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2008. 5. 18. 13:58영화 투덜거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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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괴물 (The Host)             

감      독 : 봉준호 
주      연 : 송강호 / 변희봉 / 박해일 / 배두나 / 고아성 
장      르 : 드라마 
제작국가 : 한국  
제작년도 : 2006년


한강변에서 매점을 운영하는 박강두(송강호)는 겉보기에 한심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 계산대에서 물건을 팔아야 하는데 동전을 깔아뭉긴채 잠을 자고 손님에게 줄 오징어 다리를 슬쩍하며 달리거나 걷다가도 자주 넘어진다. 운동권 출신의 4년제 대학 실업자이고 참관수업에 술마시고 나타나는 박남일(박해일). 결정적 순간에 시간을 끄는 양궁선수 박남주(배두나). 이렇게 형제가 있지만 형제조차도 박강두를 많이 부족한 형.오빠로 여긴다. 하지만 곁에 그런 박강두를 마음씨는 따듯하다고 가엽게 여기는 아버지 박희봉(변희봉)이 있다. 그리고 박강두에게는 엄마없이 자란 박현서(고아성)라는 딸이 있다.

어느 날. 한강변에서 돌연변이 괴생물체가 출현한다. 평화로워 보였던 한강변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하고 많은 사람들이 괴물의 먹이감으로 죽게된다. 박강두도 딸 현서와 함께 도망치다가 그만 잡은 손을 놓쳐 괴물에게 딸을 잃어버린다. 정부는 상황을 진압한답시고 한강변에 있던 사람들과 현장을 격리시킨다. 현장에서 박강두와 함께 힘을 합쳐 괴물에게 덤볐던 미군 하사관은 언론에서 미화되며 안쓰러운 죽음을 당한다. 반면에 박강두는 바이러스타령하는 정부때문에 큰 하수구에 살아있다고 전화가 온 현서를 찾아야함에도 도움은 커녕 방해만 될 뿐이다. 하지만 현서를 구해야겠다는 박강두의 가족들은 힘을 모아 스스로 구하려한다.

힘이 없는 가족들이기에 그저 무모하게 보이진 몰라도 현서를 찾겠다는 집념은 대단하다. 수많은 하수구를 돌아다니며 현서가 죽었을거라는 슬픔보다는 살아있다는 희망을 품으며 배고픔을 달래며 현서가 있을 단서를 찾는데 조금씩 가까워질 수록 가족들도 위험에 처하고 희생하게 된다. 결국 괴물은 최후를 맞이하게 되고 새로운 가족이 만들어진다.    

<괴물>은 괴수영화가 아니다. 헐리우드의 괴수영화를 쫓아하지 않아 다행이라고 하는데 그 이야기를 그리는 모습이 확연히 구분되는데 왜 그런말을 하는지 이해 할 수 없다.(관습적 장르를 벗어났다고 하는데 일찍 괴물이 출현해 가족구하기를 통해 그 안의 이야기를 그린것이나 1시간씩 뜸을 들이다가 그 안에서 가족의 위기를 그리다가 괴물이 출현해 가족 구하는 것이나 별로 크게 달라보이진 않는다) 공권력이 투입 되질 않고 결국 쓰러뜨리는 건 가족이라고 하는데 헐리우드의 자본 결핍으로 작은 영화들속에서도 그런 종류는 찾아보면 많다.(살기위해 죽인다) 또한 괴물과 군의 싸움이 계속 이어지다가도 결정적 순간에는 군과는 별로 관련이 없는 이야기를 이끌어간 사람들이 해결했다.(파괴되는 세상을 구하기위해 죽인다) 단지 그런 영화들은 대결에 초점을 맞춰 파괴적인 액션으로 그려진 것이지 지금 살고 있는 이 시대를 비판하려는 모습이 적을뿐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괴물>은 괴물 자체를 사회비판대상으로 놓고 그것을 어느 가족에 관련해 이야기를 끌어가는 것이기에 헐리우드 괴수영화와 비교하는 자체가 우스워 보인다.(가족을 구하기위해 죽인다) 괴수영화라고 포장된 이 영화에서 그 동안에 보여줬던 액션대결을 기대하며 영화를 본다면 실망할 수도 있을 것이다. 괴물을 CG로 작업했는데 영화초반과 후반의 결정적인 모습일때는 어색하기만 했다.(킹콩 작업을 했던 회사가 CG를 담당했는데 그때도 낮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힘들었다고 하는데 여전히 그 기술은 힘들었나 보다. 킹콩때처럼 보기 민망할정도로 어색하게 티가나고 사이즈가 바뀌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니 말이다)

