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ook ] 4월의 물고기

2010. 3. 25. 23:48수다 떨기

4월의 물고기
- 권지예

사랑은 우연을 가장한 운명일까 부딪히다보니 죽을만큼 보고싶고 그리워지고 간절하게 서로를 원하는 것일까 서로의 상처까지 어루만져주고 함께 하는 것일까라는 거대한 주제는 사랑을 접하게되는 이들 각각의 느낌에서 정의되니 무엇이라 딱 꼬집어 말하기 힘든 감정이다.

4월의 물고기는 서인과 선우의 사랑이야기이다.
그들은 서로를 만나기전에도 여느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사랑을 하고 있다. 그 사랑이 하룻밤의 쾌락을 즐기는 짧은 순간이거나 지독하게 자신을 지켜보는 이의 흠짓한 순간을 맛본다. 그렇게 둘은 서로의 환경에서 자신의 취향에 맞는 일과 사랑을 하고 있다. 그러던 중 운명같이 서로를 인지하게 된다. 일로 만난 두 사람이었지만 어느 순간 그를 그녀를 보고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기 시작한다.

잦은 만남을 통해 빠르지만 아주 따듯한 사랑도 나누고 이 사람이라는 운명에 서로 곁에 있어준다. 하지만 둘은 무언가를 서로에게 감추고 있다. 과거의 흐릿한 기억을 집요하게 물어보진 않지만 사랑이라는 감정속에 있다보니 어느 작은 것 하나라도 알고싶어한다. 하지만 기억 저편의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어 놓질 않는다. 꺼내어 보려해도 선명하지 못한 기억이기에 잠시 머뭇거리기만 할 뿐이다. 여기에서부터 서로를 기대를 사랑의 따뜻함이 무언가를 감추고 있는 장르의 변주가 시작된다. 그리고 그 기억들은 하나 둘 씩 되살아나고 행복한 것만 같았던 사랑도 알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다. 선우의 알수없는 행동들이 현재의 사건과 부딪히게 되면서 잠시 드러냈던 과거를 캐내게 되고 그것이 서인의 억눌렀던 과거를 떠올리게 되면서 서로에게 의지하려 믿으려 했던것마저 의심을 품게 되기도 하지만 그 과정마저도 서로를 알아가고 이해하며 상처를 보듬어 주는 모습을 그려낸다.

감추고 있던 두 사람의 과거와 현재가 이야기되면서 상처를 드러내는 순간 멜로에서 스릴러로 변하게 된다. 책 중반이후부터 추리를 그려내지만 앞서 그려진 장치들이 속속 숨어있는 것들이 아니다 보니 그 과거란 것들도 읽다보면 그들은 이전에 서로를 한번 느꼈던적이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리고 현재의 사건에서 위험한 상황에서 무엇이 진실인지 궁금함을 끌어내기도 하지만 사랑이 어디까지 감싸줄 수 있는지를 떠올린다면 결말도 예상범위안에 있다는 것을 알 수있다. 그도 그럴것이 책속에서도 서인이 생각하는것처럼 삼류이야기에서나 그려질 내용들이 그대로 진행되고 있다. 누가 그랬다라는 추리보다는 왜 그랬나를 숨겨진 그 상처를 설명해주는 느낌이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큰 축인 서인과 선우의 사랑말고도 서인의 친구 혜경이나 선우를 스토거하는 유정이나  그 설정들은 통속적이다. 어떤 비중을 차지할 것같은 오형사 입장에서 바라보기도 하지만 더 이상은 없다.

거스를 수 없는 운명적 사랑. 그 상처마저도 받아들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