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짜

2008. 5. 18. 14:07영화 투덜거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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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짜 (The War Of Flower)             

감      독 : 최동훈 
주      연 : 조승우 / 김혜수/ 백윤식 / 유해진  
장      르 : 드라마
제작국가 : 한국  
제작년도 : 2006년



가구공장에서 일을 하던 고니(조승우)는 일이 끝나고 벌어지는 노름판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어깨 넘어 보이는 화투판이 호락호락해 보여 결국 고니는 손을 집어넣게 되고 몇년 모은 돈까지 잃게 된다. 아쉽기도 하고 아깝기도 한 화투판. 돈이 눈에 아른거려 누나의 이혼 위자료까지 훔치며 판돈을 걸지만 판을 벌인 사람들은 고니의 돈을 노리고 왔음에 순식간에 많은 돈은 그들의 손에 들어가게 된다. 장난으로 삼아 친 화투로 오갈데 없는 신세로 전락해 버린 고니는 자신의 돈을 가지고 간 전문도박꾼 박무석을 잡기 위해 전국을 뒤진다.

그러던 중 어느 도박판에서 전설의 타짜 평경장(백윤식)을 만나게 되고 그를 스승으로 모시면서 화투기술을 익히며 지방원정도 돌고 누나에게 줄 돈을 모으기 시작한다. 정마담(김혜수)을 만나서 충분한 돈을 벌고 평경장의 가르침대로 집에 돌아가려 했으나 화투판 유혹을 벗어나지 못하고 본격적으로 기술을 발휘한다. 정마담과 함께하며 자신의 기술을 널리 이용하는데 어느 날 평경장이 죽었다는 것을 알고 난 후 화투판에서 만난 고광렬(유해진)과 함께 평경장을 죽였을 거라 믿는 타짜 아귀를 만나려 복수하려 하지만 사랑에 빠질 여자와 만나고 화투판의 비정함을 맛보며 예상못한 거친 파도에 휩쓸린다.

이 영화는 연기 잘하는 배우들의 집합처럼 느껴진다. 그만큼 그들의 연기가 캐릭터속에 살아있는 듯 여겨진다. 내 선입견속에 굳어버린 배우도 있지만 영화에서 눈을 즐겁게 해주니 딱히 연기 못했다라는 생각이 들진 않았다. 영화를 이끌어가는 고니를 연기한 조승우는 선한모습에서 악한모습까지 매력적인 분위기로 가득했고 전반부에 나오는 백윤식은 역시 멋지게 소화해내는 역할을 보면서 그만이 느낄 수 있는 푸근함도 느꼈고 영화에서 무게감이 잡힐때쯤 그 무게감을 깨뜨려주며 즐거운 웃음 던져주는 유해진도 자연스러움 그 자체로 포장되어있으면서 섬뜩함을 주는 김윤석도 영화를 몰입해주는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

타짜. 화투를 최고로 잘 치는 사람이란다. 섯다. 어릴적에 심심할때 해본거 같은데 어느게 1이고 어느게 10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데 규칙을 몰라도 전혀 상관없다. 화투를 치면 긴장감있게 빠르게 진행되면서 그 안에서 그들의 모습만 보기만 해도 된다. 그리고 화투판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모습을 보면서 무언가를 느끼면 된다.

설마 이 영화를 보고 나도 타짜될래라는 생각은 하지 않을 것이다. 영화가 교훈적으로 끝이 났지만 고니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될지도 모르지만 영화는 헛된 욕망을 꿈꾸는 자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고니의 화투판 입성은 그저 눈요기로 보면서 재미로 게임을 했을 뿐이다. 하지만 그 판에서는 돈이 오가며 잃는다. 밑천이 바닥나도 어떻게든 돈을 다시 마련해 다시 손을 집어넣는다. 하지만 역시 똑같이 잃기만 할 뿐이다. 고니가 평경장에게 배우면서 누나의 돈을 갖기 위해 딱 다섯배만 마련하겠다고 만약 그 다음에도 화투판에 손을 내민다면 손가락을 자르겠다고 다짐도 하지만 이미 들어온 세계를 벗어나기엔 쉽지가 않다. 그래서 갖은 기술을 습득하며 알아주는 실력자로 거듭나지만 고니가 있는 곳은 곁에 두고 있지만 서로를 믿지못하는 각자의 이득만을 생각하는 비정한 곳일 뿐이다. 지금은 친구지만 잠시 후면 등을 돌리는 냉정한 세계란 것이다.

고니의 막판, 정마담의 불러 아귀와 손목을 건 한판을 벌이는데 서로 속고 속이는 게임이기에 한 수 위였던 고니가 승리하고 돈을 챙기며 평경장을 죽인 정마담의 돈에 불을 지른다. 그리고는 정마담이 쏜 총에 맞는다. 다행히 목숨은 무사해 돈가방을 메고 기차를 타 사랑하는 사람에게 달려가지만 습격을 받고 모은 돈이 하늘로 날아간다. 돈을 땄지만 결국 그의 손에 들어간 건 별로 없다. 그러한 모습을 보면서 허무한 욕망의 끝을 보여준다. 그리고 한 장면 더, 한국을 떠난 고니가 어느 카지노에서 외국인들 사이에 있다. 한번 잘못 들인 발때문에 쉽게 욕망에서 벗어나지도 못하고 그저 헛된 욕망을 꿈꾸는 모습이 이어진다. 그렇게 잘못들어선 길때문에 고니는 아직도 그 헛된 꿈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을 것이다.

<범죄의 재구성>을 본 후 최동훈감독의 차기작을 관심있게 기다려 온 나는 만족 그 자체다. 시간을 왔다갔다 하면서 뚜렸한 성격을 가진 캐릭터들로 빠른 진행을 하면서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게 만들고 영화의 클라이막스에 이르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이후 주인공의 훗날 모습까지 또한 음악의 분위기도 전작과 비슷하지만 <타짜>에서 느낄 수 있는 모습도 많았다. 매력이 많은 가운데서도 한탕 성공한 모습이 아닌 씁쓸한 모습으로 마지막을 그린 게 괜찮기도 하지만 너무 교훈적이라는 생각에 잠시 아쉬움도 느꼈다. 하지만 매력이 더 많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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