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와 담배

2008. 5. 18. 13:57영화 투덜거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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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피와 담배 (Coffee And Cigarettes)             

감      독 : 짐 자무시 
주      연 : 로베르토 베니니 / 스티브 부세미 / 빌 머레이 / 알프리드 몰리나 / 스티브 쿠건 
장      르 : 드라마 
제작국가 : 미국  
제작년도 : 2003년


커피와 담배가 놓인 탁자 사이에 놓인 그들의 관계는 어색해 보인다. 몇편에는 친한 친구사이와 형제가 있지만 대부분이 서로를 경계하는 모습처럼 여겨지는 관계이다. 아무리 친구이고 친척이라 할지라도 분위기가 친하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 안면이 있어서 어색한 자리에 오게 된 것이지만 원활해 보이지 않는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 그런 분위기를 맞추는게 커피와 담배의 역할이기도 하다. 어색한 분위기가 흐르면 손에 쥔 커피잔을 들어올려 입으로 다가가 조금씩 조금씩 마시며 조용한 흐름에 앞으로 꺼낼 이야기나 상대방의 이야기를 기다린다. 그리고 담배를 한 모금씩 피워가며 분위기를 달래기도 한다.

다른면에서는 대화의 주제가 떨어졌다싶으면 상대방의 커피잔에 커피를 따라주면서 상대방에게 담배를 건네 불씨를 주며 손에 든 커피와 손에 쥔 담배를 소재 삼아 이야기를 이어간다. 니코틴 중독이니 카페인 중독이니 따지면서 금연중에 담배 한 개비 정도는 괜찮다며 담배는 끊어야 쓸데없는 돈이 안나간다며 말을 해도 그들은 자연스레 커피와 담배를 곁에 두고 있다. 신의 음료라며 샴페인이라고 칭하는 커피와 맛있어 보이지 않는 커피. 자신이 취향에 맞추어 놓은 커피를 지키기위해 웨이터와 신경전을 벌이고 카페인 중독으로 손이 떨림에도 계속 커피잔을 입에 가져다 놓기도 한다.

그렇게 커피와 담배는 11편의 에피소드에게 제 역할을 충분히 한다. 각각의 에피소드에서 보여지는 담배와 커피의 역할을 비슷비슷하다. 한 사람의 기호품이 이제는 혐오품으로 바뀐 이 시대에 막연하게 커피와 담배를 예찬하는 모습은 어울려보이지 않은지 그 속에서도 담배에 대한 찬반이 오고가기도 한다. 담배를 피우고 커피를 마신 후 별로 의미없어 보이는 대화들을 끝낸 후 그들은 어색한 만남을 마친다.

담배를 피우기에 커피를 마시는게 아니라 커피를 마시니깐 자연스레 따라오는 담배이기에 그 조화는 제대로 된 조합인 듯 하다. 아침식사를 커피한잔과 담배로 해결하는 커피를 마실 때 자연스레 담배를 꺼내는 나에게는 11편의 이야기속에 중심을 잡고 있는 커피와 담배가 반가웠다. 11편에서 각자 다른 주제의 모습이 그려지는데 그 에피소드에 맞는 사람들이 나와 제목과 관련된 모습을 갖추는데 그 사이에 놓인 사람들의 무의미한 대화와 그로인해 만들어지는 분위기는 별다른 움직임없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11편의 나오는 배우 혹은 가수들을 다 알 수 없었지만 낯익은 배우들이 실명으로 나오는 모습에서 더욱 더 보고 듣는 재미를 느끼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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