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닝 스톤 - 그래도 살아본다

2010. 6. 28. 13:07영화속으로 가기


레이닝 스톤
켄 로치 감독 / 드라마 / 1993년

보잘것 없어 보이는 삶을 살고 있는 밥이지만 딸에게만큼은 누가 입은 옷이 아닌 딸만을 위한 드레스를 입혀주기 위해 노력한다. 그게 뜻대로 되진 않아 상실감도 맛보지만 주저 앉진 않는다.

그의 장인어른이 말했던 것처럼 일주일 내내 돌이 비처럼 쏟아지는 것을 겪으며 살아왔지만 지금 눈앞의 현실은 세금을 내지 못하고 딸에게 옷 하나 사주지 못하는 가장이 되어버렸다. 누군가는 성찬식의 그 옷이 뭐냐고 따지겠지만 그를 지탱하게 해준 신앙심은 그에게 여전히 힘을 주고 있다. 하지만 밥이 돈을 받으려 했던 사람과 싸움을 하게 되면서 죽음에 이르게 하는 상황까지 겪게 된다.
신부에게 찾아온 사실을 전하고 허무한 자신을 말한다.

        " 가끔 화가 치밀때도 있었지만 전 열심히 살았어요.
          아침에 일어나면 무슨 일이든 해보려 했죠.
          전 독실한 신자입니다.
          주님도 믿고 기도도 드렸지만 그런다고 음식이 생기진 않았어요. "


장인에게 빌린 도구로 하수구를 뚫어 돈을 벌려하다 소득이 없어 교회에 가 일을 하지만 신부의 말에 돈을 달라는 이야기를 하지도 못한다. 누군가는 신앙심이 깊은 그가 그냥 일하는 모습이겠지만 나에게는 그런 모습이 아니었다. 신부가 알려주는 방법으로 옷을 구할 수 있었음에도 밥은 어떤 경우라고 꼭 새옷을 입혀주겠다고 말한다. 친구 잘못에 일을 할수 있는 수단인 차까지 도난당하고 밤 업소의 경비일을 하다 친구 딸의 탈선(?)에 관여하다 쫓겨나고 별의 별일을 해보지만 돈은 쉽게 모이질 않는다. 결국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렸는데 그것이 가족에게 위협이 되는 상황으로 변한다.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노력하는 밥이었지만 세상은 그의 뜻대로 펼쳐주진 않는다.

장인 어른 말처럼 투쟁을 통해 삶을 바꿔보려하는데에 눈이 가겠지만 현실의 앞에서는 지금이 먼저일뿐이다. 성실한 사람들에게 돈을 빌어먹으려 하는 업자의 죽음에 신부는 자수하지 말고 다른이에게도 말하지 말고 그냥 살으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종교를 썩 좋아하진 않기에 보통의 경우는 자수하라고 말하는 영화 속 신부들이겠지만 여기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마음에 든다. 하지만 밥은 업자의 죽음에 이르게 했기에 마음이 편치않다. 지나가는 경찰차에 혹여 자신이 끌려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성찬식을 치루는 그. 그 앞을 지나갔던 경찰차에서 내린 경찰은 그의 집앞에 온다. 그를 잡으려 온 게 아니고 도난당한 차를 찾았다는 소식을 전해주기 위해 온 것이다. 이걸 기쁘다고 해야할지 난감해야할 밥일텐데... 차를 도난당하고 세금을 내지 못했기에 경찰에 신고조차 할 수 없었는데 그 차를 찾아가라하면 또 돈이 필요할 것이다. 희망을 찾아볼 수도 없는 현실에서 어쨌든 그는 희망을 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또 한번 살아 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