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의 누

2008. 5. 16. 21:09영화 투덜거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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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혈의 누             

감      독 : 김대승 
주      연 : 차승원, 박용우, 지성  
장      르 : 미스터리 / 스릴러 
제작국가 : 한국  
제작년도 : 2005년

코믹 이미지로 탄탄한 흥행력을 과시했던 차승원이 진지한 모습으로 보여준다.
물론 그는 코미디만 출연했던 것은 아니다.  그렇게 눈에 뛰진 않지만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에서 고소영을 좋아하는 남자로, <주유소 습격사건>에서 아주 잠깐 나온 스피드를 즐기는 놈으로, <신혼여행><세기말>에서 조금은 진지한 역으로(세기말에서 차승원은 강사역으로 괜찮게 나왔다), <리베라메>에서는 방화범으로 코믹 이전에도 여러 모습을 보여주었었다. 이병현, 이은주를 좋아하진 않았지만 입소문으로 <번지 점프를 하다>를 보았고, 이것이 김대승 감독의 작품이란 것을 알게되었다.  미스테리 스릴러와 시대극, 이 모든 이유가 <혈의 누>를 보게 만든 것이다.  

1808년 어느 날, 외딴 섬 동화도에서 사건이 시작이 된다.
마을 사람들은 굿을 준비하고 있고, 포구에는 배에다가 임금에게 조공받칠 종이를 싣고 있다. 몇몇사람들의 대화에 무언가가 숨긴 사연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럴 쯤에 굿이 시작이 되고, 굿을 벌이던 여자는 7년전 죽은 강객주(천호진) 원혼의 목소리가 되어 자신을 죽이게 만든 사람들에게 저주를 퍼붓겠다고 말을 한다. 그 때 배에서는 불이 나고, 실종자가 생긴다.

임금에게 바칠 공물을 실은 배가 불에 탄 사건을 조사하러 나온 이원규(차승원)일행은 도착 첫날부터 원한으로 보이는 사건이 일어난 것을 목격하게 되고, 과학적인 수사방법으로 살인 범을 곧바로 찾아낸다. 하지만 동화도 사람들은 굿을 했을당시를 되내이며 이것은 강객주의 원혼이 벌이는 일이라며 조바심을 낸다. 그래서인지 5일동안 연쇄살인사건이 벌어지게 된것이다. 죽은 사람들의 최후의 모습은 강객주 가족이 받았던 모습대로 행해졌으며 강객주를 모함한 발고자들이었고, 동화도 사람들은 강객주로부터 은혜를 받았음에도 그 모함이 잘못되었음을 누구 하나 이야기 하려 하지않았음에 두려움을 갖게 된 것이다.  

<혈의 누>는 오프닝부터 흥미를 가지고 출발한다.
궁금증을 유발하더니 곧바로 사건이 진행이 되고, 닫혀진 공간속에서 제한 된 시간동안 일을 해결하지 않으면 사람들은 몇일 동안 일어났던 일들이 강객주의 원혼이라고 죽는 순간까지 믿을테니, 원규는 사건을 해결해야한다. 영화는 친절하게도 후반부에 부연설명을 곁들여 이해를 도운다. 너무 자세하게 보여줌에 아쉬움이 남는 면도 있지만 줄거리상의 연결관계를 확실히 해 두고 있는 것이다. 정확한 단서를 곳곳에 두었기에 반전의 묘미는 약하다고 할 수 있다.

이 영화는 그저 흥미거리의 연쇄살인사건을 해결하는 목적이 아니다. 그 속에서 행해졌던 인간의 탐욕스런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누가 착한인간이고 누가 나쁜인간인가는 존재하진 않는다. 모두 다 속물인 것이다. 선한사람으로 비춰 진 강객주 또한 한 인간에 불과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두호(지성)를 데리고 살면서 능력으로 신분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희망을 줬지만 오해(강객주의 딸을 구해줬는데 그녀를 범한것으로)로 인해 그 희망은 분노가 되어 발고자의 한 사람으로 돌아 서게 만든 장본인이다.  인권(박용우) 또한 어떤가? 강객주가 모함으로 죽음앞에 섰음에도 그의 모습은 보여지질 않았다. 이 살인 또한 그저 한 사랑하는 여인네의 복수를 대신 행해주는 것이며 제지소에서 일을 안하겠다는 사람들을 패라고 시키며 근대로 접어드는 시절임에도 철저한 신분을 중시하는 인물이다.

주인공인 원규도 똑같은 인간이다. 정의로운 위치에서 일을 해결하다가 그 사건에 자신의 아버지가 연루되었단 것에 괴로움에 시달리다 돌아가는 뱃길에서 증거품을 바다에 던지고 만다. 이것은 아버지의 죄를 덮어버리고 동화도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단순 연쇄살인사건으로 묻어두려는 모습이다.

아무래도 영화의 주제를 제대로 보여준 장면은 마지막 발고자인 두호를 마을 사람들이 죽이는 장면일 것이다.  원혼의 복수가 아님에도 사람들은 7년전 진실을 묵인했던 아픔속에서 헤어나올 수 없었기에 두려움이 커졌으며 굿이란 방법으로 닭의 목을 베어 집에 피를 뿌리며 원혼의 접근을 막으려하는 무모함을 펼치면서도 두려움이 없어지질 않았기에 마지막 발고자를 범함으로써 자신들의 죄를 씻기를 바랬지만 그것 또한 인간의 탐욕에서 비롯 된 마음이기에 결국 하늘에선 드디어 혈의누가 떨어지는 것이다.

김대승 감독이 말한 염치없는 인간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동화도를 지옥을 만들었고 스릴러를 표방하면서 궁금증을 유발하면서 탄탄하게 만든 이야기구조가 마음에 든다. 무엇보다도 무엇을 말하고자하는지를 확실하게 이야기 해주었던게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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