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와의 전쟁 : 나쁜놈들 전성시대

2012. 2. 7. 23:43영화 투덜거리기



범죄와의 전쟁 : 나쁜놈들 전성시대

감  독 : 윤종빈
출  연 : 최민식 / 하정우
장  르 : 범죄 / 드라마
제작국가 : 한국
제작년도 : 2012년



1980년대 부산 세관에서 근무하던 공무원 최익현은 순찰하던 도중 히로뽕을 손에 넣게 되는데 일자리도 짤릴 시점이라 그것을 가지고 부산 조직 폭력배 두목 최형배와 거래를 하게 된다. 이후 최익현은 먼 친척뻘인 최형배 곁에 달라붙어 이전에 누려보지 못한 것들을 폼나게 누비기 시작한다. 최익현의 머리와 최형배의 주먹으로 영역을 확장하게 되지만 끈끈할것만 같던 두 사람의 관계는 서로를 믿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게 되고 배반으로 서로를 치며 끝을 보이려 했지만 옛 인연아닌 인연을 생각해 잠시 조용한 상태를 가지게 된다. 하지만 정부에서 벌이는 범죄와의 전쟁이 시작되면서 다시 한번 서로 다른 길을 가게 된다.

영화는 조폭 세계에 들어서 범죄의 늪에 빠져 자신의 아성을 이루려는 건달도 아닌 일반인도 아닌 반달 최익현의 모습을 쫓아간다. 검사앞에서 자신은 공무원 출신이라며 결코 깡패가 아니라며 선량한 모습을 꺼내들면서 한편으론 자신이 빠져 나갈 수 있는 수첩을 꺼내들어 살아 오면서 만들어 놓은 인맥을 활용해 순간 순간을 모면한다. 최형배와이 만남에서도 그랬다. 술을 한 사발 한 사발 마시더니 같은 최씨라며 족보를 까내이고 촌수로 자신이 위에 위치하고 있는 것을 확인하더니 조폭앞에서 겁도 없이 행동해 최형배 2인자에게 아귀를 얻어 맞지만 최형배의 아버지를 찾아내 절을 받으며 유리한 고지를 오르려 했다. 사건이 터지고 나서도 당당하게 형사들 앞에서 자신의 연줄을 과시하듯 나 이런 사람이야라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더니 믿는 구석에서 알아서 행동해줘서 무사히 그곳에서 빠져 나오기도 한다. 그 연줄로 최형배까지 꺼내주게 되면서 돈독해 보이는 관계가 시작된다.

그렇게 영화는 로비의 신 최익현을 보여주며 기가 막힌 한국의 인맥문화의 끝을 보여준다. 세관검사를 하면서도 뒷주머니 차고 세관 직원의 가족도 자신의 가족이라며 알아서 뇌물을 받아주고 풀어주는 공무원을 그만 둔 이후에도 그 바닥에서 스쳐 지나간 모든 인맥들을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이 오도록 만들면서 거침없이 위로 오르려 한다. 하지만 잘 나가는 시절이 있는 반면에 떨어지는 상황도 생기게 마련이다. 부산지역을 누비며 거닐었지만 최익현의 눈치도 상당하기에 자신의 이익이 있어보이는 쪽에 붙어 있으려다 죽기직전까지 흠씬 두들겨맞고 가족까지 위험한 상황에 빠지게 된다. 최형배에게 찾아가 굽신거리기도 했지만 냉담한 반응만 확인하게 되고 짓밟힌 자존심을 잃어버린 것들을 되찾으려 적으로 삼는다.

범죄와의 전쟁 선포로 수많은 조직 폭력배들이 잡혀갔다. 거기에 최익현도 해당된다. 자신이 벌인 죄가 있기에 당연히 범죄자들과 함께 있다. 그렇지만 여기에서도 지워지지 않은 인맥 카드를 꺼내들고 마지막 카드까지 검사에게 보여주면서 그 상황들을 요리조리 모면해 빠져나간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장성한 아들의 아들의 돌잔치를 누린다. 최익현이 그렇게 떠들었던 진짜 가족들은 마지막에 다 함께 모여 즐거운 잔치를 벌인다. 그 잔치를 벌이기 위해 최익현은 허리를 숙이고 숙였고 이득이 남는 일에 철저하게 끼어들면서 그렇게 이뤄냈다. 결혼하는 여동생에게 전세자금을 가져다 주고 일대일이면 무조건 이길 수 있다는 매제를 끌여들여 자신이 만드는 사업을 함께 하고 세관원 시절의 집을 뒤로 하고 큰 집으로 이사하고 아들 공부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며 유학까지 보내 검사까지 만든 이가 바로 최익현이다. 어떠한 방법이라도 동원해가면서 지금을 만들어 낸 아버지이기도 하다. 그 시대에 놓인 최익현의 줄타기를 바라볼 수 있었다.

여전히 나쁜놈들 전성시대인 사회속에서 최익현이라는 인물이 얼마나 많을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과연 그 아들이 검사로 만족하고 그 안에서 살아나가진 않을 것 같다. 최익현을 담당했던 검사처럼 더 높은 곳을 향해 자신의 뜻과 맞지 않은 자리에도 나가며 허리를 깊게 숙이며 온갖 인맥을 만들 것이다. 아직도 그것이 유효한 사회이다. 조폭 냄새만 풀풀 풍길 것만 같아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싶었지만 그 시대에 살아 온 최익현을 바라보게 되면서 거리는 가까워져 갔고 영화 속 등장하는 인물들을 연기하는 배우들의 살아있는 모습에 더욱 더 빠지게 되었다. 권력의 맛에 끝을 알 수 없는 욕망에 빠져 허우적거리지만 빈총처럼 허세를 무기로 삼아 쉽게 무너지지 않으며 살아왔지만 대부님이라는 목소리가 들리는 불안함의 연속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것을 놓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 아직도 최익현이 살아 남을 수 있는 지금을 볼 수 있었다.


'영화 투덜거리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가 살인범이다  (0) 2012.11.11
아르고  (0) 2012.11.04
007 스카이 폴  (0) 2012.10.28
부러진 화살  (0) 2012.02.07
장화신은 고양이  (0) 2012.02.07
마이웨이  (0) 2012.01.02
미션 임파서블 : 고스트 프로토콜  (0) 2011.12.27