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끼

2010. 7. 20. 09:28영화 투덜거리기




이끼

감      독 : 강우석
출      연 : 정재영/ 박해일/ 유준상/ 유해진
장      르 : 드라마 / 스릴러
작국가 : 한국
제작년도 : 2010년



재밌게 본 만화가 영화로 다시 그려진다는 것에 기대도 우려도 했었다. 그런 면을 따지자면 그럭저럭 원작이 하고픈 이야기를 나름대로 담아낸 느낌이지만 그래도 역시 원작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긴 러닝타임에도 모든것들이 들어가진 않았지만 큰 줄기의 이것저것들은 담으려고 노력한 모습이다. 거기에 마지막 재미도 더해주기도 했다.

천용덕형사(정재영)는 죄를 짓는 이들을 감옥에 보낸다. 그들이 출소 후 다시 죄를 지으면 또 그곳으로 보낸다. 정의감이 불타는 것 같지만 그렇지만도 않다. 알아서 스스로 뒷돈을 챙기고 여기저기에 인맥들을 만들어 자신의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런 그가 유목형이라는 신앙심 깊은자를 알게 된다. 어떠한 특별한 수단 없이 말로 얼굴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모습에 혹하게 된다. 그리고는 갱생을 위한 마을이 만들어진다. 그 마을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시간이 흘러 유목형이 죽게 되고 그의 아들 유해국이 그곳에 오게 된다. 자신을 서울로 보내려는 천용덕 이장의 모습에 그리고 아버지 죽음에 의문을 품게되어 그곳에 남는다.

영화는 인물의 뒷배경을 처음부터 알려준다. 그렇다보니 각 인물들의 숨겨진 이야기로부터 시작된 의문의 죽음은 별다르게 궁금증을 만들어내지 않는 모습이다. 유해국이 막판에 천용덕 이장이나 마을 주민에게 아버지 죽음에 연관을 지으면서 윽박지르만 그 의문의 죽음에 진실을 찾기위한 모습이 제대로 그려지진 않았다. 서울로 안올라가냐는 마을주민의 말로 궁금증을 만들기만 했을 뿐이다. 그렇기에 만화에서 그 의심스러운 마을 주민의 모습은 더욱 약해졌다.

아버지가 남겨놓은 자취를 따라가다 이 모든 것들이 천용덕 이장을 지목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되고 그러면서 어느 사건으로 인해 서로 인생이 꼬인 박민욱 검사를 불러들이고 그 마을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그 마을에는 천용덕 이장뿐만 아니라 김덕천, 전석만, 하성규, 영지도 있다. 아무래도 영화가 여러 인물들을 설명해주느라 시간이 길어졌다. 마을에 없어서는 안될 인물들이기에 스쳐 지나가진 않는다. 그 마을사람의 모습은 만화와 거의 비슷하다. 그런데 등장 인물 중에 박검사가 가지고 있던 이미지는 사라졌다. 김덕천을 통한 유머는 통하는 느낌이지만 유해국과 박검사가 주고받는 대화에서 풍기는 유머는 왠지 낯간지럽기만 하다. 어쨌든 인물들도 각각의 위치에서 열심히 움직인다.

그런데 이 영화는 스릴러다. 만화를 본지도 꽤 되긴 했지만 이야기들을 알고 있었던 점도 있겠지만 영화가 처음부터 그려내는 모습에서 서로 감춰진 모습에서 서서히 드러나는 본 모습들이 긴장감있게 담겨져 있는 반면에 영화에서는 유해국이 만들어가는 스릴과 서스펜스 천용덕 이장이 만들어내는 공포감은 많이 떨어지는 편이다. 그런 분위기를 내려고 애쓰는 모습이 보이고 숨도 딱 멈춰보고 다시 내뱉기도 하지만 서로 얽혀진 광경에서 펼쳐지는 긴강감은 그리 크지가 않았다. 강우석 감독의 그 동안 그려냈던 직선적인 모습이 여기에도 들어가면서 의문의 죽음에서 시작되지만 아무래도 설명을 쉽게 쉽게 늘어놓다보니 그 숨겨진 진실을 찾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스릴의 맛은 없다. 처음부터 유해국이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의문이 적었다.

하지만 원작에서 말하고자 했던 사회상을 영화에서는 더욱 더 직선적으로 읊어낸다. 신이 되려는 인간이나 인간이고픈 인간이나 그것들을 위해 온갖 비리를 만들어내고 만든 권력을 이어나가기위해 더욱 더 큰 비리를 저지르며 인물들의 모습이 어느 한방향으로 극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모습이다. 그 권력에 욕심을 갖게 되고 이상적인 꿈을 꾸면서도 현실을 외면하는 모습이거나 현실에서 더 많은 이득을 얻고자 하는 모습들이 각각의 인물들에게 나타나져있다.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그려낸 원작의 모습에 반가움도 있지만 분위기는 한풀 꺾인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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