 꿋꿋하게 ... 피고 지고 또 피는 오색찬란한 꽃들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