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uda ] 24 / LOST 시리즈가 끝났다.

2010. 5. 26. 22:23수다 떨기

시즌8로 24. 시즌6으로 LOST가 끝났다. 다음 이야기를 끌어갈수도 있겠지만 더 이상 이야기는 없다. 잭바우어의 냉철하고 묵직하게 테러진압과 정의실현을 하던 모습은 볼 수 없다. 이상한 섬에 떨어진 오세아닉 생존자들의 삶도 이제는 지켜볼 수 없다. 혹 제작자가 미쳐서 다시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내서 시리즈를 만들어낼 수 있겠지만 이제는 그 약발도 다 한듯 하니 아마도 힘들 듯 하다.


재빠른 판단력으로 CTU에서 테러진압을 하던 잭 바우어는 시리즈가 거듭되면서 온갖 고난을 몸으로 직접 받아내며 CTU의 적으로 미국의 적으로까지 간주되기도 하면서 괴물처럼 변해가는 모습에 안쓰러움이 가득해졌다. 온몸에 상처 가득하고 마음속에는 그 보다는 아픔으로 가득한 그였지만 나라를 위해서 정의를 위해서 그를 뛰고 또 뛰었다. 새로운 단서를 얻어내기 위해 몹쓸 고민도 여러번 보여줬고 잠시동안 이성도 잃어보기도 했지만 여전히 그 자리를 지켜냈다.

24시리즈만의 색깔은 실시간이다. 시리즈를 보면서 그 시간에 저기로 어떻게 빨리 움직였나 의문을 품기도 하겠지만 동선이 그려지는 구역내에서 그들의 움직임이니 그려려니 하면 된다. 위험한 24시간 동안 숨막히게 돌아가는 모습. 에피소드를 끝낼때마다 한층 더 고조되는 긴장감과 위기감이 실시간이라는 맛을 더욱 더 흥미진진하게 만들어준다. 잭 바우어란 인물만 쫓아다니다 보면 그 실시간이란 생각이 어렵겠지만 다양한 장소에서 벌어지는 위험한 상황이 존재하기에 다른 인물들이 그 공간을 차지 한다. 시리즈가 거듭되면서 눈에 익힌 구조와 전개로 진행되지만 더 세게 더 거칠게 더 위험하게 그 뒤를 메워냈다.


이번 시즌을 마무리가 되면서 24 시리즈는 끝을 냈다. 서로가 고생한듯 잭 바우어와 오브라이언의 마지막 대화에 잠시 미소도 지어볼 수 있게 해준 시간도 만들어주고 그들은 그들만의 24에 그대로 남겨졌다. 시즌 8까지 오다보니 여러 인물이 등장했다. 흑인 대통령 팔머를 만들어 냈고 여성 대통령 테일러 그리고 무너진 대통령 찰스. 그에 따른 참모진들... CTU의 국장들과 요원들... 다양한듯 하지만 비슷비슷한 테러범들... 잭 바우어의 가족들까지... 다른 시즌들이 끝난지 오래되었지만 마지막에서 두 사람을 보여주듯 오브라이언과 잭 바우어의 활약이 잊질 못한 인물들로 남겨졌다. 테러를 막기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보여주는 미국 잘났다라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잭 바우어의 신념을 끝까지 볼 수 있어서 즐거웠다. 수고했어요! 잭 바우어~


로스트의 떡밥은 대단했다. 마무리되었음에도 제대로 건진건 없다. 무엇하나 제대로 알려주지 않고 감질맛나게 에피소드를 진행하는 모습에 로스트를 처음에는 제대로 보지도 않았다. 그러다가 도대체 어떻게 이야기를 끝낼껀지 궁금해 마지막을 지켜봤지만 처음 느꼈던 대로 별다른게 없다. 시리즈가 시작되면서 이상한 섬에 살아남은 자들이 각각의 에피소드를 통해 그 자신들이 살고 있던 삶과 섬에서의 모습을 차례로 보여주면서 삶의 이야기를 보여주었다. 그게 다인 듯 하다. 시리즈가 거듭되었지만 똑같은 반복만 있었을뿐이었다. 그래도 놓지 못하는 떡밥때문에 이렇게 끝까지 보게 되었다. 섬에서 벗어난 생존자들 원래의 일상에 돌아오기도 했지만 결국 이상한 섬으로 돌아간다. 시즌 6에서 돌아온 생존자들과 어느 공간인지 불분명한 모습의 또 다른 그들을 보여주며 마지막까지 낚시질은 계속 되었다.

시즌 6이 시작되면서 생존자들이 섬이 들어오면서 다른 모습의 삶을 섬에서의 생존과 곁치면서 보여주기 시작한다. 또 다른 세계가 있을 법한 내용으로 평행우주론을 들먹이는 것처럼 보인다. 비행기에서 추락해 살아남은 자들이 얽혀진 인연이 또 한번 다른 모습을 그려진다. 그런데 거기에서 대부분은 시즌 6이전에 보여줬던 과거의 삶이 아니다. 새로운 모습으로 그려지기도 하고 이전과 비슷비슷한 모습을 가진 이들도 있다. 그런데 마지막 에피소드에서는 너무나 허무하게 그 모습들이 왜 그러했는지 설명해준다.


무언가 있을 듯한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키더니 정작 그런 것들이 왜 그러한 모습을 띄었으며 왜 관계가 되었는지에는 아무런 설명도 없다. 시리즈가 마무리 되기 얼마전 에피소드에서는 제이콥과 검은연기에 대한 이야기가 그려진다. 하지만 그것도 제대로 된 설명이 없다. 어떤 에피소드를 통해 생존자들이 접했던 순간에서 과거에 벌어졌던 상황을 연관시키며 무언가를 알려주기도 하지만 마치 그건 이렇게 이야기 앞뒤가 맞는거라며 억지로 이어붙인 느낌이 든다. 시리즈 이외의 외적인 요소에는 전혀 관심이 없기에 로스트가 그려진 그대로 생각이 들뿐이다. 그 수많은 떡밥들에 낚여 보게 되었지만 지지부진하게 전개되는 상황에 답답함을 느끼기도 했지만 어쨌든 로스트를 마무리하게 되었다. 스핀오프격으로 다른 인물들이 그려질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그 낚시질에 덜컥 또 물릴지 모르겠다.

시리즈가 마무리되는 요즘 심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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