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장사 마돈나

2008. 5. 18. 14:02영화 투덜거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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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하장사 마돈나 (Like A Virgin)              

감      독 : 이해영 / 이해준 
주      연 : 류덕환 
장      르 : 코미디 / 드라마 
제작국가 : 한국  
제작년도 : 2006년


오동구. 어린시절부터 얼굴에 화장을 하며 마돈나가 불러주는 like a virgin을 흥겹게 따라부르며 진짜 여자가 되는 것을 꿈꿨다. 남자들이 가득한 남고를 다니는 오동구(류덕환)는 남자이지만 자신의 성은 여성이라 여겨 성전환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지각까지 감행하며 힘든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하고 있다. 하지만 오동구는 한때는 잘나가던 권투선수였던 지금은 포크레인 기사인 술에 쩔어 생활하는 아버지와 그러한 집을 나간 어머니가 만든 가정에서 지내고 있다. 수술비를 조금씩 모아가고 있었지만 아버지가 일을 벌이는 바람에 합의금으로 쓰게 되어 꿈을 늦게 이루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지만 우연히 씨름대회 우승금이 500만원이라는 소식과 씨름부 감독(백윤식)의 씨름 잘하겠다는 소리를 듣고 난 후 씨름부에서 한판 뒤집기를 벌이기 시작한다.

여성을 꿈꾸는 것과는 달리 오동구의 몸은 튼튼 그 자체이기에 씨름부에서 조금씩 적응하며 하나하나 기술을 습득하고 주변부의 인물들과 잠시 고민과 갈등과 대립을 벌이기도 하지만 열심히 열심히 노력하여 씨름 우승에 가까워진다.

단지 백윤식이 출연했다는 이유로 기대를 했지만 영화의 소재가 썩 와닿지 않는 성정체성이라는 것과 홍보의 방향이 나와는 맞지않아 단지 웃기려고만 하는 코미디인줄 알았는데 개봉전부터 좋은 평가와 사람들이 여겼던 방향대로 영화를 이끌어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난 후 영화를 감상하게 되었다.

오동구. 영화 제목 그대로 마돈나를 꿈꾸는 지금은 천하장사인 남성에서 여성을 전환하려는 소년이다. 심각한 성정체성에 의문을 품어야 하는데 영화에서는 그러한 모습이 전혀 보이질 않는다. 오프닝 처음부터 남자지만 여자를 원하는 모습을 간결하게 보여주면서 어린 오동구의 힘든 고민을 함께 하자는식의 그런 모습은 없고 그가 지금 겪고있는 상황을 위트넘치게 즐겁게 보여주면서도 세상에 대한 뒤집기를 그려낸다.  여학생이라면 지극히 정상적으로 생각되는 남선생님에게 품을 연정이 오동구에게도 있다. 그냥 생각만 했을때는 후에 이 상황에 놓인 일본어선생님 뱉어내는 말과 같겠지만 영화에서는 그러한 로맨스가 벌어질때 과장된 모습으로 표현이 되었다. 행동거지가 천상 여자인 오동구는 몽정을 하는 꿈에서 조차도 짝사랑하는 일본어선생님을 생각하며 맨스를 축하해달라고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 오동구는 질타를 받으며 짝사랑을 그만두게 된다.  수술비를 위해서라면 오줌에 똥을 말아먹겠다는 오동구는 씨름 우승금을 노리게 되고 윗옷을 벗은 남자들 사이에서 자신도 가슴이 적나라하게 들어내놓기까지 하며 꿈을 이루려 하는 모습이 가득하다. 그 뿐만이 아니다. 씨름을 배우면서 뒤집기라는 화려한 기술에 빠져들면서 오동구는 편견에 가득한 세상을 뒤집어버리고 싶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그 일차적인 직면에 놓은 아버지와의 대립은 정말로 원초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성전환을 꿈꾸는 오동구에게 온갖 폭력을 가해주지만 뒤집기로 잠시 상황이 끝나고 씨름에서 우승을 하게 된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은 오동구이지만 그 주변인물도 많은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오동구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아버지는 가정에서 힘을 과시하며 폭력을 행사하지만 그도 사회에서는 폭력에 당하는 가여운 존재이다. 허구한 날 술을 마시며 가드올리고 상대방 주시하고를 외치는데 그게 몸에 베인 자신의 최선의 방어책인 듯 하다. 그리고 동구의 친구 종만은 앞날을 생각하며 이런저런 일을 몸소 습득하지만 어느 하나 제대로 뿌리를 내려놓지 못하는 자아 정체성의 방황을 하는 청소년이다. 씨름부에서 몸으로보면 거뜬하게 상대방을 이길법한 세명과 항상 2등만해 다른 사람을 신경쓰지 않고 오로지 자신만을 위하는 주장은 동구와 함께하면서 멈춘 듯한 모습에서 조금은 한걸음 나아간다. 그리고 유유자적한 모습을 보여주는 씨름부 감독을 통해 가끔씩 전해지는 삶의 방식을 들려주기도 한다.

모처럼 기분좋게 본 한국 코미디였다. 어느 한쪽에 치우친 그리고 유쾌하게 진행되다가도 후반부에 어떻게든 감동을 이끌어내기위해 억지 설정을 늘어놓는 한국형 코미디를 쫓아가지 않아서 더 기분이 좋았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 건 아니지만 일본 영화에서 느낄만한 그런한 부분도 많았지만 어쨌든 짜증나는 한국형 코미디를 닮지않아 좋았다. 영화 속 여러 캐릭터들은 제대로 살아숨쉬고 있었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들도 마음에 들었고 자칫하면 유치한 코미디로 전락할 수 있음에도 일관되게 진행되고 풀어가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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