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수

2008. 5. 17. 21:48영화 투덜거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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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수             

감      독 : 김성수 
주      연 : 권상우 / 유지태 / 손병호  
장      르 : 액션 / 느와르  
제작국가 : 한국  
제작년도 : 2005년


영화가 시작하자 한 남자의 울부짓음이 보인다. 그의 손에는 총이 놓여져 있고 총소리와 함께 야수 타이틀이 떠오른다. 처음부터 대담하게 이 영화는 비극으로 향한다는 것을 알려주고 시작한다. 곧 이어서 포스터의 '마음 속에 남을 두 남자' 라는 메인문구처럼 우리가 응원해야할 두 인물과 그들이 상대해야할 한 인물, 이렇게 세 명의 캐릭터의 특징을 보여주면서 영화는 진행된다. 그들은 영화제목처럼 야수다. 세상이 길들이지 못한 세 야수의 이야기가 이제 시작되는 것이다.

오프닝에서 소리를 질렀던 그는 범인을 무턱대고 쫓아가 두들겨 패며 일을 해결하는 형사 장도영(권상우)이다. 머리를 굴리기보다는 앞뒤보지않고 몸을 내서워 일을 먼저 벌이는 스타일이며 그 동안 사무실보다는 현장에서 일을 해왔다는 증거로 얼굴이 새까맣다. 정직을 당하기 직전에서 서류만 뒤지는 그들을 보며 욕설을 퍼붓고 이거나 먹으라면서 유머를 보여주는 센스도 발휘한다. 남들처럼 행복하게 가족들과 살고싶었지만 잘하려고 했었지만 잘 안되는 그는 병상에 누워있는 엄마와 배다른 동생이 있다. 엄마는 수술을 못하면 곧 죽을 목숨이고 동생은 출소한 후 조직의 칼부림에 무참히 죽어버렸다. 더 남을 게 없는 장도영은 동생을 죽인 놈을 찾아 몸을 날리기 시작한다.

한때 잘 나가던 검사 오진우(유지태)는 이제 다시 날아오르기 위해 큰 사건을 지휘하기 시작한다. 아내의 이혼요구에도 일에 매진하며 스스로 세워놓은 원칙선을 넘지 않으며 수사를 펼치고 있다. 겉모습에서 풍겨나오듯 반듯하게 차려입은 슈트차림에 서류를 뒤적이며 머리를 굴려 계획을 짜고 그 틀에서 범인을 잡기위해 노력하는 검사이다. 지금은 도방파를 소탕하기위해 잠복중이다. 도방파를 잡기위해 오진우가 잠복을 하던 중 그곳에 장도영이 나타나게되고 둘은 반갑지않은 첫 대면을 한 후 그 사건에 연루되어있는 유강진이라는 인물을 잡아들이기위해 의기투합한다.  

장도영과 오진우가 상대해야 할 구룡파 보스 유강진은 출소한지 얼마 되지 않아 자신의 과거를 뉘우치고 있음을 매스컴을 통해 사람들에게 알린다. 불교에 심취한척 자선사업에 힘을 쓰고 있는척 하지만 유강진은 변하지 않았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조직을 거느리고 있으며 장애물이 나타나면 스스럼없이 해결하고 죽마고우까지 눈 깜빡하지 않고 죽여야하는 스스로 강하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는 외로우면서 악랄한 존재이다. 이제는 거기에 머무리지 않고 정치권력가들과 만남을 가지며 정계진출을 꿈꾸기까지 한다.

유강진은 오진우에게 자신을 잡기위해서는 힘이 무척 세야한다고 말을 한다. 역시 그의 말처럼 오진우와 장도영은 유강진을 쉽게 무너뜨리진 못한다. 아니 오히려 그에게 약점을 잡혀 법정까지 오르는 신세가 된다. 힘이 지배하는 세계에서 법과 원칙은 그저 힘을 가진자들의 호신용이며 힘을 가지지 못한자에게는 독이 되며 마지막으로 힘껏 목소리를 내어 외쳐보지만 들어주지 않는 웃지못할 상황까지 이르게 되는 것이다.

원래 야수처럼 활보했던 장도영은 조금 움츠려지고 이성을 가지고 있던 오진우는 자신이 세워놓은 원칙이 무용지물이 되었다는 것에 점점 야수로 변해간다. 유강진 대신에 창살안에 갇히게 된 그들은 이제 마지막 분노를 총에 힘을 빌려 해결한다.  벼들틈에 사는 피를 뽑아내겠다는 신념으로 악을 응징하려 했지만 법은 그들을 도와주지 못 할 망정 그들은 가둬놓아 결국 폭력을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법보다는 폭력이 먼저 알아주는 세계, 폭력을 이어나가며 힘을 구축해놓은 그 어떤자도 그를 건드리기 힘든 세계가 바로 현실인 것이다. 어쩌면 예정된대로 총으로써 해결한다는 점이 법과 자신의 원칙을 지킨 오진우에게 동생의 죽음을 갚기위한 복수일지라도 한 놈을 잡기 위해 뛰어든 장도영에게 사회의 악을 하나 해결했다는 뿌듯함 희열을 선물해주지 못해서 아쉬움과 무거움을 남겨뒀지만 국회의사당이 바라보이는 앞에서 국회의원이 된 유강진에게 방아쇠를 당겨 죽이는 장면은 조금이남아 위안을 주었다.  

<야수> 남성미가 철철 넘치다 못해 줄줄 흐르는 영화임은 분명하다. 초반부터 도심대로를 누비며 시작하고 집중해서 보라며 몰아부딪히는 저돌적인 야수처럼 영화는 진행이 된다. 하지만 그 저돌적임이 꾸준하게 이어나가는 게 아니라 잠시 늘어뜨리는 점이 있긴 하지만 그건 단지 한템포 쉬었다 가려는 모습이라는게 역력하다. 그래서인지 영화의 이음새가 조금은 어색해보였고 끊어진다는 느낌을 떨칠 순 없었다. 그래도 무난하게 진행되기에 영화보기에는 별다른 방해는 없다.

헐리우드 영화에서 흔히 보아온 화면분할이나 캐릭터를 잡아당기는 극단적인 클로즈업이나 반복되는 상황과 작위적인 대사등 새로운 면은 아니었지만 한국영화에서는 자주보아왔던 게 아니었고 또한 장르적 특성을 꾸준하게 보여주는 장치나 분위기, 음악들이 마음에 들었다. 정말 마음에 든건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펼쳐지는 도심대로의 추격씬이었다. 한국영화에서 자동차씬만 나오면 주변 자동차들을 다 대피해놓고 한적한 도로에서 쫓고 쫓기는 두 차량만 보여줬는데 혼잡한 도로를 질주하는 모습이 무척이나 흥미롭고 좋았었다. 유지태나 손병호의 연기도 좋았지만 권상우를 위한 영화에 제 몫을 다해준 권상우도 좋았다. 까무잡잡한 피부를 하고 나타나 조금은 어색했지만 그의 액션과 함께 감정을 주어가며 연기를 하는 모습이 발음이 짧아 웃게 만드는 장면을 다시 떠오르지 않을 만큼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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