<괴물>의 영문 제목은 HOST이다. 영화상에서도 숙주생물이라고 나오는데 미군의 독극물 방류로 인해 돌연변이로 나타난 생명체이다. 괴물은 파괴를 일삼는 모습을 보여준다기보다는 한국 사회의 어두운 면을 괴물에 집어넣었다. 그 사회가 괴물을 키우는 숙주라는 것이다. 노골적으로 한국정부의 무능함을 보여주기 위해 괴물인 돌연변인 생명체를 만들어낸 방관자로 나타나며 소시민인 박강두 가족은 현서를 구하기에 힘을 쓰지만 사회 이곳저곳에 박혀있는 부조리는 그들을 가로막기만 한다. 그리고 희생당한 가족의 슬픔을 무시한채 카메라를 들이대는 언론에 잘 보여지길 위해서 신경쓰는 모습뿐이다. 괴물 출현에 관여해야 할 정부를 쓸모없는 공권력을 발휘하고 미국에 의지하는 모습으로 박강두가 처한 상황에서 보여진다. 아무도 돕지 않고 알고자하지 않는 씁쓸한 사회의 모습만이 가득하다. 한강에서 괴물이 출현했고 큰 사상사가 발생해 혹시나 일어날지 모를 바이러스에 대해 무능한 한국정부를 대신해 세계보건기구가 간섭하게 된다. 또한 한강변에 군이 투입되었지만 바이러스때문에 병력이 빠지게 되고 그 빈 곳을 미군이 들어서게 된다. 괴물을 없앨때도 필요한 정부는 보이질 않는다. 보이긴 했지만 미국의 에이전트 옐로우를 발휘하는 모습이 영화 초반에 다리에 매달려 있던 괴물과 흡사한데 이는 다른 괴물로써 괴물을 죽인다는 것인데 한국정부는 그것을 허락한 것이다.

단란해 보이지 않았던 박강두의 가족. 현서가 괴물에게 잡혀가고 나서 한데 뭉치는데 사회가 그들을 막을 수록 가족애는 더욱 더 크게 그려진다. 사건이 끝나고 박희봉의 희생이 있었음에도 결국 현서를 찾아올 수 없게된 박강두는 현서의 부탁에서인지 함께있었던 집이 없는 세주를 새로운 가족으로 받아들인다. 겨울. 한적한 밤 한강변. 박강두는 여전히 매점을 지키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머리색이 바뀌고 옆에는 엽총이 있다. 괴물이 다시 출현할까라는 두려움보다는 사회에서 인정하지 않았던 자신과 새롭게 구성된 가족을 지키기 위해 괴물같은 사회에 대한 두려움인 듯 하다. 그리고 새롭게 구성된 가족, 세주와 함께 밥을 먹는다. 그 뒤로는 시끄럽게 언론에서 떠들어대는 괴물 사건 결과가 뉴스로 보도되고 있다. 딸을 잃은 아버지와 형을 잃었던 세주는 직접 몸으로 겪었음에도 뉴스는 관심밖이며 발로 꺼도 되는 소음일뿐이다. 눈앞에 놓인 밥을 집중해서 먹을 때 걸림돌이 될 뿐이라는 것이다.

씁쓸한 이야기임에도 웃어야하는게 더욱 더 씁쓸함 맛을 남긴 듯 하다. 그리고 너무나 노골적으로 한국 사회를 비판하면서도 웃게 만들고 여러 장면에서 상징적인 비유가 자주 등장해 보는 재미보다는 개인마다 느끼는 해석하는 재미가 많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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