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세계

2008. 5. 18. 21:20영화 투덜거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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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아한 세계

감      독 : 한재림
주      연 : 송강호
장      르 : 드라마 / 느와르  
제작국가 : 한국  
제작년도 : 2007년


청과물 도매업을 하고 있는 인구(송강호)는 조직폭력배의 중간보스이다. 불경기인 지금을 어떻게든 살아가려고 하는 그는 현재 아들을 유학 보냈고 자신을 이해해주지 않으며 자신도 유학을 보내달라는 딸과 물이 제대로 나오는 집으로 이사 가기를 원하는 아내가 있는 가족의 가장이다. 물론 그 모든 것을 얻어내려면 지금 하고 있는 조폭일에서 성과를 이뤄내 돈을 만들어내야 한다.

영화에서 인구가 하는 일은 강압적인 폭력행사로 사업을 추진하고 그 사업으로 돈을 만들어내며 상대조직의 견제를 봐야하는 조폭일이다. 보스에게 충직한 모습을 보여야 하고 보스의 동생과도 친하게 지내야 한다. 그렇게 일을 하면서도 집에서는 인구를 가장으로 받아주질 않는 모습이다. 돈을 벌어오는 사람이며 딸을 이해하지 못하고 아내가 원하는 것을 제대로 해주지 못하는 존재이다. 그의 일상에서 유일한 휴식은 아마도 어린시절부터 친구였던 현수와 함께 밥을 먹는 시간이다. 비록 상대조직이며 사업을 따내기위해 싸워야하는 관계지만 밥을 먹으며 유치한 장난을 하고 긴장하며 보낸 시간을 잠시나마 여유를 부릴 수 있는 시간이다. 하지만 그건 잠시 뿐이다. 다시 생활전선에 나서야 어떻게든 먹고 살아갈 돈을 마련할 수 있다.

인구가 꿈꾸고자 하는 것은 다른 가장들처럼 번듯한 집을 마련하고 온 가족이 함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만큼의 돈을 모으고 행복하게 사는 누구나 꿈꾸는 그런 세계이다. 그러기 위해서 수많은 일들을 겪어야만 하고 겪었기에 누구나 부러워 할 집을 마련했지만 아들, 딸과 함께 아내도 집을 떠나 외국생활을 하게되어 인구는 기러기아빠로 남게된다. 그 커다란 집에서 홀로 남게 되었고 외국에 있는 가족들을 위해 밥벌이를 계속해야만 하는 상황은 여전하다. 가족 소식에 웃음이 꽃피웠지만 쓸쓸히 그것을 바라만 봐야하는 인구에게는 더욱 가혹한 모습이며 먹고 있던 라면 그릇을 홧김에 던져버렸지만 그가 치워야 할 상황이다. 함께 있을때는 그저 티격태격 싸움을 하고 인구 자신은 가족을 위한다며 여러가지를 챙겨보지만 아내와 딸의 얼굴 표정은 언제나 어두웠는데 인구를 남겨놓고 지내는 그들의 모습은 너무나 밝기만 하는 것에 더 자신이 안쓰럽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우아한 세계를 꿈꾸지만 현실은 여전히 우아하지도 아름답지도 못한 삶을 살뿐이다.

인구가 비록 조폭의 모습을 띄고 있지만 그가 생활하는 모습은 다른 일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과 겹쳐지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아버지의 모습과 똑같다. 일의 성과를 얻어내기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해 이뤄내고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상처가 나면서도 결코 놓지 못하며 더 심해지면 온 몸을 내던져 피를 봐야하는 상황까지 이르게 된다. 조폭의 모습에서 일상의 모습과는 다른 모습이지만 비루하게 살아가는 모습은 같아보인다. 물론 영화속에서 느껴진 부분이다. 좀 더 확실하게 눈에 띈 모습을 취하기에 달라보일 뿐 보통 아버지의 생활전선도 이리저리 치이고 또 치이며 하루하루를 그렇게 살아가고 가족이 함께 하는 집을 마련하기 위해 참고 또 참는다. 때려치고 싶어도 쉽게 놓지 못하는 것처럼 인구도 보통 아버지처럼 살아가고 있다. 돈을 버는 기계로 전락되어 가족들의 무관심속에서 아버지의 존재는 잊혀져만가고 잊혀질뿐만이 아니라 증오의 대상이며 사라져야할 위치로 변한 요즘의 모습과 똑같다는 것이다. 흔한 부부싸움의 모습을 보이며 이혼의 위기에 처하기도 하고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딸의 속마음을 알고는 파출소까지 다녀오며 밖으로는 자신을 위협하는 다른 존재로부터 생명을 뺏기지 않도록 뛰어다녀야만 하는 모습이다. 인구가 족쇄를 차고 감옥에서 면회를 하면서 놓인 유리벽처럼 인구는 세상에서 그런 존재가 되어있는 상태다.

인구의 삶이 찌들고 지친모습을 가능하게 한 것은 송강호의 힘이다. 굳이 말 할 필요가 없는 그의 연기는 <우아한 세계>에서 조폭이 아닌 한 가정의 피곤에 지친 아버지로 느껴지게 만들었다. 평범해보이는 한 가정의 문제처럼 보이지만 어느 가정에서나 한번쯤 있었을 법한 상황에 놓인 아버지 인구를 보여주는 모습도 좋았다. 후반부 더욱 어둔 모습을 취할 수 도 있지만 조폭보다는 아버지의 생활에 맞춘 모습이 더욱 다가오는 감정을 두드리며 우리네 아버지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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