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덤 오브 헤븐

2008. 5. 16. 21:08영화 투덜거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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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킹덤 오브 헤븐 (Kingdom of Heaven)             

감      독 : 리들리 스콧 
주      연 : 올랜도 블룸, 에바 그린, 리암 니슨, 에드워드 노튼, 제레미 아이언스  
장      르 : 드라마 / 전쟁 
제작국가 : 미국 
제작년도 : 2005년


리들리 스콧의 <글래디에이터>로 인해 여름 블록버스터영화중에 서사극이 한 두개씩은 관객들에게 선을 보여주었다. 영화가 개봉하기도 전부터 광고를 무참히도 보냈던 <킹덤 오브 헤븐> 또한 리들리 스콧의 작품이다. 묵직해보였던 <글래디에이터>와는 달리 <킹덤 오브 헤븐>의 무게감은 그리 크진 않지만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명확하게 남겼으며 그 동안의 일방적인 서구인들의 시선으로 비춰졌던 역사이야기를 그래도 나름대로 공평하게 말하고자하는 노력은 보인다.

영화의 배경은 십자군전쟁때이다. 유럽인들이 십자군 전쟁을 일으켜 예루살렘왕국을 세워 성지를 지킨다는 것이다. <킹덤 오브 헤븐>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실존했던 인물이었지만 영화속에서 비춰진 모습은 아니었다. 다만 극적인 효과를 거두기 위해 재탄생 된 이야기일뿐이다. 영화를 보고나서 사실을 알게 된다면 반감이 생길지도 모른다.

발리안(올랜드 블롬)은 대장장이로 살다가 어느 날 고프리(리암 니슨)가 나타나 예루살렘에 가자고 한다. 그의 말에 발리안은 자살한 아내의 평안을 위해 예루살렘을 향한다. 그러던 도중에 고프리는 죽음과 맞닿고 발리안은 기사작위를 얻게 되며 소명을 받게 된다. 예루살렘에 도착한 발리안은 왕인 볼드윈 4세(에드워드 노튼)의 신임을 얻게 되지만 그는 그리 큰 꿈은 없고 자신들의 백성을 보호하려 한다. 전쟁의 광기에 사로잡힌 기 드 루시냉의 진군때문에 그동안의 술탄의 샬라딘과의 평화공존은 파괴되고, 마지막 결전이 벌어진다.  

복잡할 것 같은 인물구조는 단순하다.
그렇게 많은 등장인물이 나오는 것도 아니며, 영화의 흐름은 발리안이 쥐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발리안은 고프리가 기사작위를 주었을때 내 뱉은 말들은 가슴 속 깊이 묻고 있으며 실천하려고 한다. 그렇기에 볼드윈 4세가 주겠다는 왕위도 오르지 않고 방관주의에 돌아서다가도 결전의 날이 닥쳤을때는 백성을 보호해야한다며 끝까지 버텨 성을 내주고 백성의 신변보호를 얻어낸다.

영화는 3시간 40분 길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2시간 20분으로 줄이다 보니 허술한 줄거리와 많은 볼거리가 없어진 느낌이다. 기 드 루시냉이 왕위에 올라 샬라딘과의 최후를 벌이는 장면은 원정길을 오른 모습과 시체로 널부러진 모습을 보여주며 대규모의 전투였을거라는 추측만을 남겼다. 잘린 영상속에 포함이 되어있는지 모르겠지만 아쉬움이 남았다. 아마도 이것은 마지막 공성전을 보여주기 위해 시간을 둔 것일테다.  
전략과 기지로 최후까지 버틴 발리안... 그 결투를 보고는 있었지만 발리안의 올랜드 블롬의 힘이 모자라 보인다. 군중에게 연설할때도 왠지 모르게 어색한 느낌이 들었다. 좀 더 힘있는 배우가 발리안의 역할을 했었더라면 아쉬움이 든다.

영화속에서 내내 가면을 쓰고 나약한 목소리를 갖춘 왕이 에드워드 노튼이다.  발리안을 꼬실듯한 모습을 보이는 시빌라는 몽상가의 에바그린이었다. 그런대로 배우는 만족을 한다.

적어도 이 영화를 보겠다고 마음먹었던건 단 한가지였다. 공평한 영화였다기에 의심하지 않고 영화를 보았지만 약간은 속은 느낌이었다. 나는 어차피 종교에 대한 좋은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기에 종교전쟁따위에는 명분이 없음을 늘 가지고 있었다. 자신들이 우상시 되는 신을 서로 최고라고 다른 종교에서 믿는 신을 이교도로 잡아떼며 서로 죽이는 모습은 어처구니가 없어도 너무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십자군 전쟁 또한 그렇기에 일어난 것이다. 이슬람,기독교,유대교의 성지인 예루살렘을 차지하겠다는 도대체 차지해서 무얼하겠다는... 영화속에서 평화공존을 외치는 티베리아스(제레미 아이언스)의 말처럼 신은 핑계일 뿐 전쟁의 목적은 영토와 재물이란 것을 알고 있음에도 그들은 전쟁을 벌이고 있었다. 전투를 마치고 돌아 온 발리안 앞에 영국 사자왕이 십자군 원정길에 나선다. 그렇게 또 반복이 되는 것이다.

재밌던것은 시간만 있으면 모든게 신의 뜻이라고 말하는 자들이다. 이것은 자기안위를 도모하며 자신의 뜻을 합리화하는 모습이다. 그 직격탄을 날린 모습은 발리안과 샬라딘과 싸움을 마치고 옆에서 성직자가 한 말이었다.  개종을 해서 이곳을 떠나간 후 다시 개종을 하면 된다고...  그의 말에 발리안은 당신의 신은 편리해서 좋겠다는 말을 한다. 공평하게 이슬람과 기독교를 오가며 보여주는 듯 하지만 그래도 서구인의 시선으로 가득 해 보인다. 얼핏 보면 이슬람을 되레 욕을 하는 모습일 수 도 있다. 발리안처럼 서구인들은 아랍인들도 포용하며 지내려 하고 끝까지 그들을 지켜준다는 모습이 궁색해보이기까지 했다. 하지만 감독은 나름대로 공정한 시선을 갖추려 노력했으면 무모한 십자군 전쟁을 이야기했고, 마지막 자막에서까지 여운을 남게 만들었다. 아직도 예루살렘은 조용하지 않다고...

과연 킹덤 오브 헤븐은 존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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