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화속으로

2010. 6. 18. 23:07영화 투덜거리기



포화속으로

감      독 : 이재한
출      연 : 최승현 / 권상우 / 김승우 / 차승원
장      르 : 전쟁 / 드라마 
작국가 : 한국
제작년도 : 2010년


실화를 바탕으로 포항여중 전투에서 71명의 학도병들의 전쟁 드라마가 그려졌다. 낙동강을 지키기 위해 3사단은 학도병만을 포항에 남겨두고 떠난다. 북에서 내려온 766부대는 학도병만 남은 그곳을 향하고 있다. 한번도 총을 만지지 못한 학도병들. 그저 애국심에 불타는 마음으로 전쟁터에 나왔지만 그 처참한 광경을 아무도 모른다. 아는 이가 있다해도 총한번 제대로 쏘지 못하고 여린 마음을 달래는 그저 무시무시한 광경을 지켜봐야만 하는 이들이다.

적에게 넘겨주지 않기 위해 남은 학도병들은 이전과는 다른 생활을 하게 된다. 아직 부딪히지 못한 낯선 모습에 어리둥절도 하지만 나라를 지키겠다는 집념으로 방아쇠를 당기기 시작한다. 도망가도 누가 뭐라할 것 없지만 그곳에 남은 학도병들은 방어작전을 만들어내고 국군이 오는 시간을 벌 수 있게 자신의 몸을 희생한다.

이런 이야기 자체만으로도 멋진 모습이 그려질 듯 한데 영화는 그 모습들을 제대로 만들어 내지 못한다. 처참한 전투장면도 이렇다할 특색도 가진게 없고 여느 전쟁 영화가 그래왔듯 그안에서 머물러 있다. 이건 이미 눈이 한층 더 실감나는 전투장면에 익숙한 탓이다. 어쨌든 그러한 장면이 특별한 충격없이 그려지지만 영화 자체를 방해하는 감정호소를 바라는 너무 남발한 음악이었다. 안그래도 이야기들이 툭툭 끊어지고 있는데 거기에 음악들도 쓸데없이 자주 귀에 거슬리게 만든다. 드라마 자체로 감정을 끌어오르게 만드는게 아니라 이 시점이 되었으니 음악으로 고조시키려 하기만 한다. 전쟁의 삭막함이 묻어나는 때깔나게 만든 화면은 봐줄만 하지만 너무 극단적으로 자주 클로즈업되는 알맹이 없는 인물들과 마치 전쟁 뮤직 드라마처럼 보이기에 맥이 자주 끊기기만 했다.

영화속에서 학도병들은 목숨을 아끼지 않지만 영화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너무 아낀다. 조국을 위해 숨진 그들의 진정한 이야기를 들을 수 없었고 그저 학도병 한 아이의 나래이션으로 감정만 끌어올리려고 안간힘을 쓸 뿐이었다. 끝까지 처절하게 버틴 그들에게 마지막 장면들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라고 쓰인 문구가 무색하게 만들기까지 한다.

포화속으로 그들의 이야기는 그대로 묻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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