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da] 당신이 주인공

2011. 6. 28. 00:38수다 떨기

아무런 정보없이 당신이 주인공이라는 연극을 보러갔다.
그런데 아뿔싸!  홍대근처에서 열심히 김대범 소극장을 찾다가 인근 성당에서 외국인 남자와 결혼식을 마치고 기념사진 찍는 것을 힐끔 쳐다보고 건물 뒷편에서 아무리 찾아도 극장이 보이질 않기에 연락을 넣어 위치가 어디냐고 캐묻고 제대로 찾아간 곳... 다음지도에서 알려준 위치랑은 앞뒤가 바뀌었다. 전화받는 사람은 주변에 뭐 있는지도 모르고... 어쨌든 그 소극장에 내려가서 표를 끊는데 컨셉이라는 이유로 막말을 하는 여자가 있었다. 그리고 연극 정보를 적어놓은 작은 종이를 집어 들고 연극 시작하기전까지 잠시 방황했다.

연극배우 모집... 오잉... 뭘까나... 아차... 연극 제목이 당신이 주인공이구나~
이제야 눈치를 채고... 아 나 이런거 싫어하는데. 니네들 연극하는거 보고싶다는 거지. 내가 웃고 싶어 연극 보러간건 아니잖아라는 생각으로 10여분 전에 극장앞에 도착했더니 이상한 컨셉으로 연극 보러 온 사람들을 정리시키는 애들이 있었다. 흠.. 뭘 또 적으라고 하네... 연극하다가 사연 읽어주나...

뭐 그렇게 들어갔더니 타이핑 치는 스크린에 혼자 막 ㅋㅋㅋㅋ 를 쳐대는... 그걸 보고 어린애들을 좋다고 웃어대고. 아 왜 이렇게 어린애들이 많은거지... 나랑 진짜 안 맞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결코 참여 하고 싶지 않은 이 인생은 그저 방관자로 구경하고 싶을뿐이었지만 시작하지만 이상한 기운이 솟더니 결국 지나가는 행인으로 돌아올 상황을 모면하려 했지만 그것도 장난이 아니더군. 거기에 하나 더를 했지만 도저히 떠올리고 싶진 않다. 워낙 민망함을 많이 느끼고 낯을 하늘높이 가리다보니 뭘 참여하는 걸 정말 싫어하는데... 흠... 봉긋이는 날 보고 막막 웃는다.

코믹체험극.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참여하는 건 아니지만 이런저런 모습으로 보러 온 이들을 참여시키며 그 공간에 놓여져 있는 이들을 웃기게 하는 연극이었다. 즐기자면 한없이 재밌겠고 이 재미없는 인간처럼 끔찍히 자신이 앞마당에 끌여들어가는 것을 죽어라 싫어한다면 열심히 웃다가도 내가 내가 왜... 나를 나를 왜... 뭐 그렇다는 거다.  봉긋이는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